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유혜진 기자] 증권사들의 대표적인 고비용 인력중 하나인 애널리스트(금융투자분석사)의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 애널리스트 기근 현상을 겪어왔던 증권업계의 요구를 반영한 조치다. 게다가 증시침체에 따른 증권가 불황이 지속되면서 애널리스트의 입지도 약화되고 있어 '애널리스트 거품'도 사그라들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금투협, 애널리스트 '문호개방'...왜?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금융투자전문인력과 자격시험에 관한 규정'을 개정, 애널리스트 등록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다른 업종에서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이직할 경우 1년이상 RA(보조연구원)으로 일해야 한다는 규정을 삭제했다.
또 금융투자분석사 자격증 취득이 면제되는 기관을 기존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연구원 두 곳에서 일반 기업의 연구소까지 대폭 확대했다.
확대된 연구기관의 범위는 국가, 지방자치단체, 한국은행이 출자한 연구기관, 금융기관이 출자한 연구기관, 공사 등 법인이 출자한 연구기관, 주권상장법인이 출자한 연구기관 등이다.신용평가회사에 근무하는 전문인력 역시 면제 대상으로 포함됐다.
면제 기관을 두 곳으로 한정한 데 대해 업계의 불만이 커지자 협회는 개정작업을 추진하면서 열거주의를 포괄주의로 바꾸는 방안을 고심해왔다. 개정된 규정이 여전히 열거주의 취하고는 있지만 '주권상장법인'까지 범위를 넓혀 사실상 대부분의 연구기관을 포함한 셈이 됐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애널리스트 등록 규정이 강화되면서 타업계에서 증권업계로 진입하는 경우가 대폭 줄었다. 진입장벽이 높아지자 애널리스트의 몸값이 덩달아 뛰었고, 특히 중소형사들을 중심으로 강화된 규정에 불만에 쏟아냈다.
지난해까지 협회는 "애널리스트의 보고서가 투자자들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큰 만큼 규정을 완화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증시불황에 따라 업계의 불만이 더 확대되자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에는 신평사 출신의 크레딧애널리스트가 증권사로 이직한 후 애널리스트로 등록하지 않은 채 분석보고서를 발간해 협회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크레딧애널리스트는 애널리스트중에서도 비교적 몸값이 높은 분야중 하나다.
자격 취득 면제 기관의 범위를 대폭 늘린 것과 함께 경영, 경제학 등 증권관계분야 석사 학위를 보유해야 한다는 규정 역시 폐지됐다.
완화된 규정에 따라 타업종에서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이직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R&D), 산업동향 분석업무에 3년 이상 종사한 경우 10시간의 윤리·준법 교육을 이수하기만 하면 된다.
◆증시침체..애널 "입지약화"
증시 침체와 애널리스트 등록 규정이 완화가 맞물리면서 애널리스트의 '몸값'도 꺾일 조짐이다.
실제 일부 증권사는 비용 감축을 이유로 애널리스트들의 연봉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임에도 재계약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아마 지금이 연봉을 재계약하는 시점이면 상당수가 연봉삭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침체로 증권사들이 고비용 인력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나가라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경우는 사실 거의 없다"면서도 "고액연봉자가 알아서 나간다고 하면 은근히 반기는 분위기가 됐다"며 자조섞인 말을 하기도 했다.
B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증권사들이 2004년 이후 RA를 많이 채용하기 시작했는데 이들이 성장해서 본격적으로 자기 글을 쓸 수 있게 됐다"며 "시니어들의 스카우트 수요가 그만큼 줄어들어 몸값의 거품이 빠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C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기존에도 애널리스트들의 연봉 거품에 대한 논란이 내부적으로 있어왔다"며 "과거 산업 동향을 분석해서 현재의 상황을 동원해 밸류애이션을 측정하는 연구를 많이 해야 하는데 사실상 리포트는 쉽게 처리하고 인맥 관리 하는데 치중을 하면서 애널리스트가 받는 연봉 만큼의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증권사 수익이 좋았을 때는 인건비 여유가 있어 애널리스트 비용을 떠안았지만 지수 약세가 이어지고 증권사 수익 부진이 계속되며 이같은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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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