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영국 기자] 애플 이사회의 일부 맴버가 최고경영자(CEO)의 후계 문제를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포스트 스티브 잡스' 체제 하의 애플의 미래가 IT업계의 화두로 재차 떠올랐다.
잡스가 빠진 애플의 상황에 대해서는 이미 올 초 스티브 잡스가 병가를 내면서 수많은 가정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그가 병가 중 의사결정에 개입할 수 있는 정도는 어느 선까지인가', '그의 복귀 시점은 언제가 될까' 등에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CEO 교체가 논의됐다는 것은 잡스가 영원히 애플의 정책 결정에 관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음을 나타내준다. 현재 애플에서 잡스의 위상을 감안하면 그의 병세가 그동안 알려졌던 것보다 심각함을 암시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스티브 잡스의 이탈은 애플에게는 상당한 타격일 수밖에 없다. 역으로,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뒤통수를 맞고 체면을 구긴 노키아와 삼성전자, HP 등 전통적인 휴대폰 및 PC 시장의 강자들에게는 희소식일 수 있다.
그동안 IT 업계 생태계를 변화시켰던 스마트폰, 태블릿PC에 이어 애플이 내놓을 제3의 무기로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완제품 스마트 TV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기존 출시된 '애플TV'의 경우 셋톱박스 형태로, 디스플레이를 갖춘 일반 TV와 직접적으로 시장이 겹치지 않았으나, 애플이 완제품 TV를 내놓고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와 같은 반향을 불러올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 등과 같은 전통적인 가전업체들에게는 큰 위협이 된다.
관건은, 과연 스티브 잡스가 없다고 해서 애플이 새로운 도전을 멈출 것인지, 제3의 혁신 제품을 내놓았을 때 과거와 같은 반향을 일으키지 못할 것인지의 문제다.
물론, 잡스는 주력인 PC시장에서 부진을 보이며 벼랑 끝에 몰렸던 애플을 혁신 IT기업으로 변화시킨 뛰어난 경영자다. 그동안 세계 IT업계를 뒤흔든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등장 시점마다 그가 중심에 있었고, 다음에는 어떤 아이템을 들고 나올지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과연 잡스를 제외한 애플의 모든 조직이 ´두뇌´의 의지만 그대로 이행하는 수동적인 하드웨어에 불과했는지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잡스의 병가 체제에서 애플을 이끄는 건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다. 그는 이번 뿐 아니라 이미 여러 차례 잡스의 공백을 대신하는 역할을 맡아 왔다.
2004년 잡스의 췌장암 치료 당시 2개월, 2009년 간 이식 때 6개월 등 두 차례나 애플을 이끈 경험이 있다.
특히, 2009년 경영책임을 맡았을 당시 아이폰 신모델 등 신제품들을 차질 없이 선보인 바 있으며, 당시 애플은 실적 면에서나 주가 면에서나 이전보다 뛰어난 성장을 나타냈다.
팀 쿡 외에도 애플에는 수많은 경영 임원과 전략기획 조직, R&D 조직이 존재한다.
애플에서 스티브 잡스가 갖는 상징적 의미는 상당하지만, 그 외의 다른 면에서까지 그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해서는 안된다. 그가 빠진 애플을 우습게 생각한다면 경쟁사들은 아이폰, 아이패드에 당했던 뼈아픈 패배를 다시 한 번 맛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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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박영국 기자 (24py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