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기자]골프장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덩치를 키워야 한다. 한마디로 뭉치라는 얘기다. 골프장간 제휴가 필요하다. 수도권과 지방 골프장이 적극적인 제휴로 회원의 이용가치를 높여야 한다. 수도권 골프장끼리도 제휴를 통해 단점을 보완하면서 시너지효과를 얻어야 한다.
골프장업계의 어려움이 계속되면서 M&A(인수합병) 광풍이 불어 닥치고 있다. 어느 골프장도 경쟁력이 없으면 M&A 대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골프장 M&A 속으로: 강원도 홍천의 클럽모우는 두산으로, 오너스는 엠코로, 경남 가야CC는 넥센으로, 여주 그랜드CC는 남성대CC 대체 골프장으로, 무주CC는 부영그룹으로, 오스타CC는 신안그룹으로, 몽베르CC는 대유그룹으로, 선운산CC는 골프존으로 각각 주인이 바뀌었다. 이밖에 매각 협상중인 골프장도 30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건설사 부실에 회원제 골프장의 입회금 반환 문제까지 맞물리면 골프장 매매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고 있다.
이는 골프장그룹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것을 뜻한다. 달랑 골프장 한 개 갖고는 수익을 내기 어렵게 됐다. 최소 7~8개 내지 수십 개의 골프장을 거느려야 불황의 파고를 넘을 수 있다.
이미 일본에서 분 골프장 M&A 열풍은 국내 골프장업계로 이동했다. 일본의 골프장그룹 2위인 PGM홀딩스는 지난해 11월 1위인 아코디아그룹 공개매수에 들어갔다. PGM홀딩스는 125개 골프장을, 아코디아는 132개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다. PGM홀딩스는 공개매수에 실패할 경우 아코디아그룹을 M&A하겠다는 선전포고인 셈이다.
골프장을 100개 이상 소유한 골프장그룹도 회원권 하락과 장기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사실 PGM홀딩스와 아코디아그룹의 돈줄은 미국 골드만삭스와 론스타다.
지난 해 일본의 2400여개 골프장 평균 회원권 가격은 11만엔(약1500만원)이었다. 이는 2011년에 비해 무려 11%나 떨어진 것이다.
▲외국계 자본 침투: 일본 골프장업계에서 보듯 우리나라 골프장도 뭉쳐서 덩치를 키우지 않으면 외국자본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일본 골프장업계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을 것인가 아니면 답습할 것인가는 어디까지나 국내 골프장들의 몫이다. 선택의 시간도 길지 않다. 결정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따라서 국내 골프장은 어떤 형태로든 골프장간 제휴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회원제골프장이 대중골프장으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이도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무늬만 바꿔서는 안 된다.
골프장업계의 불황이 깊어질수록 제 살 까먹기 경쟁은 치열해 질 수밖에 없다. 이는 파국을 재촉하는 것이다. 경쟁을 하더라도 뭉치는 게 먼저다. 그래야 공멸을 면할 수 있다.
▲골프장 오너가 문제: 골프장 월급쟁이 사장 입장에서는 답답하다. 그린피를 확 할인하든 타 골프장과 제휴를 하든 무슨 단안을 내려야 한다. 하지만 골프장 하나 갖고 있는 걸 대단한 자랑으로 여기는 오너에게 이런 직언은 ‘목’을 걸어야 한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있지만 이 때문에 역할에 한계가 있다. 월급쟁이 사장들이 주축이기 때문이다. 총회나 지역협의회에서 해결책을 찾고자 하나 변죽만 울릴 수밖에 없다.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