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기석 기자]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이 세계경제와 글로벌 금융시장의 하방위험에 대해 공감하고 우려의 목소리를 담았다.
미국의 재정절벽과 일본의 재정적자 감축 문제가 유로존 재정위기에 더해 새롭게 부각됐으며, 신흥국의 성장 부진과 원자재 시장의 공급충격도 하방위험으로 인식됐다.
특히 경상수지 흑자국과 적자국 등 글로벌 불균형을 치유하는 과정에서 시장 결정적인 유연한 환율시스템을 추진하는 것과 함께 과도한 자본흐름에 따른 변동성과 무질서한 환율변동의 영향에 대한 논의도 더해졌다.
이에 따라 중국이나 한국 등 경상수지 흑자국가들한테만 압박이 가중된 상황에서 선진국의 무제한적인 양적완화에 따른 파급영향에 대한 견제 논리도 함께 주장되기 시작했다는 점에 눈에 띈다.
그렇지만 미국과 중국의 권력교체와 유로존의 정책이행의 지연 가능성 등으로 글로벌 하방위험에 대한 대처는 험난한 과정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장기화되고 미국과 일본 등의 선진국 문제가 더해지고 있어 향후 거시경제 위험성이 증폭될 우려마저 존재한다는 점에서 성장과 안정을 향한 고난의 행군은 여전히 분투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 글로벌 하방위험 여전, 미국 일본 재정위험 새로 인식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G20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총재들은 멕시코에서 마지막으로 열린 회의를 통해 지난 6월 로스카보스 정상회의 이후 세계경제 상황을 진단하고 글로벌 하방위험에 대해 적극 대처하자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이끌어 냈다.
이번 멕시코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들은 공동성명서(Communique)에서 “최근 유럽의 개혁조치 등으로 세계경제와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하방위험이 크다”고 평가했다.
유럽의 경우 유럽안정기구(ESM) 출범, 단일은행감독기구 설립 합의, 유럽중앙은행(ECB)의 무제한 국채매입(OMT) 등 진전된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만 스페인이나 그리스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거대담론에 대한 정책이행에는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태이다.
이에 따라 G20 재무장관들은 ▲ 유로존의 정책이행의 지연 가능성과 함께 ▲ 미국과 일본의 재정적자 문제를 새롭게 하방위험으로 인식했으며 여기에 더해 ▲ 글로벌 위기에 따른 신흥국들의 성장 부진 ▲ 원자재 시장의 공급충격 등도 하방위험으로 지목했다.
특히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임박한 가운데 미국의 재정절벽(Fiscal Cliff)이 하방위험으로 급부상, 국가별로 상황에 맞게 재정건전화 속도를 조절함으로써 경제회복을 지원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또 고유의 주제인 글로벌 불균형 문제에 대해서는 세계경제의 성장 둔화가 글로벌 불균형을 조정하는 데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대내외 조정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단골 메뉴이기는 하지만 시장 결정적인 환율 시스템 등 유연한 환율제도로 이행하는 것과 함께 이번의 경우 자본흐름의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환율변동이 경제와 금융의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강조됐다.
여태까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들이 중국을 겨냥하면서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를 줄이고 환율제도 역시 변동환율제도로 가져가야 한다고 압박을 했다면, 최근의 선진국 재정위기 상황에서 양적완화에 따른 신흥국들의 고충도 고려되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들이 재정적자로 재정수단으로는 경기부양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무제한으로 돈을 푸는 초저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함에 따라 신흥국들의 경우 정책적인 제약을 받고 있으며, 더욱이 선진국들의 돈이 흘러들어오면서 과도한 자본유입에 따른 부작용도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선진국들한테는 당면한 위험요인들을 해소시키기 위한 정치적인 결단과 노력이 중요하다는 압박이 가해졌다. 미국과 일본의 재정 불확실성 해소, 유로존의 통합 가속화, 중장기 재정 및 구조개혁에 대한 과제가 제시된 것이다.
반면 신흥국의 입장에서는 선진국들이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양적완화, 무제한 돈풀기 통화정책이 과연 자국 내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지, 또 대외적으로 신흥국들한테는 부작용으로 작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상호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이 부각됐다.
◆ 한국 양적완화 의제화 성공, 선진국 신흥국 가교역할 공감 형성
특히 지난 10월 도쿄 IMF/세계은행 연차총회 당시 때부터 의제화를 추진했던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선진국과 신흥국의 막연한 갈등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양적완화의 파급영향에 대해 객관화하고 중립적인 시각에서 논의해 보자는 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지난 2010년 서울 정상회의 때부터 선진국과 신흥국간의 중재자로서 가교역할을 하겠다는 틈새전략이 국제적인 위상 제고와 더불어 한결 의제화를 추진하고, 또 글로벌 유동성 지표 개발 등 균형감있는 분석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주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향후 선진국의 양적완화 자체의 효과성이나 파급효과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에 대한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는 창의적인 방안들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논의공간도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번 G20 재무장관회의에서는 금융안정위원회(FSB)의 의석수 등 대표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수용, 향후 FSB에서 좀더 구체적인 대표성 제고방안을 검토해서 보고하기로 함에 따라 국제적인 발언권 확대에 진전이 예상되고 있다.
더불어 이번 G20 회의에서는 IMF 재원확충의 후속 조치 이행과 함께 쿼터 개혁의 시한 등이 논의된 가운데 향후 러시아 회의로 개혁과제가 원활하게 넘어갈 수 있는 모멘텀도 만들어졌다.
이번 멕시코 G20 회의를 마지막으로 G20는 내년도 러시아가 차기 의장국으로 성 페테스부르크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된다. 러시아의 경우 그동안 내부 문제로 국제적인 위상이 낮아진 가운데 G20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국제적 위상을 제고할 동력을 G20에서 찾기를 강력히 희망하는 가운데 향후 ▲ 2010년 이후 새로운 국가부채의 목표 설정 ▲ 지역통화표시 채권시장 발전 ▲ 세계경제의 인프라 확충을 위한 장기투자재원 조달 등이 새로운 과제로 부여됐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국의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을 비롯해 프랑스와 브라질 등의 재무장관이 참석치 않았고, 멕시코 의장국 체제의 정리용 회의였기는 했지만,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발언권이 중요하게 행사되고 있는 점을 확인하기도 했다.
재정부 박재완 장관과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는 이번 G20 회의를 통해 ▲ 안보리 이사국 진출 ▲ 녹색기후기금(GCF) 송도 유치 등 덕담과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글로벌 정책공조와 선진국 양적완화의 파급 영향 등 우리의 관심사를 공동성명에 적극 반영되는 길이 열리는 것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재정부 국제금융협력국의 류상민 협력총괄과장은 “이번 G20 회의에서 안보리 이사국 진출이나 GCF 유치 등 덕담이 많이 오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양자 협력이나 회의에서 우리의 발언에 귀를 기울이고 무게감이 실리는 모습이 공동성명에도 반영되는 성과로 표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류상민 과장은 “이번 G20 회의에서 우리가 우려하고 있는 자본유출입 문제가 선진국의 양적완화에 대한 파급영향을 분석해 보자는 내용으로 충실히 반영됐다”며 “선진국과 신흥국의 가교역할을 통해 국익을 확장해 나가는 전략이 유효했다”고 말했다.
류 과장은 “미국이나 일본의 재정절벽 등 글로벌 하방위험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감을 했고 이에 대한 대처 과정에서 양적완화 문제에 대한 의제화도 이뤄졌다”며 “신흥국으로서 선진국을 견제하는 논리와 함께 우리의 거시금융시스템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