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특수누리던 아시아 항공사들 바짝 긴장
[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이 자국의 저가 항공산업을 육성하고 나설 방침이어서 한국 국적기를 포함한 외국 항공사들의 중국 항공시장 영업(시장 점유율)에 일대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특히 이는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 이후 최근 중국 항공당국이 자국 항공사의 한국-중국간 부정기편(전세기) 운항 제한조치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나온 소식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30일 중국 매체들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신 보도를 인용해 중국이 자국 민항산업 분야에 대한 정부의 규제를 완화하고, 발전 초기단계에 있는 저가항공 산업의 발전을 촉진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리자샹(李家祥) 중국 민항총국(CACC) 국장은 이달 초 열린 실무자회의에서 하반기 저가항공 산업 지원정책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리 국장은 중국의 소규모 항공사가 저가항공사 전환을 고려할 것과 외국 저가항공사의 성공사례를 참고해 경영효율을 높일 것을 촉구했다고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월 새로운 항공사 설립을 금지하는 규정을 6년만에 철폐하며 민용항공 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를 완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중국 민항총국은 2007년 새로운 항공사 설립신청을 전면 중단했고, 중국 항공사는 중국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지만 경영효율이 낮고 서비스 품질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중국 정부가 항공여객 시장 시장화를 통해 항공산업 발전을 유도하려는 복안을 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항공산업 종사자에 따르면, 정부의 저가항공산업 지원 정책에는 이착륙 비용 절감, 저가항공사 전용 터미널 건설, 세수혜택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중산계층 확대와 소득수준 제고로 중국의 항공 여객 수요는 최근 몇년 크게 늘고있다. 연중 항공 여객수송량은 연인원 3억 1900만 명에 달한다. 동시에 중국 고속철도 노선 확장은 철도와 항공 여객 시장의 경쟁으로 이어져, 저가항공 성장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게다가 아시아를 중심으로 외국의 저가항공사들이 중국 노선을 확대하며 사업망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어, 중국 정부도 이에 대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달 25일 중국 항공당국은 뚜렷한 이유 설명없이 중국 하이난으로 출발하려던 제주항공 소속 항공기의 운항을 취소한 바 있다. 또한 중국은 자국 항공사에 한국-중국 부정기편 운항을 제한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 같은 조치가 국외 항공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같은 조치가 중국이 자국의 저가항공산업 육성 방침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의 저가항공사 '춘추항공' |
현재 중국에서 저가항공사는 춘추(春秋)항공이 유일하며, 동방항공과 젯스타홍콩이 함께 설립한 '젯스타홍콩', 서부항공이 저가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있다.
중국 당국이 부정기노선 운항 제한 조치를 국외 항공사로 확대하고, 자국의 저가항공 산업 지원에 나서면 아시아 항공업계에 큰 타격과 함께 기존 시장 구도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국가의 저가항공사가 중국 시장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항공사들도 정기노선과 부정기노선을 포함해 중국 노선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방재무방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중국 시장에 진출한 외국의 저가항공사는 적어도 10곳이 넘고 이들 항공사가 취항하는 노선도 32개에 달한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