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이나 캐피탈사와 연계해 주식자금을 빌려주는 증권사 '스탁론'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올 상반기 신용융자 억제책에 이어 레버리지 투자에 대한 당국의 추가 조치다.
일부 저축은행과 캐피탈사들이 스탁론 유치를 두고 과당경쟁을 벌이고 있어 이를 억제하기 위한 차원이다. 또 대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빚내서 대선 테마주 등에 몰빵하는 행태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이유도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신용융자 억제에 이어 스탁론에까지 손을 대자 "그나마 없어져가는 수익원이 더 줄어들 판"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특히 저축은행이나 캐피탈사를 계열사를 둔 증권사들은 계열사와의 연계영업 시너지에 적신호가 켜졌다.
◆ 삼성, 스탁론 중단 깃발 vs 여타 증권사들 '현 기조 유지'

깃발은 삼성증권이 들었다. 지난 주 삼성증권은 스탁론 서비스 중단 방침을 밝혔다. 지난달 금융당국의 스탁론 경고 시그널 이후 업계 첫 반응이다.
스탁론 서비스는 증권사가 보유주식을 담보로 제휴 저축은행이나 캐피탈사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주식자금을 대여하는 서비스. 삼성증권은 저축은행 두 곳과 연계한 H스탁론, S-하이론 등의 신규 및 추가 대출과 대출 연장을 단계적으로 중단키로 했다.
삼성이 발 빠르게 당국에 호응하고 나서자 여타 증권사들도 스탁론 유지 여부를 두고 일단 검토에 착수하는 분위기. 다만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을 계열사나 관계사로 둔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중단이나 축소 계획이 없음을 강조한다. 애써 외면하는 분위기다.
스탁론이 가장 활발한 하나대투증권은 "스탁론은 고객의 선택 폭을 넓혀주는 측면이 있다"며 "또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의 계열사와 연계영업을 통해 실제 스탁론이 늘어났는데 현재로선 축소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하나대투는 하나저축은행, HK저축은행, 하나캐피탈 등을 통해 스탁론 영업을 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금투협에서 정한 모범규준과 금감원의 지시 공문에 따라 스탁론 영업을 하고 있다"며 "축소나 중단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전해왔다.
이 외에 대신증권과 한화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대부분의 증권사들도 현 기조를 유지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대부분 계열사로 저축은행이나 캐피탈사 등을 두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들 증권사 역시 당국 눈치를 안 볼 수는 없는 상황. 현 잔액 수준을 크게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반면 대우증권의 경우 단계적 축소를 검토 중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기존 이용 고객이 있어 일시에 상품을 없앨 수는 없지만 단계적 축소를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대우의 스탁론 잔고는 5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 신용융자 억제후 스탁론으로 '풍선효과'
올 상반기 당국이 신용융자를 억제하자 스탁론으로 일부 투자자들이 몰리며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일부 저축은행과 캐피탈사에선 스탁론 유치를 위한 과당경쟁도 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현재 스탁론(연계 신용대출잔액)은 1조 2453억원 규모다. 지난해 10월말 잔액(9663억원) 대비 29% 가량 늘어났다.
증권사별로는 하나대투증권이 4000억원 가량으로 가장 높고 키움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 1500~1600억원 수준, 우리투자증권이 1000억원 안팎으로 이들 4개사의 스탁론점유율이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증권사 e비즈팀 한 관계자는 "당국에서 신용융자를 규제하다보니 스탁론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일종의 풍선효과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마저 막으면 사채시장으로 내려갈 우려가 있다"고 전해왔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황성윤 증권시장팀장은 "스탁론을 중단하라는 얘긴 아니고 과당경쟁을 자제하라는 취지"라고 선을 그었다.
황 팀장은 "스탁론이 신용융자 규제보다 느슨하다보니 투자자들 일부가 스탁론으로 옮겨타는 경우가 많아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증권사들에 공문을 보냈던 것"이라며 "특히 저축은행이나 캐피탈사 등도 최근 시장상황이 어려워지다보니 수익확보 차원에서 과당경쟁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한편 신용융자에서 스탁론 영업이 확대된 증권사들로선 신용공여에 따른 이자수익은 줄었지만 수수료수익이 이를 커버해주는데다 리스크분산 효과도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담보성대출인 신용융자의 경우 종목에 문제가 생기면 증권사가 책임을 떠안았지만 이제는 저축은행을 이용하니 리스크를 나누게 됐다"며 "고객 입장에서도 신용융자보다 2~3배 대출금이 많고 대출기간도 긴 스탁론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고 전해왔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