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창균 기자] 휴대폰의 보조금 출발은 지난 1997년 개인휴대통신(PCS) 상용화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이미 1984년에 SK텔레콤의 전신인 한국이동통신이 차량용 이동전화(카폰) 사업을 통해 국내 휴대폰 시장은 존재했다. 다만 비싼 단말기 구매와 높은 이용금액 때문에 PCS 시장이 열리기 전까지 가입자 증가는 미미했다.
이런 상황에서 PCS 시장은 국내 휴대폰 시장의 확대를 가져오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1990년대 중반 정부는 3개 사업자에 PCS 사업권을 부여했다. 1997년 10월 PCS 사업권을 받은 한국통신프리텔(KTF), LG텔레콤, 한솔PCS 등 3사가 상용서비스에 돌입했다. PCS 3사는 기존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과 신세계통신 등과 휴대폰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에 나서게 된다.
이때 가입자 유치를 위한 당근책이 바로 보조금이었다. 새롭게 휴대폰 시장에 진입한 PCS 3사의 경우 생존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가입자 유치에 적극 나섰다. 이를 위해서는 일정부분의 보조금을 지급하더라도 최소한의 가입자 기반을 마련해야 했다. PCS시장이 열린 지 불과 1년여 만에 가입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1000만명을 훌쩍 넘었다.
기존 이동통신시장에 진출했던 SK텔레콤이나 신세계통신도 긴장했다. PCS 3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대응하기 위해 보조금으로 맞불을 놓았다.

KTF는 한솔PCS를 인수해 합병한 뒤 다시 KT에 합병됐고 LG텔레콤은 LG유플러스로 통합됐다. SK텔레콤도 신세계통신을 인수, 합병한 뒤 지배적 사업자의 위치를 다졌다.
이동통신사업자가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로 다시 재편됐으나 가입자 유치를 위한 휴대폰 보조금 관행은 지속됐고 현재도 진행형이다.
올해 11월 현재 국민 1인당 1대 이상의 휴대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집계한 올 11월 현재 국내 휴대폰 인구수는 5345만 4610명이다. 국내 휴대폰 보급률이 105% 수준이라는 얘기다. 휴대폰에 지급된 보조금이 휴대폰 인구 속도를 늘리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이다.
하지만 휴대폰의 보조금을 둘러싼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소비자가 동등한 조건에서 차별없이 휴대폰을 구매해야 하지만 보조금의 경우 사업자별로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이용자 차별행위라는 점 때문이다.
규제기관인 방통위 역시 같은 입장이다. 이동통신사업자가 이동전화 가입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단말기 보조금을 차별적으로 지급한 것은 이용자를 부당하게 차별한 행위라며 과징금과 영업정지를 가하고 있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보조금이 과연 휴대폰에만 존재하는 것일까. 유독 휴대폰의 보조금만 문제를 삼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이다.

심지어 현재 할인된 금액에 더해 추가로 깎아주는 곳도 있다. 할인 금액도 최대 2억원이 넘는 미분양 아파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률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이나 100만원에 판매되는 휴대폰에 100% 보조금을 지급한다해도 200배에 달하는 액수다.
이동통신업계의 유통경로와 유사한 가전제품과 비교해도 그렇다. 이동통신업계의 유통경로는 중간에 이동통신사가 끼어 있고, 대리점의 유통마진이 장려금 형태로 지급되어 단지 복잡하게 보일 뿐이다.
이동통신업계의 대리점이 소비자에게 휴대전화를 판매하는 가격은 대리점 혹은 판매점의 가격 경쟁상황에 따라 유통마진의 적고 많음에 따라 가격차이가 발생한다. 이는 소비자에게 최종 판매되는 가격이 대리점 혹은 판매점의 가격 경쟁상황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에서 통상적인 가전 산업과 큰 차이가 없다.
의류 산업의 경우도 초기 판매 가격과 세일기간 혹은 이월 상품 재고판매가격은 초기 판매가격과 매우 낮은 가격으로 거래된다. 이 때에도 판촉장려금이 다른 이름 형태로 지급되고 있다.
또 수입자동차 등 자동차산업에도 보조금은 존재한다.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다양한 지원금이 있다. 소비자의 구매 가격이 대리점 혹은 딜러에 따라 차이가 발생하는 것도 대리점과 딜러가 가져가야 하는 유통마진의 적고 많음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실제 정부는 지난 9월부터 소비와 생산을 촉진시킨다는 명분하에 석달간 승용차와 대용량 가전에 대해 세금 인하를 적용하기도 했다.
하물며 휴대폰의 보조금에 대해서만 색안경을 끼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이나 자동차의 경우 그 수혜가 일부에게만 돌아가는 문제가 있다"면서 "그에 반해 휴대폰은 생활필수품이나 다름없다. 그 수혜도 부동산이나 자동차에 비해 전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가는 만큼 휴대폰의 보조금만을 문제삼는 것은 사실상 역차별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휴대폰 브랜드는 최고 수준이다. 과거 글로벌 휴대폰시장의 난공불락으로 여겼던 노키아도 삼성전자나 LG전자, 팬택등 국내 휴대폰 제조사에 무릎을 꿇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보조금이라는 기형적 판매구조가 한국의 휴대폰 브랜드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는 사실이다. <끝>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