6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지방법원 제22민사부는 에이티세미콘이 신한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통화옵션거래 부당이득금 반환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2억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에이티세미콘은 2007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신한은행과 키코 계약을 체결했고 이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약 88억원 규모의 파생상품 거래 손실을 입었다.
이에 에이티세미콘은 신한은행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지방법원은 지난달 24일 1심 판결에서 피해액의 일부를 배상하도록 판결했다.
◆ 피해기업 승소사례 부쩍 늘어
신한은행은 앞서 세신정밀이 제기한 소송에서도 패소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대법원은 세신정밀이 제기한 키코소송 최종심에서 '9억 30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원심을 확정했다. 신한은행이 키코소송에서 패소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까지 키코소송이 총 60건이 제기됐는데, 30건은 승소했고 패소는 3건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은행권의 패소 판결이 부쩍 늘고 있다는 점과, 피해규모를 인정하는 비율이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그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국씨티은행도 지난해 5월 에이티세미콘이 제기한 키코 소송 1심에서 패소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피해액(256억원) 중 189억원(74%)을 배상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최근 키코소송에서 패소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소송 초기에는 중소기업들이 의미있는 승소를 이끌어 내기가 사실상 쉽지 않았지만, 최근 법률적인 대응이 강화되면서 승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 SC·우리·하나은행 줄소송 '초긴장'
지난 1월 말 현재 시중은행을 상대로 한 키코 소송은 수천억대 규모에 이른다. SC은행이 1403억원으로 가장 많고, 우리은행 761억원, 하나은행 327억원 등이다.
시중은행들도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1심 판결 이후 조정을 통해 서둘러 재판을 마무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5월 에이티세미콘에 '189억원을 배상하라'는 1심 판결이 나오자 상고하지 않고 조정을 통해 재판을 마무리했다. 최근 에이티세미콘에 패소한 신한은행도 상고보다는 조정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한 키코 피해업체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이 초기에는 법률적인 대응 미진해 패소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승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1심 판결 이후 은행이 조정을 통해 재판을 마무리하려는 성향이 짙어졌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