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상속세를 주식으로 냈더니 정부가 이 물량을 공기업에게 현물출자해 전략적 투자자처럼 나서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다름 아닌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의 경우다.
◆ 정부, 수출입은행에 1000억 현물출자
기획재정부는 17일 한국수출입은행에 1000억원을 현물출자했다.
이번에 출자한 재산은 한국도로공사 주식 955만여주(총 발행주식의 0.38%)이며, 정부의 수출입은행에 대한 지분율은 67.1%에서 67.5%로 0.4%포인트 높아졌다.
그런데 정부가 과거 민간기업 지분도 공기업에 현물출자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으로 지적되고 있다.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을 비롯한 친인척들은 지난 2003년 고 신용호 선대회장으로부터 교보생명 지분을 40% 가까이 상속한 바 있다.
이 가운데 교보생명 주식 5.85% 지분도 함께 국세물납됐다. '국세물납'이란 말 그대로 국세로 낼 세금을 현금대신 주식이나 부동산 등 현물로 납부하는 것을 뜻한다.
◆ 상속세로 냈더니 정부가 '주요주주'
그런데 신 회장 측이 물납한 교보생명 지분 5.85% 물량은 현재 수출입은행으로 옮겨져 있다. 그 이유는 정부가 지난 2008년 12월 수출입은행에 현물출자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수출입은행의 자본을 확충, 자금조달 능력을 확대키로 하고 이 주식을 현물출자했다고 밝혔다.
원래 국세물납 주식의 경우는 최대한 빨리 현금화해서 국고로 환수하게 되는 것이 원칙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부가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에 대해서만은 통상적인 매각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또다른 논란의 불씨를 키울 수 있다. 먼저 재정부는 수출입은행에 교보생명 지분을 현물로 넘김으로써 신창재 회장 측의 경영권 유지를 배려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될 수 있다.
하지만 똑같은 이유에서, 정부가 수출입은행을 통해 교보생명 지분을 계속 보유함으로써 교보생명이란 민간 기업에 대한 영향력을 영속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 신창재 회장, "우호지분" vs "눈치보기"
그런데 이 지분은 올해들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교보생명은 올해 대우인터내셔널과 한국자산관리공사가 회사 지분 34%를 잇따라 외국계에 매각하면서 현재 교보생명은 외국계가 50% 넘게 보유하게 된 상황이다.
신창재 회장 측은 이 가운데 일부가 자신의 우호지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수출입은행 5.85% 지분도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신 회장 측에 우호지분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회사 지분이 과반에 크게 못미치는 신 회장 측은 수출입은행 지분이 있어야만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동시에 국책은행이 주요주주로 돼 있어 정부의 감시에서 한 순간도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교보생명 지분에 대해 잇딴 전략적인 선택을 함으로써 사실상 '백기사'나 마찬가지인 전략적 투자자로 나섰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교보생명 지분에 대해) 보유만 할 뿐 어떤 '전략적인 결정'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 공식적인 방침"이라고 말했다. 당시 이같은 결정을 한 책임자는 당시 강만수 전 장관인 것으로 확인됐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뭐라고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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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