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창균 기자]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삼성에버랜드가 흩어졌던 자사주를 모두 사들였다. 지난해 6월 범 삼성가에 나눠졌던 자사주를 매입한데 이어 한국장학재단에 기증했던 지분까지 매입작업이 완료됐다. 이에 따라 삼성에버랜드가 지난 8개월 동안 매입한 자사주 규모는 15.22%로 늘어나게 됐다. 매입금액만 7000여억원에 달한다.
14일 IB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삼성에버랜드는 이달 12일 이사회를 열고 한국장학재단이 갖고 있는 에버랜드 10만6194주(지분율 4.25%)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총 1932억원 규모다. 주당 매입 가격은 지난해 6월 삼성카드에서 판 에버랜드 주당 단가 182만원이다.
에버랜드의 주당 가치는 삼성카드가 KCC와 삼성에버랜드에 매각한 금액과 같다. 삼성카드는 에버랜드 지분매각에 앞서 외부기관에 의뢰해 주식 가치를 평가했고 여기서 15%할인율을 적용한 주당 182만씩에 넘겼다.
지난 2006년 삼성그룹은 8000억원의 사회 헌납을 발표하면서 이건희 회장의 막내딸 고 이윤형 씨의 에버랜드 지분 8.37% 중 4.25%는 한국장학재단에, 4.12%는 삼성꿈장학재단에 기부했다. 삼성꿈장학재단은 보유 지분을 지난해 6월 삼성 측에 되팔았으나 한국장학재단은 공개 입찰을 통해 지분매각을 추진했다.
한국장학재단은 지난해 3월과 올해 1월 두 차례 공개매각을 진행했으나 실패하자 최근 삼성에버랜드에 재매입을 요청했다. 삼성에버랜드는 이같은 요청을 수락,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앞서 삼성에버랜드는 지난 6월 범 삼성가에서 소유했던 에버랜드 지분을 모두 매입했다. 당시 삼성에버랜드는 삼성카드(3.64%)를 비롯해 CJ(2.35%) 한솔케미칼(0.53%) 한솔제지(0.27%) 신세계(0.06%) 삼성꿈장학재단(4.12%) 등의 자사주 매입신청을 받았고 지분을 샀다.
이 때 삼성에버랜드에서 범 삼성가로부터 사들인 에버랜드 지분은 총 10.97%이다. 매입가격은 182만원에 총 5042억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이에 따라 삼성에버랜드가 지난 8개월간 매입한 자사주 규모는 15.22%로 껑충 뛰었다. 여기에 투입된 자금은 6974억원이다. 이는 이건희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25.10%)과 KCC(17%)에 이어 세 번째 많은 지분율이다.
이처럼 삼성에버랜드가 적극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선 배경은 삼성카드의 금산법 위반에서 시작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5월 삼성카드가 보유한 삼성에버랜드 지분 가운데 5%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처분하도록 명령했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을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현행 금산법(제24조)은 금융회사가 계열사 주식을 5% 이상 갖거나 다른 회사 주식을 20% 이상 보유하는 것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이미 KCC에 17%의 지분을 매각했기 때문에 당시 에버랜드 보유지분 중 8.64%에서 초과분 3.64%만 처리하면 됐다. 문제는 에버랜드 지분 인수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점이다. 상장주식도 아니고 적지 않은 매입금액이 부담요인으로 작용, 인수자 물색이 난항을 겪었다. 삼성카드 입장에서는 삼성에버랜드에 자사주 매입을 요청했고 지난해 6월 공개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이번 한국장학재단 역시 같은 고민끝에 삼성에버랜드에 자사주 매입을 요청했다. 삼성에버랜드는 자사주 매입규정상 차별조항이 없어 같은 금액으로 한국장학재단에서 갖고 있던 에버랜드 지분을 매입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와관련, 삼성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5월 금융위원회가 삼성카드에서 보유한 삼성에버랜드 지분 가운데 5%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처분하도록 명령했다"며 "삼성카드에서 에버랜드 지분 인수자를 물색했으나 찾지 못해 자사주 매입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사주 매입공고 뒤 1년 내에 주주가 매입을 요청하면 사들여야 한다"며 "이번 한국장학재단의 자사주 매입 요청 역시 규정에 맞게 진행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삼성에버랜드의 자사주 추가확보로 삼성의 지배구조가 더욱 탄탄해 질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의 지배구조상 최상위에 있다.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이루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