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홍 한국투자증권 목동지점장
우리 시장은 미국의 재정절벽 우려와 함께 옵션만기일을 맞아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면서 1% 넘게 하락 마감했다. 수학능력시험일을 맞아 국내 증시 거래시간이 1시간씩 늦춰진 가운데, 이날 코스피지수는 밤사이 미증시가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로 2% 넘게 급락했다는 소식에 24.91포인트(1.29%) 갭하락한 1912.64에서 출발했다. 결국 지수는 이렇다 할 반등 없이 장중 191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한 끝에 1910선대에서 장을 마감했다. 전체 하락 종목 수는 534개을 기록하는 등 상승 종목의 두 배 가까이 더 많은 모습을 보인 반면 코스닥시장은 기관 매수세가 장 중 내내 유입되면서 전약후강 속에 8일 연속 상승세을 이어갔다. 하지만 지수 상승에도 불구 하락 종목 수가 150여 개나 더 많은 흐름을 보였다.
국내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였던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고 기존 정책이 일관성 있게 추진될 것이라는 점에서 시장은 안도하는 듯 하다.
미국 대선에서의 포인트는 3가지로 판단된다.
첫째, 통화정책의 일관성 여부 둘째, 재정절벽 합의 여부 셋째, 미 대선에 따른 섹터별 전략적 대응이다. 물론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에 따라 어떤 종목이 수혜주가 될지에 대해 무척 관심이 많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신문지상에 나오는 말은 민주당은 IT/헬스케어/신재생에너지인 반면, 공화당은 정유/군수 기업 중심이라고 한다. 실제로 1985년 이후 각 당의 집권기동안 관련 업종의 주가는 상승했는데 대표적으로 IBM/엑슨모빌의 주가상승 사례가 있다. 국내기업과 미국정부 정책의 실질적인 연관성은 따져봐야 하겠지만 확실히 오늘 시장하락에도 신재생에너지와 헬스케어 관련주는 급등했다.
하지만 오늘 시장에서도 봤듯이 비록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을 했지만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감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큰 하락을 보였다. 대선 이후 시장 관심사가 재정절벽으로 이전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예상되었던 일이지만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재정절벽에 반대하고 있고 G20 재무장관 회담에서 급격한 재정긴축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 점, 베이너 하원 의장도 초당적 협력을 언급한 점 등은 재정절벽이 문제가 이날 협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필자는 재정절벽에 대해 그리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예전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같이 알려지지 않은 위기는 큰 재앙을 가져오지만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재앙에 대해서는 큰 악재가 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제 투자자들은 큰 행사를 끝마친 미국보다는 이제 행사를 시작하는 중국의 움직임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여러 언론지상에서 보도했듯이 중국의 새 지도부를 선출할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베이징에서 시작됐다. 이 대회에서 시진핑 부주석은 후진타오 주석으부터 당 총서기직을 물려받아 공산당 최고 지도자로 등극한다. 이제 본격적인 권력이양이 시작되고 이는 향후 중국의 10년을 결정지을 큰 행사가 시작된 것이다.
일단 시진핑을 필두로 5세대 지도부를 보수와 개혁으로 구분하자면, 개혁파에 가까운 것으로 판단된다. 하여 4세대 지도부보다는 개혁과 개방을 가속화할 것이다. 하지만 과거 고성장 시기를 거치며 발생했던 구조적 문제 해결이 5세대 지도부의 첫 번째 과제이니만큼 경제 성장률의 둔화는 감안해야 할 것이다. 수출위주의 성장의 한계를 느끼어 내수시장 확대로의 성장방식으로 전환할 것이며 이를 위해 도시화를 촉진시킬 것으로 보인다.
투자의 경우, 정부는 설비에서 도시화를 가속화하기 위한 SOC위주의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이제는 국가 투자산업보다는 서민을 중심으로 한 소비시장으로 집중될 것이라는 말이다. 특히 서민들의 소득과 지출확대, 소비인구 변화, 새로운 소비시장의 등장으로 인해 중국의 소비시장 구조는 변화할 것이다. 즉 중산층이 두꺼워지고 서민들의 생활이 성숙해지면서 문화개방이 가속화될 것이다.
필자가 지난 주 칼럼에서 언급한 중국인의 웰빙욕구 증가의 원인에는 바로 이러한 중국의 시대적 변화가 있다. 좀 더 자세히 보면 중국의 1인당 GDP는 이미 5000달러를 넘어 섰고 12차 5년 계획에 따르면 매년 15%의 임금인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구분포의 경우, 주요 소비 타겟층인 80년, 90년대 출생자수가 2011년 기준 전체 인구의 약 41%를 차지하고 있다. 심지어 인터넷 쇼핑몰이라는 새로운 소비시장이 등장하는 등 중국 소비의 변화가 숫자적으로 잘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중국의 소비시장 변화와 더불어 구조적으로 성장할 우리 시장의 섹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이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중국과 비용 경쟁을 해왔었다면 앞으로는 ‘취향’ 경쟁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나라의 취향이 다른 나라보다 까탈스럽고 세련됐다면 산업의 발전을 촉진할 것이고 다른 나라들의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독일인들은 깨끗한 자동차를 아우토반에서 달리는 것을 좋아한다. ‘Free speed for free man’이라는 말로 대변되는 독일인 운전자들 덕분에 독일은 자동차 최강국이 될 수 있었다. 미국은 비자, 마스터,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신용카드 산업의 최강자인데, 돈을 빌려 쓰는 것에 익숙한 문화 때문이다.
취향의 경쟁구도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우위에 있는 나라의 문화는 열위에 있는 나라들이 경쟁적으로 수입한다. 1970년대에는 한국 가수들도 팝송을 불렀고, 1980년대에는 일본 빽판이 세운상가를 주름잡았지만 지금은 미국인, 일본인들이 우리의 음악을 찾아 듣는다. 중국은 어떤가? 오리온의 ‘초코파이’, 빙그레의 ‘바나나맛우유’가 중국인의 취향에 맞아 떨어졌고, 우리의 화장품은 중국 여성들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필수적으로 사야 할 물품에 들어갈 만큼 그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제 중국 중산층 증가라는 최고의 스토리와 함께 중국 시장에서 성공스토리를 쓰고 있는, 성공스토리를 쓰게 될 필수소비재 종목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금주의 추천종목은 ‘하유미팩’으로 유명세를 타며 중국시장에서 연평균 성장률 21.7%를 기록하고 있는 제닉과 중국 사업에서 필수소비재의 판매를 통해 흑자로의 전환이 기대되는 CJ오쇼핑이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