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라틴 아메리카와 아시아 신흥국, 아프리카 등 이머징마켓의 국채는 선진국 국채에 비해 리스크가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하지만 유로존 부채위기가 이 같은 고정관념을 뒤집어 놓았다. 국채시장에서 이들 이머징 국가들의 채권이 인기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국채시장의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시장조사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이들 이머징마켓의 국채 발행액은 올들어 첫 2주 동안 113억달러에 달했다.
대부분 입찰 최대 목표액을 훌쩍 웃도는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반영했다.
국제 신용평가사는 여전히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 유로존 주변국에 우량한 등급을 부여하고 있지만 실제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들보다 인도네시아 등 이머징마켓의 투자 수요가 높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얘기다.
이튼 반체 글로벌 매크로 앱솔루트 리턴 펀드의 에릭 스테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국채 리스크에 대한 기존의 통념에서 벗어나 경제 펀더멘털에 근거한 가치 및 리스크 평가를 내릴 때”라고 강조했다.
◆ 미국 독일 국채 자금 집중, 우량 신흥국 국채는 신바람
물론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과 독일의 국채가 인기 상종가를 누리고 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 발행 금리는 사상 최초로 2.00%를 밑돌았고, 독일은 6개월물 국채를 마이너스(-) 금리에 발행했다.
이와 동시에 이머징마켓 국채 역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필리핀이 지난주 실시한 15억달러 규모의 25년물 국채 발행에 125억달러의 자금이 몰렸고, 이에 따라 발행 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5%로 떨어졌다.
인도네시아의 30년물 국채 역시 사상 최저 금리인 5.375%에 발행됐고, 콜롬비아도 15억달러 규모 29년 만기 국채를 4.964% 금리에 발행했다.
이는 이탈리아의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7% 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의미있는 수치라는 평가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최근 신용등급이 투자등급을 회복한 데 따라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와 남아공, 페루, 폴란드 등도 올들어 첫 10일동안 발행한 국채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 발행액인 41억달러의 두 배를 웃돌았다.
지난주 브라질이 7억5000만달러 규모의 글로벌 본드를 3.449%의 금리에 발행,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했다. 카타르 역시 지난달 50억달러 국채 발행에 100억달러의 자금이 몰리면서 금리를 최저치로 끌어내렸다.
얼라이언스 번스타인의 마르코 산타마리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주요 보험회사들이 분산 투자 차원에서 이머징마켓과 투자등급 국채를 적극 매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카르타의 증권사인 다나렉사 증권의 에비 피디아사리 채권 애널리스트는 “유로존 부채 위기에 따라 불확실성이 증폭된 가운데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신흥국 국채가 대체 투자자산으로 크게 부상했다”며 “과거 이머징 국채 매입이 제한됐던 기관 투자자의 자금이 새롭게 유입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특파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