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부채위기와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에 따라 미국과 독일을 중심으로 국채시장이 유동성 홍수를 연출하고 있다.
투자자금이 오스트리아와 네덜란드 등 안전자산을 찾아 투자 반경을 넓히면서 마이너스 금리에 국채를 발행하는 사례가 꼬리를 물고 있다.
하지만 이들 안전자산에 또 하나의 버블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경고가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힘을 얻고 있다.
◆ 유로존 중심국 마이너스 금리 속출
미국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유로존에서도 ‘기록’이 속출하고 있다.
독일이 이미 초단기 국채를 마이너스 금리에 발행한 데 이어 18일(현지시간) 2년물 국채의 발행 금리도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졌다.
이날 독일은 41억7000만달러 규모의 2년 만기 국채를 마이너스 0.06%에 발행했다. 2년물 국채 발행 금리가 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의 수익률이 바닥권으로 떨어지자 투자자들은 오스트리아와 네덜란드, 프랑스 등으로 투자 반경을 넓히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국채 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수익률을 끌어내리는 양상이다.
오스트리아 2년물 국채 수익률이 최근 마이너스 0.018%를 기록,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졌다.
오스트리아는 유로존 내에서 실업률이 가장 낮은 한편 부채 규모가 GDP의 72%로 네덜란드 다음으로 가장 낮다. 국채 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급증하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프랑스 2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0.05%를 밑돌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 마이너스 금리에 근접하는 움직임이다.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최근 2.07%까지 하락, 사상 최저치 기록을 다시 세웠다.
이밖에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5% 내외에서 거래되고 있고, 독일 10년물은 1.20% 선에서 움직이는 상황이다. 미국 5년물 국채는 최근 0.6%까지 하락,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 안전자산? 또 다른 버블
글로벌 전반에 걸쳐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을 찾는 투자 수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국채의 수익률이 지극히 낮을 뿐 아니라 심지어 마이너스 금리로 떨어졌지만 손실 리스크를 피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것이 투자자들의 정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안전자산 매수 러시가 이미 버블을 양산하기 시작했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경기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국채 가격이 지나치게 고평가됐고, 이미 지속 가능성이 희박한 영역에 도달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자체적인 부채와 재정적자 문제가 악화되는 상황이고, 대선 이후 이른바 재정절벽 리스크가 가시화될 경우 커다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매튜 린은 “최근 이른바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국채를 매입할 경우 중앙은행에 대적하거나 버블에 터무니없는 값을 치르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뱅가드 그룹의 로버트 오웨터 채권 헤드 역시 “미국은 눈덩이 부채를 떠안은 채 중장기적인 자금 조달에 대해 어떠한 구체적인 계획도 세우지 못한 상황”이라며 “유로존 부채위기에 가려진 현실이 드러나면서 투자자들이 국채에 프리미엄을 요구하는 상황이 머지않아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가들은 국채 이외에 스위스 프랑과 덴마크 크로나 등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일부 통화 역시 버블 영역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들 국가의 중앙은행은 안전자산이라는 시장의 평가를 반기지 않으며, 통화 평가절상을 억제할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어 프랑이나 크로나 등을 매입할 경우 버블 이외에 정책적인 리스크까지 떠안는 셈이라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