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이달 초 부산의 채권추심업자 A씨는 대구검찰에 긴급 체포됐다. 변호사법 위반 협의라고 들은 그는 ‘갸우뚱’했다. 담당 검사는 “법적으로 허용된 금융채권 외에 민사채권을 매입해 추심한 것은 현행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관련된 추심도 몇 건 없는데 행위 자체만으로도 위법이고 곧 구속영장이 나온다”며 불안해했다.
이를 놓고 추심업계에서는 국민행복기금 가입을 독려하기 위한 수사권 발동이라는 의혹이 나왔다. 행복기금은 대부업자나 채권추심업자의 등록을 받아 이들의 채권을 매입하고 있다. 그런데 등록률이 저조하자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는 채권을 보유한 추심업자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A씨와 같은 조사가 일종의 경고인 셈이다.
한 추심업자는 “금융채권은 문제가 없을 듯한데 지로채권, 물품채권, 개인채권 등 상사채권 중 금융채권이 아닌 채권이나 민사채권을 양수해 보유하거나 법 조치 중인 업체는 조심해야 한다”면서 “털면 먼지가 안 날 수 없는 대부업자이기 때문에 검찰의 조사가 시작된 것 같다”고 말했다.
행복기금 출범 이후 대부업과 채권추심업에 대한 사법권의 단속이 강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변호사 등 양지의 전문가들이 음지의 영역에까지 참여하기 시작했고 부작용으로 채무자의 지나친 도덕적 해이도 나타나고 있다.

28일 금융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변호사의 전문분야등록제도 시행으로 채권추심 전문변호사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대신 빚을 받아주거나 채권 회수에 대응하는 법률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령 A라는 식품회사가 거래업체로부터 받을 미수금이 있는데 받지 못했다면 소송을 통해 채무가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확인해주는 방법으로 채권을 회수해주는 게 추심서비스다.
채권 회수 대응서비스는 개인이 금융회사나 신용정보회사로부터 채권추심을 당했을 때, 변호사가 대신 나서 중재하거나 소송을 해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변호사는 수수료를 받아 이익을 얻는다. 과거 개인회생 전문변호사가 등장한 것과 유사한 상황이다.
채권추심전문변호사사무소 이상권 변호사는 “변호사에 의한 채권추심 시장은 틈새시장으로 의미가 있고 앞으로 '채권추심전문로펌'도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정치권에서도 채무자의 권리를 강화를 위해 변호사의 참여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공정채권추심법을 정비한다며 채무자가 적격대리인을 선임하면 추심업자가 채무자를 직접 만날 수 없게 만드는 안이 논의된 바 있다.
예를 들어 대리인으로 선임된 변호사와 추심업자가 만나 채무를 따질 뿐 채무자는 아예 빠진다는 이야기다. 불법 추심은 사라지겠지만 채무를 회수하는 일은 대단히 어려워진다.
이상권 변호사는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와 관련해서 채무자를 지나치게 보호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불법이 횡행하는 채권추심업계에 변호사가 개입하는 것 자체만으로 준법채권추심, 공정채권추심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