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18일(현지시간)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강등한 가운데 그 속내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특히 경쟁관계에 있는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이와 관련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혼란시키고 있다.
◆ 결론은 "美 정치권 싸움에 국민들 더 고생"
먼저 가장 큰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번 미국 신용등급 전망 강등의 의미와 그에 따른 영향이다.
간단히 말해 이번 S&P 보고서의 요점은 미국의 백악관과 민주당, 그리고 공화당이 쉽게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에 대해 합의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결국 신용등급이 강등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 내다본 것이다.
S&P는 구체적으로 2년내에 가시적인 미국의 재정적자 감축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미국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3분의 1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당장 어떻게 될까.
이는 쉽게 말해 신용도가 낮아지는 것과 같다. 예컨대 개인의 신용도가 낮아지면 자금을 대출하기도 어려워지고 금리도 높아진다. 또 그 사람이 보유한 재산, 예컨대 주택이나 자동차 TV 가구 미술품 등의 소유물 기타 담보 자산의 가치도 낮아지게 된다.
국가 신용등급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국채 발행 금리가 높아져 결국 정부와 국민들의 부담이 커진다. 또한 그 나라 화폐의 가치가 떨어져 외화 환전시 더 낮은 구매력만을 인정받게 된다.
단기적으로 수출품의 가격이 떨어지며 수출이 일시적으로 늘어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내수 기업들은 그만큼 생산을 못하게 되고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실업도 늘어난다. 따라서 국민들은 결국 다른 나라에 비해 그만큼 더 생활수준이 고생스러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 무디스의 역습 "美 충분히 긍정적"
따라서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강등된 것은 미국 경제의 기반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과 같은 의미의 평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S&P의 미국 신용등급 전망 강등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다소 혼란스러웠다.
결론적으로 뉴욕 증시는 1% 이상 빠졌다. 하지만 미국 국채 가격은 상승했고 달러화는 올랐다.
쉽게 말해 마치 보이지 않는 두 세력이 어깨씨름을 하듯 힘겨루기를 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보고서의 발표 시점을 살펴보면 S&P의 등급전망 하향조정 소식은 미국 증시 오전장 초반 악재로 반영됐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뒤 경쟁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다소 갑작스런 보고서를 냈다.
내용은 S&P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 여야가 재정적자 문제에 대해 공방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 대해 분석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S&P와는 정반대로 무디스는 미국 정치권이 이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재정적자 감축 노력에 대해서 충분히 '긍정적'이라 평가한 것이다.
◆ 무디스, 다소 급조한 흔적?
무디스의 보고서에서도 급조한 흔적 또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엿보이는 것은 요약하자면 "그 정치권의 논의 결과가 잘 나올지는 미지수이지만 그래도 그 자체만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대목이다.
S&P에 맞서는 상반된 내용의 평가를 내놓은 무디스도 독립적인 신용평가기관이지만 과거의 전력를 살펴보면 정치권과 미미한 연결고리가 있다.
무디스의 주식은 과거 미국 대선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투자자들의 우상 워런 버핏이 대주주로서 지분을 소유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버핏은 무디스 지분을 사들이고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자신이 보유한 기업들의 신용평가에 영향을 준다는 비난이 우려되자 이를 서둘러 매각한 것으로 관측됐다.
이날 S&P의 등급전망 강등 소식 직후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최측근들이 나서 이번 평가에 "동의할 수 없다"거나 "정치적 배경이 깔린 결정"이라고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도 또한 짚어볼 대목이다.
◆ 美 금융시장, 약세 가장한 '박빙'
이날 미국 금융 시장이 보여준 결과는 결국 박빙이지만 약세 분위기가 다소 고조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증시는 급락했으나 추세를 무너뜨리지 않을 정도까지 지지선을 확보하는 수준에 만족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양적완화책으로 국채를 사들이고 있는 채권시장은 강세로 돌았다.
미국 달러화는 중립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스의 재정 문제가 또 터지면서 유로화를 압박했기 때문에 달러화는 미국 신용등급 전망 강등에도 불구 외부요인에 올랐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 보이지 않는 두 손, 가끔 출몰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두 세력은 서로의 내공을 재확인하며 아쉬운 만족감을 안은 채 다음의 일전을 기약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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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