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가장 고통이 적게 유로존을 해체할 수 있는 방법 5가지가 제출됐다.
지난 3일 '유로화의 고통없는 해체 방법'을 멋지게 제시한 경제학자에게 총상금 25만 파운드(원화 4억 5000만원 상당)를 부여하는 울프슨경제학상(Wolfson Economic Prize) 후보군과 그 다양한 해법이 공개되어 주목을 받았다.
특히 네덜란드의 10살 소년이 후보군에 포함되었다는 소식이 현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떠들썩한 화젯거리가 됐다.
울프슨경제학상을 제정한 영국의 백만장자인 의류유통업체 넥스트 최고경영자(CEO) 겸 토리 귀족인 사이먼 울프슨 경이다. 이 경제학상의 상금은 노벨경제학상 다음으로 많다.
이날 유럽 주요 언론들은 올해의 울프슨 경제학상 공모에 모두 400건 이상이 참여했으며, 그 중에서 가장 유력한 최종 후보군 5곳이 발표됐고 보도했다.
◆ 가장 손쉬운(?) 유로존 해체 방법 5가지
로저 부티가 이끄는 캐피탈이코노믹스의 팀, 개인투자자 캐시 돕스, 노무라증권의 젠스 노드빅과 닉 피루졔, 레코드커런시매니지먼트의 닐 레코드 그리고 배리언트퍼셉션의 조너선 테퍼 등이 그들이다.
부티의 팀은 일주일 만에 비밀스러운 작전을 통해 취약해진 주변국이 유로존을 떠나고 일시적인 자본통제를 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새로운 국가통화로 국가 부채를 화폐 변경하는 것은 국가부도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옥스포드대학 공과대학원을 나온 캐시 돕스는 달걀을 노른자와 흰자를 분리하는 비유를 통해 질서정연한 유로화의 해체가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유로존을 두 개의 지역으로 나눈 뒤에 각각의 중앙은행과 두 지역 통화(요크/화이트)의 바스켓으로 이루어진 공통통화로 유로화를 대체하자는 제안이다.
노드빅 등은 유로존을 떠나는 나라의 경우 자국법 하에 발행된 국채는 유로존 내에서 이 나라의 비중을 감안해 만들어진 부차 화폐인 ECU라는 새로운 통화로 화폐변경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닐 레코드 대표는 유로존 해체 계획의 세부안은 비밀로 하는 음모적인 방식을 제안했다. 독일과 프랑스가 구성한 특별 태스크포스(TF)가 매주 이행전략표를 만드는 식이다.
배리언트의 테퍼는 역사적 경험으로 볼 때 통화동맹의 해체가 파멸적이지는 않다면서, 유로존 탈퇴가 문제가 아니라 탈퇴하게 된 취약성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유로존을 탈퇴하는 나라는 두려워할 필요가 없이 그로 인해 얻어지는 혜택을 누리면 될 것이며, 다만 과거의 교훈으로 볼 때 자국통화로의 전환을 위한 비밀작전을 일주일 여만에 달성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에 최종 후보명단에 포함된 곳은 일단 1만 파운드(원화 1800만원 상당)의 상금을 확보하게 되며, 5월말 이전까지 제시한 아이디어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울스픈경제학상 최종 수상자는 오는 7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울프슨 경은 이번에 후보군을 발표하면서 제출된 많은 아이디어들에 대해 "환상적이고 감명깊었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존이 해체될 경우 다수 통화들이 대거 평가절하되면서 대규모 디폴트사태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데, 이에 따라 발생할 자본도피를 어떻게 제어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후보군에 속한 참가자들은 이날 런던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서 최근 그리스에 대한 제2차 구제금융이나 유로존 방화벽의 증액 등 일련의 유로존의 위기 해법은 단기적인 것 이상이 되기에는 힘들어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부티 대표는 "멀지 않은 시점에 그리스는 유로존을 탈퇴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이렇게 되면 유로존 내 취약한 국가들에게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독일이 수출 위주의 경제 구조에서 내수경제를 더 살리는 쪽으로 균형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리언트퍼셉션의 조너선 테퍼는 당분간 그럭저럭 위기를 헤쳐나가려는 시도가 있겠지만, 결국 "유로존 이탈로 경제적 이득을 보게 되는 나라는 이탈하려고 할 것이고, 또 경제적 압력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도록 강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가디언지는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경제자문역을 맡았던 스코트씨가 유로화를 "경제를 잠식하고 나아가 민주주의를 침식하는 '인류 파멸의 흉기'"라고 묘사했다고 전했다. 그는 "통화 해제는 금융적으로나 법적으로 분명히 극도로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될 것인데, 이번에 참여한 경제전문가들의 견해는 모두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각자 주장을 좀 더 발전시킬 기회를 주는 것이 좀 더 정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10살 네덜란드 소년의 기발한 아이디어 '화제'
한편, 이번 울프슨경제학상 경쟁에는 네덜란드의 유르 헤르만이라는 10살 소년이 참여, 당당히 1차 후보군에 포함되어 화제가 됐다. 헤르만은 참신하고도 간략한 아이디어를 제출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100파운드(원화 18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받았다.
헤르만의 아이디어는 반 페이지 분량의 아이디어와 이를 도식화한 그림 한 장으로 이루어졌다. 아버지의 도움으로 영작한 아이디어 제출용 편지에서 헤르만은 간단하게 "그리스인들이 보유한 유로화를 모두 은행으로 가져오고 대신 드라크마화를 받아가면, 은행은 이 유로화를 모두 정부에 지원해 대외부채를 갚도록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헤르만은 "그리스인들이 급격한 평가절하를 우려해 유로화를 보유하려고 할 것인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유로화를 보유한 그리스인들이 국내에서나 국외에서 적발되면 보유한 돈의 두 배에 달하는 큰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하면 울며겨자먹기로 은행에 유로화를 교환하러 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자기 아이디어의 핵심을 몇 줄로 정리했다.
소년은 "이렇게 그리스가 모든 부채를 갚고 나면, 다시 유로존을 가입하면 될 것"이라고 천진난만하게 주장했다.
아래는 헤르만이 제출한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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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