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현지 기자] 홍대는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젊음을 대표하는 상권으로 자리 잡았으나 일색이 짙다고 지적되고 있다.
홍대상권은 커피, 음악 등 인디 문화를 대표하는 지역으로 자리잡았으며 그 상권이 점점 커져 상수역과 합정역까지 확장됐다.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 역에서 나오면 일본어로 된 간판들이 즐비해 거리 자체가 일본 번화가를 옮겨 놓은 느낌이다.
기존 상가들은 유동인구가 평일 기준 10만명을 넘어서며 임대료도 천정부지로 솟아 흔히 말하는 ‘대박 가게’가 아닌 이상 외곽으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많다. 대학 인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저렴한 밥집, 선술집은 찾아보기 힘들다.
홍익대학교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홍대 정문 인근 가게는 3.3㎡당 임대료가 50만원에 달하는 곳이 많다”며 “유동인구와 함께 권리금 보증금도 올라 기존 사업자들은 자리를 옮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권리금만 1억원이 넘어서는 홍익대학교 주변과 걷고 싶은 거리, 놀이터 부근, 주차장길 등 주요 상권에는 소위 먹히는 일본풍 가게만 들어서고 있다.

한 유명한 일본 덮밥 가게는 평일임에도 1시간 가까이 줄을 서야 비로소 입장이 가능했다. 상수역에 가까운 한 라멘집은 주택가 인근에 위치했으나 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로 연일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렇게 몇몇 일본풍 상가가 유행하자 이들과 비슷한 분위기의 상가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올 봄 합정역 인근에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을 차린 이모씨는 “최근 홍대를 중심으로 일본풍 카페가 유행이어 도쿄 유명 카페를 벤치마킹해 가게를 차렸다”며 “홍대를 찾는 20대 초반의 손님들은 일본 분위기를 풍기는 가게 외관을 보고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도쿄에서 거주하며 유명 카페들을 연구했다는 이씨는 홍대상권이 아니면 아무리 커피 가격을 높게 책정할 수 없어서 임대료 부담에도 이곳에 자리했다고 덧붙였다.
이씨의 가게에서는 커피 음료가 1만원 가까운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나 가격 때문에 구매를 망설이는 손님은 거의 없다.
한 일본라멘집도 한 그릇당 8000원의 가격을 책정했으나 손님들은 문 밖까지 길게 줄이 늘어섰다.
이들 가게의 주 고객은 20대 초반으로 평소에 쉽게 접할 수 없는 문화를 소비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다. 오히려 저렴하게 일본에 온 느낌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콘셉트의 가게들은 판매상품 혹은 서비스에 거품이 많다고 지적된다.
아울러 일본풍의 상가만 늘어나 상권 자체가 획일화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어설프게 일본 분위기를 따라했을 뿐 가게는 한국 사람이 한국 음식을 파는 가게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홍대를 찾은 한 직장인은 “가게 내부에 장식한 현수막에는 문어빵이라고 적혀있으나 가게에서 판매하는 음식은 라멘이다”며 “가게 주인이 일본어를 알고 인테리어 한 것인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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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