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르노삼성차의 올뉴 SM7은 회사 측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숫자로 알 수 있는 차다. 올뉴 SM7은 지난 7월, 기존 SM7 출시 후 7년 만에 완전히 공개됐다. 행운의 7이 우연찮게도 세 번 들어간 것이다.
올뉴 SM7이 르노삼성차의 ‘행운’이 될 수 있는지 이달 초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첫 느낌은 매끄럽다. 차 전체를 구석구석 살펴봐도 각진 구석이 없다. 앞범퍼와 뒷범퍼는 차체와 밀착돼 일체감을 준다. 또 라디에이터 그릴과 트렁크 등에 크롬 장식을 적용, 과하지 않을 정도로 화려하다.
실내는 무엇인가 꽉 짜인 듯한 인상이다. 준대형 세단을 강조하기 위해서 센터페시아를 키운 점이 눈에 띈다. 이로 인해 앞좌석 폭이 다소 좁은 느낌이 들 수 있겠다.
V6 3.5ℓ급 엔진은 힘이 세졌다. 최고출력 258마력/6000rpm, 최대토크 33.7kg·m/4400rpm을 낸다. 기존 3.5 엔진 대비 20% 이상 강해졌다.
르노삼성차가 강점으로 여기는 이 엔진은 미국 워즈사로부터 14년 동안 세계 10대 엔진상을 수상했다. VQ 엔진은 인피니티 M37, G37, 닛산 뉴 알티마 등에 두루 쓰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호쾌한 성능을 갖고 있는 VQ 엔진은 올뉴 SM7에서는 얌전하게 바뀌었다. 차분한 엔진과 부드러운 변속기 덕에 여성 소비자가 더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변속감은 무단변속기라고 착각이 들 정도로 변속 충격이 없다.

하지만, 변속기 옆에 자리한 스포츠 버튼을 누르면 얘기가 달라진다. 엔진 출력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변속기가 스포츠 주행에 어울리도록 변한다. 고단으로 변속은 늦고, 저단으로 변속은 빨라진다.
이를 통해 엔진의 고회전 영역을 적극적으로 쓸 수 있다. 특히, 계기반 주행정보창에 엔진 출력을 그래프로 표시하는 점이 독특하다. 운전자에게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기 위한 참신한 발상이다.
다만, 스티어링 휠에 달린 패들시프트 위치가 어색하다. 적극적인 스포츠 주행을 하려면 위치, 소재, 작동감의 변화가 필요하겠지만, 차급상 급한 부분은 아니다.
시승하면서 가장 큰 점수를 주고 싶은 점은 부드러운 승차감과 정숙성이다. 중저속은 물론, 고속주행 시 엔진 소음과 바람 소리의 유입이 극히 적다. 또 기존과 같이 V6 엔진을 2.5ℓ급 차종에 탑재한 점도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해석된다.
올뉴 SM7의 경쟁 차종은 국산차로는 현대차 그랜저, 기아차 K7, 한국GM 알페온 등이다. 넓게는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토요타 캠리, 뉴알티마 등 일본차도 포함된다.
올뉴 SM7는 전체적으로 우아한 여성이 연상되는 차다. 르노삼성차가 중형차와 대형차 사이의 틈새시장을 정확히 꿰뚫은 것이다. 고요한 정숙성을 비롯해 고급차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다.
올뉴 SM7 사전 계약대수는 16일 기준, 4010대로 출시 초기 안착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르노삼성차 측은 지난 주 전국 전시장에 올뉴 SM7 시승차 배치를 완료해 계약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K7과 알페온이 비교적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에 향후 준대형차 시장은 그랜저와 올뉴 SM7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올뉴 SM7 판매 가격은 2.5 모델이 3050만~3500만원, 3.5 모델은 3440만~391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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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