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최근 사재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히자 세간의 관심이 사뭇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쏠리고 있다. 지난 2008년4월 숙연하게 제시했던 이건희 회장의 일종의 '사회적 약속'이 안철수 기부바람속에서 세인들 머리에 떠올라서다.
지난 2008년 4월 '삼성 특검' 뒤 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에서 물러나면서 차명으로 갖고있던 삼성 계열사의 지분 처리와 관련 "실명 전환한 뒤 벌금과 누락된 세금을 납부하고 남은 것을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유익한 일에 쓰겠다는 잔여재산은 1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미 3년 7개월이나 경과했고, 사재 출연규모로는 사상 최대 규모이기에 이 회장이 어떻게 약속을 이행할 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17일 삼성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회장은 삼성 계열사 지분 출연 시기와 방법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단순히 거액을 기부하는 방식에 그치지 않고, 보다 잘 쓰일 수 있는 방식을 찾고있다는 얘기다. 지난 2002년에도 8000억원을 기부해 '삼성이건희장학재단'을 만들었지만 그리 좋은 평가는 받지 못하는 것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이와 관련 지난 2월 삼성경제연구소에 '사회공헌연구실'을 만들었다. 선진국이나 글로벌 기업들의 모범 사례 등을 연구해 더 나은 대안을 찾아보겠다는 의도였다.
사회공헌연구실(이하 연구실)은 관련해 2건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지난 6월 내놓은 '기업 사회공헌의 본질-SPIRIT'와 이날 나온 '지키고 싶은 소중함, 핑크리본의 도전'이 그것이다.
'기업 사회공헌의 본질' 보고서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총 16개국, 40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현장 인터뷰 등을 통해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이 보고서에서 연구실은 미케팅계의 석학 필립 코틀러의 말을 인용 "소비자가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영혼(Human Spirit)'을 가진 시장참여자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고 감동을 주려면 사회공헌에서도 영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영혼(SPIRIT)은 ▲ 사회적 투자(Social Investment) ▲ 사업 선정(Positioning) ▲ 조직 통합(Integration) ▲ 실행 관리(Review) ▲ 참여(Involvment) ▲ 투명성(Transparency) 등 6가지 원칙을 말한 것이다.
즉, 글로벌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자선'에서 지역사회 인프라 개선과 사회시스템 변화를 촉발하는 '사회적 투자'로 전환해야하고, 본업과의 관련이 높은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전략을 가진다.
또 전사차원의 사회공헌 전략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전담부서를 두고, 프로그램의 적합성과 성과를 시스템적으로 관리하는 '구조'를 갖고있으며, 구성원의 참여 활성화와 정보의 투명한 공개로 신뢰성을 높인다는 것.
아울러 GE와 IBM이 기업 비전에 건강 증진, 환경 보존, 인프라 개선 등 사회적 가치 제고를 포함해 사업과 사회공헌을 병행하는 사례 등도 제시했다.
'지키고 싶은 소중함, 핑크리본의 도전' 보고서는 내년이면 20주년을 맞는 유방암 조기검진 및 예방 캠페인인 핑크리본을 통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재조명했다.
미국의 시민단체인 코멘재단이 1991년 유방암 생존자들의 가슴에 핑크리본을 달아준 것으로 시작된 캠페인은 이제 전세계 90여개국의 수많은 비영리단체와 기업들이 참여하게됐다.
화장품회사 에스티로더의 수석부사장 에스티로더는 초창기였던 1992년 뉴욕 매장에서 150만개의 핑크리본을 배포하는 것부터 시작해 19년간 이 캠페인에 열정을 바쳤다. 화장품회사뿐 아니라 유방암 항암치료제나 조기진단기기 생산하는 기업, 항공사 등 큰 연관이 없는 기업들도 이 캠페인에 참여했다.
'핑크리본'이라는 공동브랜딩을 추구하는 파트너 기업들은 이를 통해 이미지 개선과 매출 증대, 고객 및 임직원의 충성도 제고라는 부수적 이익을 향유했다.
연구소는 "인식 제고, 참여 촉진, 확산 메커니즘의 선순환 고리가 핑크리본 캠페인 성공의 원동력"이라며 "선순환고리 형성 과정에서 기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들과의 지속적 파트너십 축적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건희 회장의 사회공헌 방식은 이들 연구결과를 상당부분 반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이 지향하는 '일등 제일주의'가 사회공헌에서도 구현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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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