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기석 기자] 국내 외환시장이 유로/달러 움직임에 민감하게 변동하면서 몸살이 날 지경에 이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틀째 하락하며 일단 1170원대 치솟던 상황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15일째 순매도를 지속하고 유로/달러의 변동성이 미묘하게 돌발 등락을 하면서 원/달러 역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의 2차 파동이 지속되면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문제가 지난 주말 미국에서 열린 G8 정상회담 이후 다소 누그러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유로/달러가 1.26선대까지 급락하던 상황에서 단기 급반등하며 1.28선대로 오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63.20원으로 전날보다 5.70원 하락하며 전날에 이어 이틀째 하락했다.
그렇지만 개장초 하락하던 원/달러 환율은 1161.00원을 저점으로 찍은 이후 추가 하락을 하지 못하고 반등, 장중 1165.50원을 고점으로 갭다운 이후 등락을 지속, 장중 4.50원의 변동폭을 보였다.
장중 변동폭만으로 보면 하루 4.50원이면 그리 큰 편이 아니다. 그렇지만 전날 종가 대비 5.70원 급락한 상황에서 1163.20원으로 갭다운했고, 이후 1161.00원까지 밀렸다가 장중 1165.50원으로 오른 이후 막판 다소 밀리며 1163.20원으로 숨가쁘게 움직여야만 했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기민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유로/달러의 움직임이 변죽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달러는 전날 미국 유럽의 주가 반등과 함께 유로존 위기 완화 기대 속에서 1.2820선대까지 급반등했었다.
그렇지만 이날 아시아시장에 들어와서 유로/달러는 장중 1.27선대로 다시 하락했다가 장중 1.28선대를 오르는가 했더니 다시 하락, 1.27선대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시장 플레이어들의 손들이 유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움직였고 원/달러의 돌발 변동성도 높아졌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당국이나 시장 모두 온통 유로만 쳐다보고 있다”며 “유로/달러가 1.28선대로 반등했다가 밀려오면서 원/달러 움직임도 그에 따라 낙폭이 커졌다가 다시 제한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고 전해왔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들도 주식시장에서 개장초 뉴욕주가 상승 등에 힙입어 15일만에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시장심리를 급하게 만들어 왔다. 그렇지만 외국인들은 장중 순매도로 다시 전환, 이날 287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15일째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들의 주식투자매매행태가 5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순매도에서 현격하게 줄어들면서 순매수 전환까지 이르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내 유로존 위기감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는 지난 주말 G8 정상회담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반대하고 잔류를 지지하는 등 회의 결과에 기대는 측면이 강하다. 그럼에도 유로본드 도입이나 프랑스와 독일 등의 긴축 또는 성장에 대한 합의가 구체적으로 도출된 것이 없다.
특히 그리스의 연방 정부 구성 실패가 카드로 쓰여지면서 유로존의 기존 해법이 와해되고 도덕적 해이를 몰고 오고, 이에 따라 재정위기가 다시 재연되는 악순환이 연출될 가능성에 대해 시장의 우려는 아직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지난 주말로 한 고비를 넘기고 오는 23일 EU정상회담 등을 앞두고 시장의 안도감이 다소 생겨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단기 낙폭과대 인식에 차 있던 미국의 뉴욕주가도 7일만에 반등했으며, 이를 받아 아시아 시장에서도 주가 반등 흐름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경계감이 일면서 상품시장이 조정을 받고 국제유가나 원자재 가격이 주춤한 가운데 호주 달러의 약세가 변동성에 취약성을 드러내는 모습도 보이는 등 하나의 파장을 보이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둔화 문제는 외부적인 문제이면서도 국내 성장률을 3%대 수준에서 좀더 떨어뜨리는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런 이유 등으로 KDI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8%에서 3.6%로 0.2%포인트 낮추게 됐다.
그렇지만 현재의 상황이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금융시장의 혼란에 따른 것이지 경제성장이나 수출 등 펀더멘탈에 커다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는 시각은 제한됐다는 분석이다.
국내 경제의 경우도 중국의 경기둔화에 따라 유럽에 이어 중국에 대한 수출 약화 가능성이 우려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원자재 시장의 하향 안정에 따른 수입 축소도 동반되면서 상쇄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점에서 당분간 외환시장의 여전히 펀더멘탈보다는 유로존의 위기 상황, 중국의 상품시장 변동성 등이 집약된 유로/달러의 동향에 따라 변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국내 원/달러 환율은 전적으로 유로 변동성에 놓여 있고 시장이나 당국도 온통 이를 중시하고 있다”며 “유로존 사태 해결 여부에 따라 시장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원/달러 환율은 1160원선에서 등락할 것이나 1150원 이하로 급락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면서도 “다만 유로/달러가 1.28선대를 강하게 회복한다면 1170원을 고점으로 하는 하락 변동성 장세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경기둔화가 다소 급박하게 진행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면서도 “그렇지만 중국 변수가 국내 수출입 등 펀더멘탈 상황에 큰 변화를 미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의 경기둔화로 투자가 줄어들 경우 중국 관련 기업들의 실적, 그리고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원자재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국내 기업이나 정부도 그에 대한 대책을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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