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노종빈 기자] "감사의견 거절로 하한가 직행."
직장인 P씨는 지난달 29일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접속했다 날벼락 같은 뉴스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자신이 며칠 전부터 투자하고 있는 종목 가운데 하나인 T사의 주가가 시초가부터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즉시 매도주문을 내고 싶었지만 '사자' 주문은 찾아볼 수도 없었다. 이른바 점하한가로 빠져드는 분위기다.
손실도 손실이었지만 불과 며칠전만 해도 두번 연속 상한가를 터뜨리며 기세를 올렸던 것을 생각하면 속이 무척 아팠다.
◆ 잘가던 주식, 감사의견 거절에 하한가
그렇다면 왜 이런 문제가 생긴걸까?
이 종목의 직접적인 하한가 원인은 감사의견 거절이었다. 이는 외부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이 회사 측이 제시한 재무 상태를 실제로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음을 뜻한다. 사실상 회사 경영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감사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는 경우다.
회사가 이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주가는 인수합병(M&A) 기대감으로 3월말부터 4월초까지 불과 15거래일 만에 1500원대에서 5900원대까지 급등했다. 네 배 가까이 뛰어오른 것.
그 뒤로도 급등과 급락을 반복해왔다. 최근까지도 바닥권에서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30% 넘는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P씨와 같은 개미투자자들은 새로운 시세의 분출인 줄 알고 환호했다. 하지만 마지막 불꽃이 사그라들면서 이 종목은 또다시 개미들의 무덤으로 변하고 말았다.
◆ 껍질만 남은 '좀비주식'
최근 사실상 껍데기 밖에 남지 않은 이른바 '좀비주식'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공포 영화 속 무시무시한 '좀비'와 마찬가지로 어느 순간 보이지 않는 배후조종자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좀비주식'은 기업의 본질적인 특성인 영업활동을 통한 이익창출 능력은 거의 없는 상태에 이르렀지만 주식시장에서 거래를 지속하고 있는 주식들이다. 한국거래소의 퇴출 기준을 넘어서지 않아 상장을 유지할 수 있어 여전히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대주주의 입장에서는 이른바 '세력가치'만 있는 주식이다. 신규사업 진출이나 인수합병(M&A), 대주주 교체 등 호재를 터뜨리며 주가를 높게 띄워서 팔아치우기에 급급하게 된다.
◆ 원칙 벗어난 투기…폭탄돌리기 피해야
좀비주식에 대해 전문가들은 투자 원칙에서 크게 벗어난 투기이며 사실상 '폭탄돌리기'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한마디로 투자 안정성이 부실하기 때문에 원금회수의 가능성도 담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임복규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종목분석팀장은 "껍데기만 있는 주식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펀더멘털이 좋지 않다"면서 "이익 폭이 줄거나 적자가 지속 되면서 현금흐름이 좋지 않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처럼 본질 가치가 좋지 않은 기업들이 테마성, 작전성으로 움직인다"면서 "그만큼 세력들의 노림수에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