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창균 기자] 사오정(45세면 정년) 바람이 거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설립 후 처음으로 정년을 다 채운 퇴직자를 배출한다. 50세 이전 조기퇴직이 자리잡고 있는 전경련의 조직문화를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8일 전경련등 재계에 따르면 지난 1961년 설립된 전경련에서 50여년 만에 첫 정년퇴직자 배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경련은 올해로 창립 51주년을 맞았지만 지금까지 정년을 모두 채우고 퇴직한 직원은 전무하다.
전경련 관계자는 "전경련 정년퇴직 규정상 만 58세 정년을 채운 퇴직자가 연내에 나올 것"이라며 "올해를 넘기지 않는 시점에 정년퇴직자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귀띔했다.
전경련 1호 정년퇴직자의 주인공은 기획팀 소속의 이 모 부장이다. 이 모 부장은 이달로 정년을 맞아 몸담았던 전경련을 떠나게 된다. 동북아팀장을 지낸 이 모 부장은 지난 2004년 중국이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하던 시점에 중국산업연구센터(베이징 소재) 설립을 주도했다. 중국산업연구센터를 설립한 뒤에도 소장직을 맡으며 중국 내 상황을 분석하는 일을 진행했다.
기획팀의 팀원으로 정년을 맞는 이 부장 입장에서는 감회가 남다를 듯 하다. 전경련 설립 뒤 반세기 동안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꿈을 이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전경련 1호 정년퇴직자 배출이 씁쓸하다는 시각도 있다. 50여년의 긴긴 세월 속에 단 한명의 정년퇴직자가 없었다는 현실이 전경련의 현재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재계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단체나 협회에 입사하는 가장 큰 이유 중에는 정년이 보장된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라며 "50여년의 세월동안 전경련 근무자 중 정년을 채운 퇴직자가 없다는 게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경련에서 정년퇴직자를 배출시키지 못한 배경에는 50세 이후 조직을 떠나게 만드는 조직문화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보직 발령이나 유관기관 파견을 통해 조기퇴직을 종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게 전경련 퇴사자의 전언이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최근 여야 유력 대선후보도 조기퇴직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정년보장을 위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최근 한 행사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사오정(45세가 정년)과 오륙도(56세까지 직장에 있으면 도둑)를 들으면 맘이 무겁다"며 "나이에 상관없이 일 할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가 제가 꿈꾸는 사회"라고 밝혔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도 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문 후보는 최근 발표한 정책공약에서 "45세면 정년이라고 사오정이라는 말까지 있다. 한창 일해야 할 4,50대에 정년이 웬말인가"라며 "이제 저 문재인이 사오정을 손오공, 저팔계와 함께 멀리 보내버리겠다"며 비전을 제시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도 법정 정년을 60세로 연장한 뒤 점진적으로 정년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전경련은 지난 1961년 삼성그룹 창업자인 호암 이병철 회장과 13명의 경제인이 설립한 '한국경제협의회'를 뿌리로 해 성장했다. 이어 전경련은 1968년 3월 현재의 이름으로 개칭한 사단법인체로 발족했다.
전경련에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등 주요그룹 총수가 참여하고 있다. 전체 회원은 501개사 경제인 또는 기업인이 가입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