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은행권은 근로자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이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중요한 세원인 이자소득세를 포기하면서 저축률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저축률(가계순저축률 기준)은 2011년 말 2.7%로 OECD 평균인 5.3%에 절반에 그친다. 미국 4.2%, 독일 10.4%에 훨씬 못 미치고 우리보다 못한 OECD 국가는 뉴질랜드, 핀란드, 에스토니아에 불과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가계저축률이 OECD 평균 수준만 돼도 경제성장률이 0.50%p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가계소득 증가가 가장 좋은 해법이지만 지금과 같은 저성장 시대에서 쉽지 않은 일로, 급한 대로 금융상품을 개발하기로 했고 그래서 나온 게 재형저축이다.
은행권 경영진 사이에서는 “저축률을 올리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재형저축에 인센티브를 줘 판매를 꾸준히 늘어나도록 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지금과 같은 재형저축 판매량이면 시중 자금의 흐름이 은행으로 바뀌고 있다는 확신이 넘쳐난다. 신규 계좌 증가 속도가 과거와 비교하면 매우 빨라서다.
2012년 상반기 6개월 동안 늘어난 은행권 신규 계좌 수는 ‘357만좌’로 비중이 적은 요구불예금(보통 및 당좌예금)계좌를 제외할 때 정기예금 121만좌와 저축예금 161만좌 등 예적금이 80%를 차지한다.
올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많이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재형저축이 100만좌를 돌파하는 데 한 달도 안 걸리며 지난해 상반기 저축예금 규모에 육박했다. 이 같은 추세면 최근 3년 사이 최고 실적도 가능하다. 2011년 상반기 673만좌로 최고치였고 하반기에 575만좌, 2010년 상반기 511만좌, 하반기 178만좌였다.
재형저축은 계좌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의무가입기간 7년이나 되기 때문에 장기 수신 공급원이 된다. 여러모로 비교되는 장기주택마련저축의 7년 유지율이 20~30%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해도 은행 입장에서 재형저축만 한 수신상품이 없다. 앞으로 적금담보대출이 가능해지면 약관대출이 가능한 장기저축성 보험의 10년 유지율인 40~50%도 어렵지만은 않다.
은행은 신규고객 확보와 수신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지만 고금리를 주기 때문에 역마진이 우려되고 자금을 운용할 곳을 찾느라 골머리다.
우선 고수익을 노릴 수 밖에 없어 채권투자 확대 가능성이 크다. 이러면 크레딧물 편입이 확대될 수 있고 만기 1년짜리 우량 등급 채권보다 장기물 위주의 국고채, 통안채, 공사채, 회사채가 유력하다.
가계나 중소기업 처지에서도 은행의 유동성이 늘어나는 건 좋은 소식이다. 보수적인 대출정책을 펼친다고 해도 넉넉해진 자금을 운용해야 하기 때문에 가계대출이나 중소기업대출을 늘릴 수밖에 없다.
이동주 IBK경제연구소장은 “주택담보대출도 3% 후반이 가능한데 4% 이상 적금금리를 주는 것은 자칫 역마진이 날 수 있는 구조”라면서 “재형저축으로 들어온 수신은 큰 틀에서 운용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