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융시장이 스페인 부채위기에 대한 불안감을 점차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연초 이후 처음으로 6% 선을 넘었고, 신용부도스왑(CDS) 스프레드도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파장은 국채 뿐 아니라 외환시장까지 두루 확산됐다.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 10년물 국채 수익률 올 들어 첫 6% ‘터치’
16일(현지시간) 스페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장중 6%를 넘었다. 스페인 정부의 재정 건전성과 부채 상환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것으로, 수익률이 6% 선을 밟은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이날 장중 10년물 수익률은 17bp 오른 6.16%까지 상승한 후 상승폭을 축소, 6.07%에 마감했다. 5년물이 장중 5%까지 올랐고, 2년물 역시 3.70%를 기록하는 등 국채 수익률이 일제히 연중 최고치를 나타냈다.
원리금 상환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상황으로 내몰리는 소위 임계점이 ‘10년물 7%’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시장의 긴장감이 최근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는 양상이다.
10년물 수익률 6%는 심리적인 저항선으로, 이를 넘을 경우 7%까지 가파르게 상승한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설명이다.
라보뱅크의 린 그레이엄 테일러 채권 전략가는 “스페인 국채 시장은 본격적인 위기 상황으로 이미 치달았다”며 “어떤 형태로든 구제금융을 신청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ECB의 개입이 없을 경우 국채 수익률 상승세를 꺾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 시장의 눈은 ECB에..최근 국채 매입 없어
금융시장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우선 ECB의 국채 매입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지만 ECB의 움직임은 미지근하다.
스페인 국채 수익률은 이달 들어 상승 추이를 지속하고 있지만 ECB는 즉각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았다.
이날 ECB에 따르면 5주 연속 직접적인 국채 매입을 전혀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장기저리대출프로그램(LTRO)을 시행한 이후 국채 매입에서 손을 놓은 셈이다.
하지만 스페인의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를 지속할 경우 ECB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 투자가들의 주장이다. 스페인 정부 역시 최근 ECB에 국채 매입을 재개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브느와 꾀레 ECB 집행위원이 최근 국채 매입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클라스 노트 집행위원은 이에 대해 “지난해 11월 국채 매입에도 스페인 국채 투매가 진정되지 않은 만큼 이를 재개할 가능성은 낮다”며 “가급적 국채 직접 매입을 두 번 다시 진행하지 않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코메르츠방크의 레이너 군터만 채권 전략가는 “ECB는 국채 매입을 재개하는 데 강한 열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여기에 IMF도 구제금융 확대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오는 18일 스페인의 국채 발행에 또 한 차례 충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CDS 급등..금융시장 일대 혼란
스페인 부채위기에 대한 국채시장의 경계수위가 높아진 가운데 파생상품으로 파장이 확산됐다.
런던 장중 이날 스페인 국채 CDS는 19bp 뛴 521bp를 나타냈고, 이탈리아 CDS 역시 8bp 오른 443bp를 기록했다. 유럽 15개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마르키트 아이트랙스 소빅스 웨스턴 유럽 인덱스는 283까지 올랐다.
인베스텍 방크의 엘리자베스 아프세드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스페인 부채위기와 그 전염성에 온통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위기가 스페인과 이탈리아까지 확산될 경우 이를 해소할 구제금융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포르투갈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2bp 동반 상승, 12.68%에 거래됐고, 프랑스 10년물도 7bp 뛴 3.02%를 기록했다.
반면 독일 10년물 수익률은 2bp 하락한 1.72%를 기록했다. 장중 수익률은 1.71%까지 하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