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부채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한 유럽중앙은행(ECB)의 팽창적 통화정책이 중심국의 부채를 오히려 부풀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와 유동성 공급으로 값싼 자금이 넘쳐나자 신용등급이 우량한 회원국 투자자들이 부동산을 포함해 투기적인 베팅에 나서면서 가계 부채가 눈덩이로 불어나고 있다.
반면 그리스와 포르투갈을 포함한 주변국 가계는 필요한 대출을 받을 길이 막히거나 더 높은 금리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노데아 뱅크의 홀저 상테 애널리스트는 “ECB가 시행중인 거의 제로 수준의 기준금리가 핀란드와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유로존 회원국에 강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며 “이와 달리 ECB가 겨냥한 주변국에는 신용 경색을 해소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ECB의 유동성 공급이 본래 목적과 다른 결과를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존 경제의 침체가 2년째 이어지면서 ECB의 추가적인 부양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
하지만 현 상태에서 팽창적 통화정책을 보다 강화할 경우 자산 버블과 유로존 회원국 간 경제 불균형 등 부작용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와 중소기업을 통해 ECB의 유동성이 실물 경기에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투기적 거래를 부추겨 자산 가격을 끌어올릴 뿐이라는 지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ECB가 이미 가능한 카드를 모두 소진한 상태이며, 이미 제로 수준인 금리를 더 떨어뜨리거나 유동성 공급을 늘린다고 해도 부채위기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핀란드의 경우 주택 가격이 지난 5월에만 전년 대비 1.4% 상승했다. 2000년 이후 집값 상승 폭은 35%에 이른다. 반면 유로존 경제가 침체에 빠진 데 따라 성장의 핵심 동력인 수출이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으며, 올해 성장률은 0.3%에 그칠 전망이다.
노무라 인터내셔널의 드라크 킨 애널리스트는 “스페인은 실업률이 상승세를 지속하는 한편 집값 역시 내림세를 보이고 있어 모기지 대출이 당분간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금리를 앞세워 자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지역 역시 영속성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코메르츠방크는 핀란드와 스웨덴 등 중심국의 부동산을 필두로 한 자산 가격 상승이 지속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조정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