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달러가 지지선 없는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유로/달러는 그동안 유로존 부채위기에도 1.32~1.34달러에서 강하게 버텼으나 이같은 심리적, 기술적 지지선을 모두 뚫고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주 EU 정상회의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시장 예측이 나쁜 쪽으로 정확히 맞아떨어진 셈이다.
또 정책자들이 내놓은 해결책이 근본적이 사태 해결과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유로 하락을 통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유로/달러 1.30 강력한 지지선 붕괴, 1.20선도 위태할 듯
14일(현지시간) 유로/달러는 런던외환시장에서 1.30달러 아래로 밀린 데 이어 뉴욕외환시장에서도 약세 흐름을 지속, 1.30달러 밑에서 마감했다.
이날 유로/달러는 장중 1.2946달러를 저점을 반등을 시도했지만 상승 탄력은 미약한 상황에서 1.2986달러에서 겨우 마쳤다.
유로/달러가 1.30달러 아래로 밀린 것은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EU 정상회의 결과에 대한 실망을 본격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로의 하락에 제동을 걸거나 상승 반전을 이끌어낼 촉매제가 거의 전무하다는 것이 외환시장 전문가의 의견이다.
유로존의 성장 전망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데다 ECB의 금리 인하 가능성, 여기에 글로벌 중앙은행과 기관 투자가들이 유로 표시 자산 비중을 축소하는 움직임까지 악재가 꼬리를 물고 있다.
지난 2010년 6월 그리스가 첫 구제금융을 받았을 때 유로/달러는 1.20 아래로 밀렸다. 유로/달러가 당시 저점까지 밀릴 가능성이 열렸다는 데 외환 투자가들은 입을 모았다.
RBS 글로벌 뱅킹 & 마켓의 예스퍼 바그만 외환 헤드는 “가까운 시일 안에 유로/달러가 1.20까지 밀릴 것”이라며 “내달 1.17달러선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EU 정상, 끝내 시장 심리 못 읽어내나
부채 위기에 따른 파장이 외환시장을 강타했지만 정치권은 ‘마이웨이’를 고집했다.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다시 한 번 유로본드의 도입에 대해 반기를 들었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독일은 지난주 EU 정상회의 결과가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충분할 것으로 확신했다“며 “하지만 위기 해결을 위해 추가적인 협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밑그림만 제시하는 회의를 거듭하는 데 대해 투자자들이 인내심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브루킹스의 더그 엘리엇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EU 정상들의 해결책은 근본적인 위기 해법이 아니다”라며 “더구나 당장 눈앞에 닥친 부채 만기를 어떻게 넘길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이 제시되기 않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정상들이 내놓은 방안을 언제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 오리무중인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 확대에 대한 문제도 풀리지 않는 등 굵직한 사안에 대한 진전이 없다고 지적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벤 메이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4분기 유로존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전망”이라며 “또 한 차례 깊은 경제 침체가 본격화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존 기업의 가격 및 수출 경쟁력 측면에서 유로 하락이 오히려 약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크레디트 아그리콜는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벤 버냉키 의장이 통화정책에 이렇다 할 변화를 시사하지 않은 데 따라 내년 1분기까지 달러가 보다 강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특파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