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식품업계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한경쟁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고정관념을 무너뜨린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특화된 브랜드가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유통·식품업계의 튀는 상품,고객 마음을 사로잡는 상품을 따라가 봤다. <편집자 주>
[뉴스핌=이동훈 강필성 손희정 기자] 우리가 흔히 메모 기입 등을 위해 이용하는 3M사의 포스트잇은 사실 강력 접착제 개발 과정에서 나온 실패작이었다. 쉽게 떨어지고 고정하기도 적절치 않아 접착제로서는 활용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같은 연구소 직원인 아서 프라이(Arthur Fry)는 이 쉽게 떨어지는 접착력에 대한 발상을 전환했다. 당시 종종 떨어지기 일쑤인 서표에 이 접착제를 바르면 종이를 상하게 하지 않는 선에서 붙이는 메모지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제품은1980년 출시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히트 친 3M의 대표 상품이 됐다.
발상의 전환으로 기존에 없는 획기적인 제품을 만든 사례다. 이런 일은 비단 해외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최근 유통·식품 기업은 아이디어, 역발상 제품 개발을 위해 바쁜 걸음을 옮기고 있다.
전통적 내수업을 탈피해 세계무대로 나아가야 하는 업계에서는 치열한 경쟁체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년전만 하더라도 아이디어 제출이 건방진 행위로 생각됐는데 최근에는 신입사원까지도 앞다퉈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분위기가 됐다”며 “작은 아이디어조차 사업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에 구성원이 전적으로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 튀는 상품, 역발상으로 소비자를 사로잡다
실제 업계 주요 기업은 저마다 히든카드를 내놓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 상품을 잇달아 내놓는가 하면,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최근 라면시장에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흰 국물의 ‘꼬꼬면’, ‘나가사끼 짬뽕’이 대표적 역발상 제품이다.
빨간 국물이 대세를 이루는 라면시장에서 흰 국물 라면이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한 것.
이미 한국야쿠르트의 ‘꼬꼬면’은 연일 매진행렬을 이어갈 정도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삼양식품의 ‘나가사끼 짬뽕’ 역시 매운 흰 국물의 대명사로 잇따라 판매량을 갱신하는 중이다.
실제 식품·유통업계에서 새로운 도전이 연일 시도되고 각지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집에서 늘 지어먹는 밥을 인스턴트 밥으로 대체할 수 있겠냐는 우려를 딛고 출시된 CJ제일제당의 ‘햇반’도 튀는 상품 중에서는 빼놓을 수 없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출시 당시만하더라도 누가 반찬도 아닌 밥을 사먹겠냐는 우려가 회사 안팎에 팽배했다”며 “하지만 현재 ‘햇반’은 연 1500억원 규모의 즉석밥 시장을 열며 대표적인 역발상 제품으로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햇반’은 당초 우려와 달리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대 호평을 받는 효자상품이 됐다는 평가다. 올 초에는 맥시코에 600만 달러 규모의 ‘햇반’ 수출을 시작했고 미국시장, 유럽 시장에서 잇따라 호평을 받고 있다.
오리온의 '내츄럴 치클'도 고정관념을 깨면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케이스를 기존과 달리 양철로 만들어 종이 포장 껌 시장과 차별화를 이뤘다. 여기에 독특한 디자인을 가미해 슬라이드 휴대폰처럼 케이스를 밀어 올려 껌을 꺼낼 수 있도록 고안한 점이 돋보인다.
이마트는 최근 ‘스마트 카트’를 통해 카트를 단순한 ‘장 바구니’ 개념에서 ‘쇼핑의 동반자’ 개념으로 끌어올렸다. ‘스마트 카트’서비스는 스마트폰을 통해 얻은 쇼핑정보, 구매리스트를 매장내 카트와 연동하여 고객이 매장에서 쇼핑을 원활하게 하는 것을 도울 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쇼핑·할인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이마트의 ‘스마트 카트’는 소비자들에게 편리한 쇼핑을 제공하는 동시에 새로운 마케팅 채널을 확보하는 등 CRM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스마트카트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 구매이력 및 사용패턴 등을 분석해 개인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아이디어+기술력, 장기 히트상품 만든다
다만, 단순히 발상만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아이디어 이상으로 면밀한 검토와 기술력이 뒷받침 돼야한다고 말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튀는 제품이 반짝 히트상품이 아니라 오랫동안 사랑 받기 위해서는 식품시장을 새롭게 바라보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고 트렌드의 변화를 민감하게 살필 뿐만 아니라 제품의 품질도 높여야 하는 등 까다로운 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충고했다.
실제 지금까지 수십년간 1등 제품으로 사랑을 받아온 제품들은 아이디어와 품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1986년 출시된 농심의 ‘신라면’은 기존 라면제품에 매운 맛을 가미해 한국인의 입맛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신라면 제품 개발 당시 매운맛이 보편적으로 좋아하는 맛이라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특유의 매콤하고 얼큰한 맛을 만들기 위해 1년이 넘게 많은 연구원들이 고추재료 개발에 매달리고, 하루에도 수 십 번씩 원료를 분석하고 재배합하면서 라면국물을 만들었다.
그 결과, 제품 가격이 출시 당시 타사의 제품(100~120원)보다 훨씬 비싼 200원에 팔았지만, 출시 한 달 만에 라면시장 점유율 1위를 선점, 현재까지 라면업계의 절대 강자를 고수하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동아제약의 ‘박카스’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박카스’는 지난 1961년 처음 출시된 당시에는 ‘박카스-정’이라는 알약으로 출발했다. 평범했던 이 제품은 2년 후 드링크 형태의 ‘박카스 디’로 디자인을 바꾸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소비자들이 쉽게 복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이고, 피로회복제라는 콘셉트를 확고히 하면서 발매 1년만에 드링크 시장 1위라는 성과를 거둔 것. 1963년 이후 지난해까지 약 170억병을 팔려나갔다. 이 병의 길이를 더하면 지구 50바퀴를 돌 수 있는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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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