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최근 국제 상품가격이 갑작스럽게 폭락 양상을 보이자, 미국 대형 투자은행(IB)의 투자전략가들은 일부 자금을 빼서 경기 변동성에도 안정적인 대형주식 쪽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전략가들은 상품시장이 1년 전 발생한 주식시장의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면서, 단기적인 변동성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장기 펀더멘털 면에서는 아직 낙관적이기 때문에 완전히 빠져나올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상품 가격이 더 하락할 여지는 열린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중국 경제가 과열 위험 때문에 지속적인 긴축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예상보다 경기가 둔화되고 수요도 줄어들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12일자 로이터통신의 분석기사에 따르면, JP모간의 수석 자산배분 전략가는 이번 주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 정책당국이 인플레 파이팅을 위해 전력투구할 것이란 입장을 확인한 뒤 이 같은 긴축정책이 상품 수요 증가 전망에 미칠 영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주 발표된 중국 소비자물가 압력이 여전히 5%를 넘는 높은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산업생산이 크게 둔화될 조짐을 조였다. 긴축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공세적인 긴축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던 전문가들은 12일 중국 런민은행(PBoC)는 지급준비율을 50bp(1bp=0.01%포인트) 인상하자 놀라움을 표시했다.
이 가운데 미국 경제는 지난 1분기에 1.8% 성장하는데 그쳐 직전 분기의 3.1%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부상한 가운데, 유럽 채무 위기가 다시 불안감을 주고 또 거래소의 증거금 인상을 통한 투기 억제 시도가 나오면서 상품 가격 하락 압력이 가중됐다.
지난주 급락 양상으로 보이면서 배럴당 100달러 선을 하회했던 미국 원유선물은 그 이후 변동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추가 하락 전망이 우세하다.
골스만삭스 자산운용의 글로벌 회장 짐 오닐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주 상품시장의 동요는 놀랄 일이 아니며, 또 추가로 약세를 보인다고 해도 역시 놀라울 것이 없다"고 썼다.
◆ 미국 대형주가 유리 "방어주나 실적 변동성 낮은 쪽"
이처럼 상품시장이 갑자기 빛을 잃으면서 단기적인 대안으로 미국 대형주를 추천하는 기관 전략가들이 늘고 있다. 무엇보다 연방준비제도가 계속 완화정책을 지속하면서 유리한 여건을 제공할 것임을 시사해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메릴린치의 수석 글로벌 주식전략가인 마이클 하네트는 투자자 포지션, 통화정책 그리고 기업 실적 등 3박자 동력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면서 "좀 더 좋은 진입 기회는 노려야 하겠지만 주기상 강세장이 아직 종료도지 않았기 때문에 여름 약세가 전개되면 매수하는 게 좋을 것"이란 의견을 제출했다. 유럽과 일본에 비해서 미국과 신흥시장 주식 쪽이 좋아 보인다는 입장.
JP모간은 경기순환 업종주보다는 방어주를 선택할 것을 권고했다. 글로벌 제조업지표가 지난해 중반에 등장한 재고 조정 양상을 재연하고 있다는 판단때문이다.
메릴린치의 퀀트 분석가는 기업 실적이 전반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정책도 종료될 것이므로 방어주 외에도 강하고 안정정인 실적 정상세를 보이고 있는 종목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이 전문가는 실적 변동성이 가장 낮은 종목군은 폭넓은 범위에 걸쳐 있으며 방어주 외에 경기순환주도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첨단기술주도 이 종목군에 포함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불틱 캐피털마키츠의 리서치 헤드는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미국에 좋은 일이지만 신흥시장에는 부정적일 것이란 점에서 신흥시장 보다는 미국 증시에 비중을 더 두라고 조언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당장은 중국 경기나 수요가 둔화된다고 해도 일시적일 것이며 세계경제가 장기적으로 계속 회복된다는 점에서 상품시장의 펀더멘털은 길게 보아 나쁘지 않다는 입장이다.
◆ 상품시장 급락 불구하고 장기 펀더멘털은 견조해 보여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경제분석가들은 올해 세계경제가 4.2% 성장할 것이며, 이 중에서 신흥시장 경제가 6.5% 성장하면서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기업 설비투자가 점차 증가하면서 올해 2.5% 성장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신흥시장의 활발한 성장과 선진국의 회복세는 장기적인 상품가격 상승을 지지하면서, 하반기에 다시 상품시장 랠리를 재개하도록 이끌 것이라고 메릴린치의 전략가들은 주장했다.
이처럼 단기적인 추가 조정 위험과 장기적인 상승 전망의 충돌에 따라 주의가 요망된다는 지적이다.
JP모간의 전문가들은 최근 시장의 동요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서 "상품 가격이 더 올라갈 것으로 본다"면서도 "경제의 '일시적인 약세(soft patch)'와 이것이 최종수요에 미치는 충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바클레이스 웰스 매니지먼트의 수석투자전략가인 케빈 가디너는 "지난 2010년 5월 증시 조정 때처럼 최근 급락에도 상품시장 전망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지난해 주가 폭락 사태 때 다우지수는 고점에서 최대 9.2% 하락했지만, 금새 회복한 뒤에 약 20% 이상 상승했다.
다만 바클레이스 웰스는 최근 가격 급락에도 불구하고 상품가격이 매우 비싼 편이라면서 고객들에게 당장은 상품시장에 대해 중립 포지션을 취하라고 충고했다.
가디너는 상품가격이 크게 오르지는 않겠지만, 내년 혹은 약 2년 정도까지 인플레이션 추세는 따라갈 정도일 것이며, 채권투자보다는 성과가 좋을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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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