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대폰 보급률은 지난 2010년 100%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 105%까지 급증했다. 앞으로도 더 늘어날 여지가 있다는 게 휴대폰업계의 관측이다. 현재 기준으로 봐도 국민 1명당 휴대폰 1대씩을 갖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만큼 휴대폰은 이제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는 방증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에 휴대폰 보급률이 확산된 배경에는 보조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의 가격대는 평균 100만원 내외이다. 웬만한 TV나 세탁기 한대 가격과 맞먹는 금액이다.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 그나마 보조금이 적용되면 소비자의 주머니 부담을 줄이게 된다. 무조건 휴대폰 보조금을 시장 혼탁의 주범으로 몰아갈 것만은 아니라는 주장이 적지않다.
특히 해외시장 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의 수출품목 1위가 다름아닌 휴대폰이다. 보조금제도가 없었다면 가능했을까. '아니다'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보조금은 국내 시장의 혼탁이라는 지적과 함께 한국경제 수출주역의 견인차라는 엇달리는 평가를 받을만하다. 새해 경제전망은 어둡다. 글로벌 경기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국경제는 의당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한다는 것은 기본 명제다. 수출 1위 품목인 휴대폰과 늘 함께 한 '보조금제도'의 양면성을 또다른 각도에서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뉴스핌=노경은 기자] 이동통신 3사가 곤혹스런 상황에 처했다. LTE 투자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오그라드는 판에 보조금 과다 지급으로 과태료 부과 명령을 받은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이통3사는 영업정지 명령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총 66일간 가입자 유치가 어려워진다. 보조금은 마케팅 수단의 일환이었을 뿐인데 징계가 지나치다는 게 이통사 측 입장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4일 이용자 부당 차별에 의거, 이통3사에 대해 총 66일의 영업정지와 함께 118억 9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발단은 출고가 100만원을 웃도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3' 가격이 보조금이라는 마법(?)을 통해 17만원으로 떨어지면서 시작됐다. 방통위는 이통사가 시장 혼탁을 유발했다고 주장한다. 방통위 주장대로 실제 같은 기종의 스마트폰을 같은날 구매하더라도 게릴라성으로 시행되는 보조금 제도 정책에 따라 스마트폰 가격은 들쭉날쭉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방통위의 주장도 옳지만 사실상 보조금으로 인한 피해자는 극히 소수일 뿐"이라고 하소연한다. 소비자입장에서는 발품만 잘 팔면 원하는 휴대폰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이득이고, 이통사는 가입자 유치가 용이해 요금 수익을 늘릴 수 있으며 제조사는 재고 처리로 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차별행위에 따른 피해자가 생기면 별도 방법으로 보호하면 될 일이다.
한 휴대폰 제조업체 고위 관계자는 "보조금은 시장 생태계를 위한 필요악"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지난 10월 보조금 지급이 줄었을때 시장 전체가 얼어붙었다"며 "보조금 덕분에 소비자가 보다 쉽게 휴대폰을 구입하면서 휴대폰 제조사, 이통사로 이어지는 관련 산업의 회전속도가 빨라져 선순환효과를 일으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방통위의 보조금 과다지급 시장조사가 시작된 지난 10월 번호이동 건수는 55만건을 기록, 올해 최저치를 기록하며 급격히 냉각됐다.
지난 1996년 처음 도입된 보조금 제도는 휴대폰 보급 확대의 1등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제도는 보조금을 통해 단말기 가격, 가입에 따른 제반 비용을 낮추고 단말기 대금을 요금과 함께 분할납부하는 방식으로 이용자들의 가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휴대폰 교체주기가 잦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한국 휴대폰산업의 경쟁력은 글로벌 수준을 압도했고, 결과적으로 한국경제 수출을 선도하게 됐다.
실제 올해 1~11월 누적 기준 IT 수출은 1444억5000만 달러(2.5%↑)로 이 기간(1~11월)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물론 이러한 성과를 견인한 품목은 스마트폰이다.
지난 2009년 말 아이폰 쇼크 이후 불과 2년 만에 연간 100억 달러 수출을 달성했고, 사상 처음으로 스마트폰 출하량 세계 1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같은 휴대폰 강국을 견인한 여러 요인 가운데 하나가 단말기보조금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강조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단말기 보조금에 힘입어 국내에서 단기간에 55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우리나라를 통신강국으로 끌어올렸다"라며 "이제 휴대폰은 대한민국 수출강국의 대표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선순환 요인인 보조금이 악순환 주범으로만 인식된다는 점에 이통업계 종사자는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보조금 규제 조치, 과징금 부과 등이 실제 시장에서 어떤 실효성을 가져올지 아무도 모른다. 걱정이 앞선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보조금 정책에 대한 해당업계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과태료 및 영업정지 부과가 어떤 의미가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며 "이동통신산업을 내수시장에서뿐 아니라 글로벌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노경은 기자 (now21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