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현지 기자]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대규모 지원계획을 밝힌 가운데 개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두산중공업을 펀드에 편입한 운용사들은 급락하는 주가에 대해 펀드 수익률을 관리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또한 "이번이 마지막 지원"이라는 회사측 주장에 대해서도 불신의 골이 깊어지며 증권사들은 잇따라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고 나섰다.
이번에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 지원에 쏟아붓기로 한 자금은 무려 8700억원. 최대 5000억원 수준일 것이란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두산중공업 측은 지난 4일 IR을 통해 이번 지원이 두산건설에 대한 마지막 지원임을 강조했지만 대부분 기관투자자 등은 이번 지원이 진짜 마지막일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이날 IR에 참가한 한 투자자는 "재무제표 상에서 문제는 해결됐다고 해도 소액주주들이 반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번 지원은 지난 2011년 5월 두산중공업이 유상증자 등 500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내놓은 지 불과 2년도 안된 상황. 당시에도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에 대한 마지막 지원이라고 강조했었다.
이같은 소식에 주가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말 계열사 두산건설 유상증자 참여설 관련 소식이 나돌며 지난 30일 종가기준 5조916억원이던 시가총액이 이날 4조4500억원 대까지 떨어졌다.
두산중공업의 대규모 지원 발표 다음날인 지난 5일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증권, KDB대우증권 등 증권사들도 일제히 두산중공업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동양증권의 경우 지난 2011년 2월 12만원인 두산중공업의 목표주가를 이번에 6만1000원까지 낮췄다.
삼성증권은 "두산건설로의 지원은 매몰비용으로 간주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냉정한 진단을 내렸다.
특히 305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 뿐 아니라 매년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5716억원 규모 HRSG(배열회수보일러)부문 사업에 대한 양도는 기업가치 훼손에 결정적이란 분석이 나온다.두산중공업의 성장 모멘텀이 부재해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두산건설에 양도한 HRSG사업은 연평균 3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하는 사업부문으로 사실상 두산중공업이 이 사업관련 기술이 더 뛰어난 것으로 평가돼 왔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사실 기관에서는 두산중공업을 많이 들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정리할 사람들은 정리를 했다"며 "두산건설의 자생력이 확인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 자금을 다른 곳에 활용했으면 이익을 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두산중공업을 편입한 국내주식펀드들의 수익률 부진도 예상된다.
삼성KODEX건설상장지수 펀드의 경우 두산중공업의 펀드내 비중이 10.9%에 달하며 미래에셋TIGER건설기계상장지수 역시 9.6% 규모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이번 두산건설 유상증자는 액면가 5000원보다 낮은 가격에 들어오기 때문에 두산건설 주주가치 희석일 뿐 아니라 두산중공업 입장으로서도 엄청난 기회비용이다"며 "펀드 수익률이 떨어지는 부분은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미 기관들은 지원 소식이 전해지며 매도세로 돌아선 상태다. 최근 5일간 기관들로부터 쏟아져나온 매도물량만 100만주에 육박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