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는 요즘 시대에 보기드문 원칙주의자다. '가치투자'라는 원칙을 무기로 현재 1조원이 넘는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VIP투자자문은 설립이래 10년 넘게 가치투자라는 한 가지 전략만을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 대표는 아주 작은 규모의 투자라도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사소한 것까지 알아야 하고 스스로 납득하지 않으면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가치투자라면 왠지 발이 느릴 것 같다는 선입견에도 불구하고, VIP의 지난 10년간 투자 수익률은 430%에 달한다. 또한 지난해 7월 설립한 아시아그로스펀드(AGF) 역시 28%에 이르는 높은 수익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가치투자는 언제나 최고의 투자 전략이며 항상 결과가 좋았다"고 말하는 그에게 해외시장에서 성공적인 펀드 운용 배경과 평소 투자전략, 가치투자 원칙에 대한 신념 등을 들어봤다.

- 해외시장에서 불과 10개월만에 엄청난 수익을 거뒀는데 비결은 무엇입니까
▲ 운이 좋았다. VIP투자자문의 아시아그로스펀드(AGF)는 사모펀드로 총 자본금은 250억원 규모다. 지난해 7월 설립된 이후 4월 말까지 약 28%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MSCI 아시아 시장 지수가 13.5% 오른 데 비해 약 15%p 정도의 초과 수익률이다. AGF는 주로 아시아 시장에서 성장성이 높은 에너지 업종이나 소비재, 유통, 미디어 업종에 관심을 두고 있다.
- 해외펀드에 투자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 지난 2007년부터 한국 시장에 더이상 투자할만한 매력적인 종목이 없다고 느끼게 됐다. 그만큼 시장에서 가치주로 불리는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제 2의 롯데칠성이나 농심과 같은 우량주를 찾자는 의미에서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됐다.
- 아시아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가 많은 데 VIP만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
▲ 지금까지 아시아 시장에 투자하는 다른 펀드의 경우 자원주나 금융주와 같이 경기를 타는 종목들을 많이 산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 이유는 그 나라 주식시장에서 가장 시가총액이 큰 것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기가 둔화하거나 주식시장의 거품이 꺼지면 주가가 크게 빠질 수 있다. 대부분 은행이나 통신, 건설사 등 시가총액이 높은 순으로 포트폴리오를 짜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VIP의 경우 이와는 많이 다르다. 우리는 우리가 좋아하는 저평가된 종목을 위주로 사들여 포트폴리오를 짠다. 또한 한 번 사서 오랫동안 들고 간다는 것이 우리의 차별화된 전략이다.
- VIP의 투자 전략이나 실제 투자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 우리의 가장 중요한 투자 전략 가운데 하나는 중국이나 중화권의 소비능력이 커지면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종목을 찾자는 것이다. 예컨대 중국의 도시가스 업체나 인도네시아의 방송미디어 업체, 태국의 유통 업체, 마카오의 카지노 업체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아시아 각국에서는 인프라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는데 이들 업체는 투자가 끝나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인도네시아의 지하철이나 유료도로 업체, 통신인프라 사업자 등이 관심 투자대상이다.
- 국내 투자자들에게 해외펀드에 대한 이미지가 썩 좋지만은 않은데
▲ 그렇다. 해외펀드에 대한 이미지가 좋다고는 볼 수 없다. 해외펀드의 이미지가 좋지 않은 이유는 그만큼 해외펀드에 투자해서 재미를 본 사람이 드물기 때문이다. 이는 업계의 잘못도 있지만 고객의 잘못도 있다고 본다. 아주 신선한 오렌지 쥬스가 될 수 있었는 상품인데 마치 오렌지 향이나는 주스처럼 되어버렸다. 이는 초창기 시장에 대한 접근의 노하우가 부족했다는 측면도 있지만 그만큼 투자자도 깊이 생각하지 않고 투자했다는 것이다. 이미 크게 상승한 시장을 찍어서 꼭지에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와 투자자, 반반의 잘못이 있다고 본다.
- VIP투자자문이 추구하는 해외펀드 운용전략은 무엇인가
▲ 해외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편견을 없애고 싶다. 즉 펀드운용자가 노력해서 좋은 종목을 잘 고르면 해외펀드에서도 기대보다 높은 성과를, 그것도 장기적으로 낼 수 있다고 본다. 이를 통해 저성장 시대의 가장 좋은 대안 상품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한 기존 VIP의 사모펀드에 비해 더 용이하게 투자결정할 수 있도록 최소투자 금액을 절반 수준(1억원)으로 낮췄다. 고객들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
- 평소 가치투자라는 원칙을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 가치투자는 가장 성공적인 투자 원칙이다. 또한 VIP의 투자스타일 자체가 '바텀업(bottom up)' 전략이다. 즉 본질가치 대비 주가가 싼 종목, 바닥권에 있는 종목을 매수하는 것이다. 개별종목 투자를 위해서 싸고 좋은 종목을 장기투자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 VIP투자자문의 최근 투자 성적은 어땠나
▲ VIP투자자문은 지난 2003년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430% 누적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또한 최근 3년간 역시 코스피 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지난 2011년에는 코스피 지수는 마이너스 10퍼센트였지만 우리는 플러스 4%의 성적을 거뒀다. 2012년에는 코스피 지수는 마이너스 9% 였지만 우리는 1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한 2013년 올해 현재까지 지수는 마이너스 3% 수준이나 우리는 9% 수익을 내고 있다. 원칙을 지키면서도 성적도 좋다고 고객들이 먼저 알고 인사를 해준다.
