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기자]김자영(22)이 LG그룹에 둥지를 틀었다.
김자영은 지난해 말 넵스와 스폰서 계약이 끝나면서 다음 후원업체에 관심이 쏠렸다. 넵스는 김자영을 붙잡는데 연연하지 않았다. 더 조건이 좋은 후원사를 만나도록 길을 터 줬던 것.
김자영은 오는 2016년까지 LG로고를 달고 뛴다. 더 자세한 계약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미뤄 짐작하건데 국내 최고 수준일 것이다. 지난 해 3승으로 다승왕을 차지했고 그럴만한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선수입장에서는 대기업인 LG그룹를 후원사로 정한 것이 나쁘지 않다. 그러나 LG그룹는 좀 다르다. 어떤 목적으로 김자영을 영입했는지 모르지만 홍보 차원이라면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단 한 명 갖고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LG그룹보다 기업 규모가 작은 업체들도 여러 명의 골프선수들과 후원 계약을 맺는 것은 최대한 시너지 효과를 내보자는 뜻이다.
국내 기업들이 성적도 괜찮으면서 기업 이미지와 맞는다면 선수에게 ‘베팅’을 하는 추세다. CJ그룹의 경우 이동환(26)을 이미 오래전 낙점해 후원하고 있다. 이동환은 지난해 12월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퀄리파잉(Q)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했다.
CJ그룹은 14일 PGA투어 Q스쿨 최연소 합격자인 김시우(17.신성고)와도 후원계약을 맺었다. 거액을 들여 이들과 후원 계약을 맺은 것은 PGA투어 Q스쿨, ‘수석합격’과 ‘최연소 합격’이라는 틀을 기업 이미지를 끌어 올리는데 활용해보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15일 나이키골프가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계약에 2억달러를 쏟아 부은 것도 타이거 우즈(미국)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 때문이다.
주방가구업체인 넵스가 여러 명의 여자골프선수들과 후원 계약을 맺은 것도 이 때문이고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골프용품업체로는 혼마골프를 들 수 있다. 혼마 골프클럽 등 용품만 지원하면서 큰 돈 안들이고 짭짤한 재미를 본 케이스다. ‘팀 혼마’를 운영 중인 혼마는 14일 김하늘(24), 이미림(23), 이승현(22) 등을 영입했다. ‘팀 혼마’에는 유소연, 김자영, 양수진, 김혜윤 등이 포함돼 있다.
지난 해 ‘팀 혼마’ 선수들이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와 KLPGA투어에서 총 6승을 합작했다.
한 명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했던 일을 해 낸 것이다. 혼마는 올해 8승을 기대하고 있다.
정관장도 기존의 이보미, 송보배 외에 최근 양수진과 계약을 맺으며 소속 선수를 늘렸다.
따라서 LG그룹이 골프선수 후원으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최소한 2~3명을 더 영입해 ‘선수단’을 꾸리는 게 바람직하다. 헛 돈 쓰는 일이 아니라면 선수나 후원사 모두 '필요'를 느낄 때 신바람이 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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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영 [사진=뉴스핌DB] |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