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과주의·책임인사 앞세운 인적쇄신 가능성
[뉴스핌=양창균 기자] 인사시즌에 돌입한 재계가 초긴장 모드로 돌입했다. 본격적인 경기 침체 국면에 접어든 올해 재계에 여러 악재가 동시에 노출면서 인사 대상자의 속을 태우고 있는 모습이다. 그룹 인사를 앞두고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어느 해 보다 강하게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주요 그룹 인사에서 인사 폭을 떠나 대대적인 인적쇄신안이 담길 것이란 얘기까지 흘러 나오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그룹 총수가 올 연말 인사에서 성과주의와 책임인사를 앞세워 대대적인 인적쇄신에 나설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동안 재계의 인사 키워드가 성과주의에 기반했다면 올해는 책임을 따져 묻는 문책성 인사도 반영될 것이란 관측이다.
성과주의와 문책성 인사를 철저히 반영하는 삼성그룹 내 분위기는 냉기와 온기가 교차하고 있다. 굳이 과오를 따진다면 특허소송이 진행중인 삼성전자와 애플간 분쟁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휴대폰 사업부문의 성과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삼성전자 전체이익에서 3분의 2를 휴대폰 사업이 차지하고 있다. 또 세계 최강이라는 애플과의 격차도 더 벌리고 있다. 올 3분기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실적이 애플을 크게 압도했다.
삼성을 제외한 나머지 그룹의 분위기는 녹록치 않은 모양새다. 현대차의 경우 잇딴 악재가 터지면서 이번 그룹인사에서 인적쇄신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최근에 터진 미국 연비논란과 집단소송 그리고 노사문제등이 이번 인사의 잣대가 될 것이란 시각이다. 이중 연비논란은 정몽구 회장이 직접 챙길 정도로 민감한 이슈였다.
SK그룹의 인사는 '폭풍전야'이다. 주력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다. 여기에 그룹 총수의 1심 재판 결과도 이번 인사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의견이다.
오는 29일 그룹 인사가 예정된 LG그룹도 술렁이고 있다. 그룹의 성장 축인 LG전자와 LG화학의 실적이 만족스럽지 못하면서 예년과 달리 구본무 회장이 직접 성과주의를 언급하며 '인적쇄신'의 의지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지난 9월 세미나에서 "앞으로 모든 임원들은 철저히 '시장선도 성과'로 평가받는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강조했다.
그룹 구조 재편과 함께 강도 높은 비상경영에 나서고 있는 포스코(POSCO)도 그룹인사에 공과(功過)를 명확히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해 3월 그룹인사에서 포스코는 연공서열보다는 전문역량을 기반으로 뛰어난 업적을 달성한 인재를 대거 발탁, 성과주의 중심의 인사를 단행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유난히 주요 그룹에 여러 이슈가 불거졌다"며 "이러한 이슈가 그룹인사에 호재가 아닌 악재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며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