- 한마디로 워런 버핏에 가까운 투자를 하고 있는 것 같다
▲ 맞다. 우리의 투자전략은 저평가된 우량주를 장기 보유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가장 워런 버핏이 하는 투자 방법으로 가장 원론에 가깝게 하고 있다. 또한 이같은 투자는 종목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가질 때 가능하다. 어떤 때는 한 종목에 최고 12%의 비중까지도 투자를 한 적도 있다. 이는 개인 고객들이 펀드 운용사에 대한 신뢰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 지난 10년동안 성공적인 운용을 해왔는데 앞으로 10년간의 투자방향은
▲ VIP는 한국 시장에서는 보기드문 가치투자자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운이 좋았다고 말할 수 있다. 지난 10년간 430%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는데 그것은 한국시장이 가치투자 하기에 좋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 동안은 우리 시장이 중국의 성장에서 수혜를 누렸던 부분이 있었다. 다음 10년동안 지금처럼 원금의 5배 이상으로 확대하려면 반드시 아시아 시장으로 가야한다. VIP는 국내에서 1조원이 넘는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가치투자의 원칙을 지향하고 있다. 이제는 고객들을 위해서도 투자 규모에 제한을 받지 않는 펀드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특히 해외쪽 펀드가 더욱 커지고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래야 투자자들도 한국 시장에만 목을 매지 않을 수 있다.
- 투자할 때 어떤 점을 주로 보나. 특별히 싫어하는 회사가 있나
▲ 모든 종목의 조건들을 골고루 검토하지만 굳이 얘기하자면 특별히 빚이 많은 회사를 싫어하는 편이다. 회사의 경영 스타일은 과거 이력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과거 수많은 의사결정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했느냐를 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경영진의 능력을 판단하기도 한다. VIP의 인력들이 모두 다 재무제표를 보고 시장에 나온 뉴스나 정보를 다 분석한다. 매일 밥먹고 그것만 한다(웃음). 회사의 정보를 보면서 투자 판단이나 결정을 하는 게 우리의 일이다. 그렇게 각자 조사한 유망 종목들을 들고와서 회의를 한다. 회의는 그야 말로 난상토론 방식이다. 이 주식이 왜 매력적인지 왜 투자유망한지 그 판단 근거를 내놓고 설득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날카로운 비판을 피해 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바탕 토론하고 하다보면 가장 좋은 종목들이 걸러져서 나오게 된다.
- VIP투자자문에게 가장 매력적인 투자란 무엇인가
▲ 향후 성장성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 예컨대 바이오주나 IT기술주는 성장성이 검증되기 어렵다. 우리는 향후 그렇게 될 것, 그렇게 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것에 투자한다. 예컨대 투자자들은 막연히 IT기술주나 바이오주가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것보다 아시아에 사는 사람들은 오늘보다 내일 돈을 더 많이 쓸 것이라는 가설이 더 효과적이다. 아시아 사람들의 소득이 올라가면 그만큼 자신의 삶의 질을 개선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투자결정을 하기 위한 요건은 이처럼 예측가능한 미래가 뒷받침돼야 한다.
또한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파고들 수 있는 지식의 깊이가 깊어야 한다. 이는 국가나 투자 업종이나 마찬가지로 해당되는 것이다. 예컨대 선진시장인 미국이나 유럽은 한계가 있다. 반면 아시아 시장이나 업종은 좀더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우리가 아시아인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웃음). 다시 말해 우리의 기준에서 이해하기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결국 아시아 시장에서 좋은 종목들은 대부분 소득이 늘고 소비수준이 높아지면서 향후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 저렴하다는 것은 다시말해 우리가 투자하려는 시점에 본질 가치보다 시장에서 저평가된 상태로 있어야 한다. 우리의 투자원칙은 아무리 좋은 종목이라도 가격을 과도하게 지불할 수는 없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 마지막으로 국내 투자자들에게 꼭 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 지금은 증시에서 욕심을 부릴 때가 아니라고 본다. 저성장 시대를 맞이하면서 금리도 낮아지고 있고 주식시장도 점차 재평가 되고 있다. 과거 불꽃같이 상승하던 축제와 같은 장세는 끝났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앞으로는 시중 금리보다 조금 더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잡아야 한다. 만약 그 이상을 내려 한다면 정말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본다. 2000년대 초반에는 10개 종목을 연구하면 1개 정도는 투자할만한 종목이 나왔다. 하지만 지금은 100개를 조사해도 1개가 나올까 말까한 상황이다. 그만큼 지금은 운으로 먹을 수 있는 쉬운 시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제는 정말 시대가 변했다. 좀 더 투자전략을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 약력
(現) VIP투자자문 공동대표
(現) VIP사모펀드 포트폴리오 매니저
△ 약력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03)
‘제로인 펀드어워드’ 최우수상 (2013)
‘Pedder Street Investment H.K.’ Advisor (2012)
‘서울대 투자연구회’ 부회장 (2002)
‘대학투자저널’ 발행인 (2002)
△ 저술
’한국형 가치투자 전략’ 공저 (2002)
’가치투자가 쉬워지는 V차트’ (2004)
’워렌 버핏의 실전 주식투자’ 번역 (2005)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