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대통령, 경제냐 민심이냐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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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출처:AP/뉴시스] |
현재 베네수엘라의 외환보유고는 급감한 데다 유동성 마저 좋지 않다. 여기에 환율까지 치솟으면서 갖가지 경제 및 사회 문제들이 초래되고 있는 상황.
17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는 12월8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마두로 대통령이 통화평가절하라는 카드를 꺼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는 석유 생산으로 연 950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어서 450억 달러 규모의 외채를 갚지 못할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외환보유고 유동성이 적어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베네수엘라의 외환보유액은 올 초 300억 달러였던 데서 210억 달러로 축소된 상황이고, 상당 부분 금으로 보유하고 있어 실제 유동성은 20억 달러 정도에 불과하다. 물론 중국이 일부 지원 중인 개발기금이나 베네수엘라 최대 국영기업인 석유회사 PDVSA의 해외 자본 등을 고려하면 베네수엘라가 쓸 수 있는 금액은 약 480억 달러로 불어난다.
하지만 문제는 외환보유액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2월 볼리바르화 평가절하 조치로 볼리바르 환율은 공식적으로 달러 대비 6.3 볼리바르에 고정돼 있지만,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환율은 50볼리바르 부근까지 치솟은 상태다. 이 같은 비정상적 환율 상황으로 필수품 공급이 어려워지는 한편, 인플레이션은 연 50% 수준까지 폭등했다.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드러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2027년 만기 달러채권 수익률은 올 초 9% 아래에 머물던 것이 지금은 12%를 넘고 있고,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비용은 1월 60만 달러였던 데서 98만 3000달러로 대폭 늘었다.
FT 지는 베네수엘라 내부에서도 미국의 실용주의와 중남미의 이상주의가 심각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만큼, 민심과 경제라는 두 이슈 사이에서 고민에 빠진 마두로 대통령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어 상황이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석유산업을 바탕으로 포퓰리즘적 사회정책에 기대오던 차베스식 정치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어느 순간에는 대대적인 평가절하가 불가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호르헤 지오다니 베네수엘라 기획부장관 역시 마두로가 “적정한 순간에” 거시정책 틀에 변화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