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고비 2번, 강한 테크윙 만드는 원천으로 삼아

[뉴스핌=고종민 기자]"직원들과 저희 회사에 대한 기술력이 성공의 원천이었습니다. 특히 제가 특허 소송에 시달리면서 스트레스로 암에 걸렸을 때도 전직원의 피와 땀이 맺힌 노력에 대한 생각에 이를 악물고 지금까지 왔습니다"
심재균 테크윙 대표이사(사장, 사진)는 지난 10여년의 테크윙 역사에 대해 "미래를 위해 쓰디쓴 보약을 마신 기간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심 사장은 전형적인 엔지니어 출신 최고 경영자(CEO)로 장인 정신을 강조하는 리더였다. 그는 인터뷰 내내 테크윙의 기술력에 대한 중요성 그리고 지속적인 노력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메모리 반도체 테스터 장비의 국산화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에 대한 자부심도 강했다.
실제 테크윙의 역사는 한편의 드라마다.
테크윙은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검사장비 납품업체로 시작했지만 그 계약관계는 얼마 지나지 않아 해지됐다.
하지만 1차 위기는 짧았다. 2002년~2003년 위기를 겪고 있던 하이닉스가 동반자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테크윙은 당시 128패러렐(Parallel, 반도체 칩을 한 번의 테스트에서 동시 처리하는 단위)급 테스트 핸들러를 최초로 개발했으며 하이닉스는 기사회생의 도구로 이 장비를 필요로 했다. 심 사장은 납품 과정에서 테스트 장비를 납품 하기 위해 사재를 털어 납기를 맞췄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결국 하이닉스와 테크윙이 동반 회생했다. 이를 발판으로 테크윙은 이듬해(2004년)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심 사장은 "마이크론·엘피다·샌디스크 등 해외 기업들을 처음 방문했을 때는 문전박대를 당했다"며 "당시에는 테크윙의 기술력에 대한 인지도가 부족했고 일본 어드반테스트가 시장의 상당부분을 잠식하고 있어 견제도 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고객사들과 수년 동안 접촉하면서 테크윙의 장비를 평가받고 개발력을 검증받았다"며 "현재는 80% 이상을 수출할 만큼 해외 협력사들과 관계는 돈독하다"고 덧붙였다.
2차 위기는 2005년 해외시장 개척에 한창이던 때에 찾아왔다. 테크윙의 해외 진출에 위기를 느낀 경쟁사들이 특허소송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테크윙 측은 기술력에 자신있었지만 법적 대응에는 미숙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앞선 자금력과 정보력으로 밀어붙이면서 법원에서는 소송 중에 가압류까지 명령했으며 앞서 2007년에는 소송문제로 코스닥시장 상장을 포기해야 했다.
심 사장은 "직원들과 나는 결백을 주장하는 상황이었다"며 "스트레스성 신장암과 늑막염으로 죽을 고비를 두번이나 넘겼고 엔지니어로서 결백과 자부심에 몸과 마음의 상처를 받았었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그는 "하지만 현재 병은 모두 완치됐고 경쟁사와의 소송도 승리해 모든 짐을 덜었다"며 "그때의 경험이 더 강한 테크윙을 만든 밑거름"이라고 덧붙였다.
심 사장은 자신의 남은 과제로 시스템 반도체 테스트 핸들러의 납품을 꼽았다. 테크윙은 현재(10월 기준) 시스템 반도체 테스트 핸들러의 개발 완료 단계(개발률 90%)에 있다.
그는 "납품처는 기존 거래선에 시제품을 제공해 테스팅을 받아 상품성을 검증받을 것"이라며 "이외에도 신규 거래선을 개척해 테크윙은 비메모리 검사 장비 시장에 성공적인 안착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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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