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홍군 정탁윤 기자]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지난해 11월 채권단에 냈던 이행보증금 2755억원을 결국 되돌려 받기로 했다. 또 이행보증금과 별도로 채권단이 실사에 응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50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현대그룹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공감의 민병호 변호사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건설 채권단을 상대로 입찰 과정에서 이행보증금으로 납부한 2755억원의 반환과 손해배상금 500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민 변호사는 "채권단이 외부의 압력에 의해 태도를 바꾸고 양해각서상 의무를 불이행한 부분에 대해 책임을 묻는 취지"라며 "어제(22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현대건설채권단이 "5%의 이행보증금을 납입했음에도 실사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양해각서상의 의무도 불이행 했다며 이는 배임적 2중매매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11월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외환은행과 MOU를 체결하고 매각대금의 5%를 이행보증금으로 냈지만, 이후 인수자금이 문제가 돼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상실했었다.
당시 현대그룹이 낸 이행보증금 2775억원은 현대그룹의 반환 요청이 없어 1년 가까이 채권단에서 보관해 왔다.
현대그룹은 이행보증금 반환을 낙관하고 있다. 민 변호사는 “가처분 소송 1심에서 재판부가 `이행보증금 몰취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드러낸 바 있다"며 "현대그룹이 계약 이행을 주장한 상황에서 채권단이 불이행한 것이기에 이행보증금은 반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그룹이 뒤늦게 나마 이행보증금을 찾겠다고 나선 것은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가 마무리된 상황에서 더 이상 현대건설에 집착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재계에서는 주력인 현대상선 지분 7.7%를 보유한 현대건설을 현대차그룹이 인수하면서 경영권에 불안을 느낀 현대그룹이 현대차의 현대건설 인수를 공식 인정하는 이행보증금 반환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봤다.
현대차그룹을 상대로 한 소송 취하, 현정은 회장의 장녀인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의 결혼식 등으로 범현대가에 화해무드가 조성된 점도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에 대한 미련을 접은 배경으로 꼽힌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문제에 대한 공은 현대차그룹으로 넘어간 지 오래다”며 “모처럼 현대가의 화해무드가 조성된 마당에 앙금이 될 수 있는 이행보증금 문제를 더 끌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 변호사는 “이번 소송은 현대차그룹과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지만 재계의 시선은 이면적인 사안에 집중하고 있다.
아직 현대차그룹도 현대건설이 보유중인 현대상선 지분에 대해 별다른 언급은 없는 상태다.
또 해운경기 불황국면에서 현대상선의 유동성 강화라는 실익측면도 이번 소송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상선은 2분기 500억원에 이어 3분기에도 98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으며, 선대확장 등 사업다각화를 위해서는 유동성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 현대상선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올해에만 5800억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또 현대증권의 증자 참여에 따른 실탄마련도 고민해야 한다.
현대차그룹등 범 현대가와의 화해 분위기 조성 필요성이나 혹은 이미 조성된 상황에서 유동성 강화라는 내실을 도모하는 게 현대그룹으로서는 일거양득의 묘수일수 있다고 재계 일각에서는 풀이한다.
그러면서도 법정이라는 공간에서 현안을 풀어나가 이해관계자 모두의 명분을 쌓는 것도 생각했음직 하다.
한편, 현대그룹의 이행보증금 반환 청구소송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관련해 채권단은 곧 협의회를 열어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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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홍군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