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기자] 지난 19세기와 20세기 초반까지 서유럽과 이들의 성공한 식민지 국가는 나머지 인류에 대해 막대한 경제적인 수혜를 통해 중심이 되었지만, 지금은 그 반대 양상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세계경제가 변화되고 있다는 일종의 '내생적 성장, 수렴' 이론에 근거한 분석이 "지속가능한 성장" 논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의 소득이 점차 수렴하는 가운데 경제성장은 격차가 벌어지는 추세가 주요 기구 당국자들 사이에서 자주 회자된다.
이런 추세는 불가피하면서도 바람직한 변화이지만, 또한 세계경제가 풀어야 할 과제도 안겨주고 있다고 5일 마틴 울프(Martin Wolf) 파이낸셜타임스 칼럼니스트가 주장했다.
울프는 먼저 캘리포니아주립대의 케네스 포메란츠(Kenneth Pomeranz) 교수가 2008년 펴낸 "대분기(Great Divergence)"란 책에서 중국과 서구의 격차를 18세기말과 19세기에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소개한다. 중국 등에 비해 서구가 폭발적인 생산성 향상이 있었던 것은 사실 군비경쟁이란 외부 기술요인이 있었다는 주장이 존재한다.
하지만 울프는 그 시기가 경제사가 고 앵거스 메디슨(Angus Meddison)의 통계 자료와는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면서, 서구 중심사관을 가진 메디슨의 자료를 이용한 분석을 전개했다.
참고로 포메란츠 등이 유럽 중심주의 경제사관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면서 군비경쟁 등의 외부적인 요인을 생산성 변화의 중심으로 본 반면, 메디슨은 매우 유럽 중심주의적 입장을 견지한 학자로 '기업가정신'과 같은 향상의 요인을 앞세운다.
관련 이론가들은 1인당 소득이 낮은 국가가 높은 성장을 하고 소득이 높은 나라는 저성장을 하여 장기적인 균형이 이루어진다는 전망을 제시한다.
물론 역사적인 추세 분석상 전간기에는 그 수렴이 역전되는 현상도 있었으며, 저소득 국가가 일반적으로 수렴에 성공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비판도 만만치 않다.
◆ 세계 변화 요인: '대분기'에서 '대수렴'으로
각설하고, 메디슨의 통계치에 따르면 1820년대 영국의 1인당 생산은 이미 미국의 3배에 달했으며, 미국의 1인당 생산은 중국의 2배 수준이었다. 그 이후에도 '대분기'가 더욱 크게 진행된 것은 물론이다. 20세기 중반까지 중국과 인도의 1인당 실질소득(구매력평가기준)은 미국의 불과 5%~7% 수준까지 줄어들었고, 이런 수준이 1980년대까지 거의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한 때는 세계 첨단기술의 중심이었던 중국이 생산성 면에서 완전히 밀린 셈인데, 최근에는 그 '분기' 추세가 역전되고 있고 이것이 오늘날 우리 세계경제의 가장 큰 변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울프는 주장했다.
다시 메디슨의 자료에 따르면 1980년부터 2008년 사이 중국의 1인당 생산은 미국의 6% 수준에서 22%까지 높아졌다. 인도의 경우 5% 수준에서 10%까지 올라섰다. 컨퍼런스보드의 자료에 기초하면 1970년대 말부터 2009년 사이 중국의 1인당 생산은 미국의 불과 3% 수준에서 19%로, 인도는 3%에서 7%까지 각각 높아졌다.
울프는 이 같은 비교가 확실치는 않지만 그 상대적인 변화의 방향 만큼은 분명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구 선진국 경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례없는 빠른 생산성 수렴 양상을 보였다. 그 선두에 일본이 있었으며 그 뒤를 한국과 아시아의 3마리 용(홍콩, 싱가포르, 대만)이 뒤따랐다.
일본은 이미 19세기부터 공업화가 진행되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세계대전에서 패퇴한 당시 일본의 1인당 생산은 미국의 1/5 수준으로 오늘날 중국 수준 정도였는데, 1970년대 초반에는 70% 수준까지 따라 붙고, 1990년대에는 약 90%에 가까운 수렴양상을 보였다가 최근에는 다시 격차가 벌어지는 양상이다. 한국은 1960년대 중반 미국의 10% 수준이던 생산성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오기 직전에 50%에, 그리고 2009년에는 64%까지 따라붙는다.
이처럼 최근과 같은 신흥국의 수렴 양상이 전례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규모를 보면 생각이 바뀐다.

◆ 중국은 50~60년대 일본같은 존재
중국이 1950년대와 60년대 일본의 경로를 따른다면 앞으로도 20년 정도는 계속 빠른 성장세가 전개되면서 2030년에는 생산이 미국의 70%에 육발할 것이지만, 이미 이 때에는 구매력기준으로 중국의 경제 규모가 미국의 3배에 약간 못 미치는 정도로 미국과 유럽을 합친 것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지금같은 성장세라면 2030년에 경제 규모가 미국의 8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은 미국의 1/5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날 중국은 1950년대 미국을 따라잡던 일본과 같은 존재인 셈인데, 하지만 1인당 산출은 절대적 기준에서 훨씬 더 높다. 중국의 현재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960년대 중반의 일본과 같고, 한국의 1980년대 중반 수준이다. 인도는 1960년대 초반의 일본, 혹은 1970년대 초반의 한국 수준.
울프는 "오늘날 성공한 신흥국 경제와 선진국 경제 사이의 성장률 격차는 이들 사이의 소득수렴의 속도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까지 말했다.
이런 신흥국과 선진국 사이의 성장률 격차에 대해서는 지난해 11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중요한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버냉키 의장은 "2010년 2분기에 신흥경제의 실질 GDP는 2005년 출발 때와 비교하면 41%나 성장했는데, 중국은 그 성장 폭이 70%를 넘고 인도도 55% 이상에 이르지만 선진국 경제는 그 사이 성장 폭이 5%에 그쳤다"고 발언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흥국 경제는 대공황이 일시적인 충격이지만, 선진국에게는 재앙이 됐다는 지적이다.
◆ 세계경제 지형의 변화, 필연적
결론적으로 울프는 이제는 과거처럼 "대분기"가 아닌 "대수렴"이 세계사적인 전환의 계기가 될 것이며, 따라서 세계 인구의 11%밖에 되지 않는 선진국들은 37%를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와 비교할 때 현재의 지위를 유지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변화는 '대분기'의 산물이지만 결국은 '대수렴'으로 마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렴의 속도는 최근처럼 빠르지 않더라도 강력한 시장과 첨단기술의 힘이 지식의 축적물은 전 세계로 퍼지게 할 것이기 때문에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게다가 중국이나 인도인들이 이 지식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기업가 정신'과 서구적 추동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점을 의심하기 힘들며, 이들이 가난했기에 더욱 절실하게 그렇게 할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한편 최근까지는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그리고 정책적인 장애물이 작동했지만, 오랜 기간 계속 그렇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성장세가 지속되려면 많은 개혁이 요구되지만, 성장세가 사회와 정치를 보다 필요한 방향으로 전환시켜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위기과 파국이란 개입물도 있겠으나 과거 선진국의 부상에서 보이듯 흐름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한다.
울프는 "과거 수세기 동안 유럽과 미국이 세계경제의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주변국 경제가 다시 중심으로 재등장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세계 경제를 완전히 뒤바꾸어 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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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