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레미콘 업계를 둘러싼 대· 중소기업갈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중소 레미콘 업체들만 입찰에 참여하게 한 관수물량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그 첫번째다. 이에 더해 레미콘 중소기업적합업종 선정과 관련한 타당성 논란까지 겹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중소기업청,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주요 경제단체들의 입장차도 판이하게 갈리며 관련 논란에 가세하는 양상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레미콘 업계를 둘러싼 논란 가운데 가장 관건이 되고 있는 것은 대 ·중소기업이 제시하고 있는 관수물량 수치가 다르다는 점이다. 대기업측은 관수물량이 50%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들은 20%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수치상 상당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 것. 여기에 레미콘이 과연 중소기업적합업종에 선정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논의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 관수물량 20% vs 50% 누구 말이 맞나?
중소기업 측에서는 전체 레미콘 공급량의 20%에 지나지 않는 관수물량까지 대기업들이 빼앗으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 측에서 주장하는 관수물량은 약 50%에 달해 양측이 주장하는 수치상 차이가 상당하다. 이러한 차이는 양측이 제시하고 있는 자료의 출처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소기업청 측에서 주장하는 20% 관수물량은 조달청 자료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중소 레미콘업체들로 구성된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는 "모든 공기업에서 레미콘 물량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조달청을 통해서 구매하게 돼 있다"며 "따라서 조달청 자료를 바탕으로 제시한 관수물량 20%라는 수치는 공식적이고 정확한 수치"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대기업측은 건설협회에서 나온 건설발주물량 자료를 바탕으로 총 공사금액을 계산하면 관수물량이 50%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대형 레미콘업체 관계자는 "LH, SH 등 대규모 택지개발업체 물량은 물론 BTL(임대형 민자사업), BTO(수익형) 물량까지 관수물량 범위에 포함돼 그 비율이 전체 50%로 늘어났다"며 "대기업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측인 한국레미콘공업협회 관계자는 "50%에 달하는 관수물량에 대해 대기업들이 무조건적으로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은 자유 시장 경쟁 원리에 반하는 기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대형 레미콘 업체 관계자도 "레미콘의 경우 지역 형 사업이라 반경 20km(90분) 이내 밖에 운송을 하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며 "이러한 지역적 한계가 있는 사업 구조 상 다른 업종들과는 달리 대기업이라고 해서 특별히 유리한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레미콘연합회 관계자는 "공장의 4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 돼 있고 관수물량 20%를 제외한 80%의 민수 시장에서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에비해 2배 이상의 물량을 소화하는 등 대기업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며 "이를 고려치 않고 20%에 불과한 관수시장까지 대기업들이 차지하겠다는 것은 상생 원칙에 위배되는 횡포"라고 말했다.
◆ 중기적합업종논란도 '현재진행형'
레미콘과 관련한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입장차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청과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들 간의 입장차도 심화되고 있다.
동양메이저, 렉스콘, 삼표 등 대기업 레미콘사들은 지난해 11월 '레미콘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지정공고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올 5월에는 '레미콘 중소기업간경쟁제품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런 와중에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6월 '레미콘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선정을 반대 한다'는 성명을 내놓았다.
그러나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7월 '레미콘 중소기업간경쟁제품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대해 중소기업청이 낸 '즉시항고'를 받아들여 중소기업 측의 손을 들어줬다.
오는 25일 레미콘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지정공고 무효소송 6차 변론이 예정돼 있어 양측의 입장차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 중기청 vs 전경련 등 주요 경제단체 입장도 '상반'
중소기업청,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주요 경제단체들도 레미콘 관련 논란에 상반된 입장을 내놓고 있다.
전경련은 지난 6월 발표한 성명서에서 기존 레미콘 기업의 사업 도산 우려 등이 예상된다며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 레미콘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주요 품목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타당성 분석' 보고서를 통해 레미콘 사업은 대기업이 선 진출해 산업의 기술혁신과 시장 확대를 선도해 왔고, 건물의 초고층 ㆍ대형화 추세에 따라 기술경쟁력을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는 등의 4가지 이유를 들어 대기업의 지속적인 사업 영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레미콘연합회는 반박 성명을 내고 "대기업의 무차별한 사업 확장과 불공정 행위로 인해 전국 700여 중소업체들의 도산 위험이 더 큰 것이 현실"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더해 중기청 관계자는 "레미콘 산업의 경우 상위 11개 업체들이 170여개의 공장을 보유한데 비해 중소기업업체들은 700여개에 달한다"며 "상위 170개 업체가 중소기업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물량을 소화하고 있는 만큼 700개에 달하는 중소 레미콘 업체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서는 레미콘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이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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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