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3일 박 회장이 서울대학교 공과대학교에서 열린 ‘젊은 청년에게 두산이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수차례 강조한 것은 바로 ‘따뜻한 성과주의’와 ‘조직원간 결속력’이었다. 이 조직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핵심 키워드로 본 것이다.
대표적으로 두산그룹은 인사평가시 일괄 점수로 개인을 환원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 특성에 입각해 돋보이는 항목과 모자른 항목에 대해 전달하고 개선과 발전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한다. 인사평가에 그 개인이 가진 강점과 단점의 항목을 명시하고 이에 따른 과제를 주는 방식이다. 평가를 위한 제도가 아니라 육성을 제도인 것이다.
박 회장은 “공부를 잘하는 아들과 매일 노는 아들이 있다면, 한정된 재원을 공부 잘하는 아들에게 돈을 투자하는 것이 맞다”며 “하지만 노는 아들이 공부하겠다고 했을 때 혼쭐을 낸다면 그 아이는 발전을 포기하게 된다”고 예를 들었다.
그는 “모든 직원 역량이 다르고 특화된 방향도 다르다”며 “조직원이 어떤 모습으로 어디에 서있는지 알아야 그가 발전을 위해 움직일 때 회사에서 지원할 수 있다. 이것이 조직의 역량으로 발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에서 성공과 실패라는 이분법적 시각을 버리려고 노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박 회장이 ‘올바르지 못한 성공보다는 실패가 낫다’고 강조한다. 실패에서는 배울 수 있지만 운에 의한 성공에서는 배울 수 없다고 보는 것이 그의
박 회장은 “실패하더라도 그 과정을 면밀하게 관리한다면 더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며 “실패의 과정을 보지 않는다면 결과지향적 성과주의가 되고 이는 단기성과주의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결국 단기성과주의에 빠지게 되면 모든 인간은 도구화 되고 조직원이 머리숫자로 전락하는 순간 편법과 불법만 나오게 될 뿐 그속에 구성원 역량의 성장은 없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단기성과가 장기성과를 가로막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는 셈이다.
아울러 이같은 조직 철학의 배경에는 조직원과 기업의 ‘신뢰’가 바탕이 되고 있다.
박 회장은 “팀웍을 통해 조직 역량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간에 뿌리깊은 신뢰가 있어서 조직의 응집력이 단단해질 때 팀워의 플랫폼이 만들어진다”며 “그러려면 조직 운영의 롤이 팀웍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세팅돼야 한다”고 말했다.
요컨대 조직원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약속을 지킬 수 있게 조직을 운영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실수에 대해 조직이 감정적으로 가혹하게 대처하면 실수를 숨기기에 급급해진다”며 “실수를 숨기게되면 신뢰가 깨지고 실수가 공유되지 않아 실수의 경험이 조직역량으로 자리잡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실수에 대한 징벌보다는 실수 원인 규명이 먼저라는 이야기다. 결국 감정적인 신뢰가 아닌 조직의 신뢰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차원에서 조직의 룰로 신뢰를 관리해나가 야한다는 뜻이다.
주목할 점은 이같은 인간중심 경영이 단순히 사회공헌이나 이미지 메이킹 차원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앞으로 100년을 생존하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도입한 전략이라는 것이 박 회장의 지론이다.
그는 “우리가 인간중심 경영을 한다고 성과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최근 활발해진 지속가능경영 연구의 출발점은 임직원이 조직에서 자신의 삶의 의미찾고 자랑스럽고 만족할 때 기업의 영속성이 나온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재계 10위로 꼽히는 두산그룹의 경영성과를 모두 인간중심 경영에서 찾는 것은 아직까지는 한계가 있다. 박 회장 스스로 언급했지만 두산그룹 역시 성과주의를 최고 가치로 두던 시절이 있었다. 인사 고과에 성과 항목이 100점 만점에 40점이 들어갔었을 정도다.
두산그룹이 인간 중심 경영을 선포한 것은 비교적 최근 일이다. 때문에 두산그룹에 대한 시각은 지금까지보다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과감한 직원들의 복지, 많은 휴가, 파격적 근무환경 등 다양한 경영기법이 나왔지만 이것이 장기간 지속된 사례는 아직 손으로 꼽을 정도”라며 “이제부터 두산의 성장이 인간 중심 경영의 성적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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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