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선진국을 중심으로 주요국 정부가 부채를 줄이기 위해 예산을 대대적으로 삭감하고 있지만 국채시장은 오히려 가파르게 외형을 확대, 사실상 정책의 실패라는 주장이 고개를 들었다.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이 수위를 높인 사이 20조달러 규모의 글로벌 국채시장 수익률이 최근 1%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글로벌 국채시장 인덱스에 따르면 만기이자율이 1.34%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5년 전 3.28%에서 반토막 이상 떨어진 수치다.
또 BOA-메릴린치의 투자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초 글로벌 국채시장의 평균 수익률이 1% 아래로 떨어졌다.
인덱스에 편입된 국채의 규모는 5년 전 미국 금융위기 발생 이전에 비해 두 배 이상 불어난 23조달러에 달했다. 이는 세계 경제 1~2위국인 미국과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을 합친 것보다 높은 수치다.
국채 발행이 봇물을 이뤘지만 독일부터 르완다까지 발행 금리는 일제히 사상 최저치로 내리꽂혔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의 제이미 스튜어드 글로벌 채권 헤드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초 투자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올해도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중론이었지만 실상 주요국 수익률은 내림세를 지속하거나 제자리걸음을 했다”며 “글로벌 경제 성장 부진과 중앙은행의 지속적인 자산 매입으로 인해 국채 수익률은 낮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클레이스는 선진국 중앙은행이 올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자산을 2조5000억달러 규모로 매입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는 2012년 1조1500억달러보다 높은 수치일 뿐 아니라 공급 예상 물량인 2조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신용평가사로부터 최고 신용등급을 평가받은 채권 규모는 금융위기 이전 10조달러에서 최근 6조달러 선으로 줄어들었다. 안전자산의 수급 불균형이 날로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롬바르그 오디에르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의 살만 아메드 글로벌 전략가는 “중앙은행의 거대한 유동성 공급과 글로벌 성장 둔화가 맞물려 국채 수익률을 누르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수익률 하락은 안전자산에 제한된 얘기가 아니다. 르완다가 지난주 4억달러 규모의 10년 만기 달러화 표시 국채를 6.875%에 발행했고, 잠비아가 7억5000만달러 규모 유로본드를 5.625%에 발행하는 등 리스크가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히는 프론티어 마켓 역시 사상 최저치 기록을 세우고 있다.
JP모간의 줄리아 펠레그리니 이코노미스트는 “어떤 종료의 신용이든 시장 여건이 비현실적으로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익률 상승 리스크 경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국채 수익률을 사상 최저치로 끌어내린 ‘퍼펙트 스톰’이 영원할 수는 없다”며 “포트폴리오의 국채 비중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특히 중장기 국채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