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으로부터 대출 받은 현대그룹의 1조 2000억원이 ‘브릿지론’이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 되고 있다.
23일 금융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브릿지론’은 통상적으로 본 대출(Main Financing)을 일으킬 것을 전제로 사용되는 임시의 단기 대출을 의미한다. 때문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브릿지론에는 보증과 담보가 없더라도 본 대출 과정에서는 담보와 보증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즉, 현대그룹이 “현재 보증과 담보가 없다”고 밝힌 것이 미래에도 보증과 담보가 없다는 보장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총 자산 33억원의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에 나티시스은행이 무담보, 무보증 신용 본 대출계약을 해주리라 생각하기 힘든 탓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브릿지론 자체가 임시로 자금을 이어주는 다리(Bridge) 역할을 하는 대출(Loan)이라는 의미”라며 “현대그룹이 브릿지론인 것을 밝히지 않으면서 자기자금 조달 비중, 조달이 확정된 자금의 비중, 거래종결 안전성 등의 평가항목에서 감점을 회피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현대그룹이 입찰서에서 이 자금의 성격을 밝혔더라면 채권단은 애당초 1조 2000억원을 인수자금조달방법으로 고려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M&A시 활용하는 무담보·무보증의 브리지론은 구체적인 상환계획이 제시되기 전까지는 인출에 제한이 있다”며 “현대건설을 이용해 이를 상환하려고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현대건설 주주협의회는 지난 11월 현대그룹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인수대금의 인출제한이 없어야 하고 현대건설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거나 보증을 제공하지 않아야 하며 대출계약서 요청에 성실히 응해야 한다는 조건을 덧붙인 바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현대그룹이 M+W의 컨소시엄 유치가 막판에 무산되자 입찰절차에 잠시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1조 2000억원의 브릿지론을 급조한 것이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논란 속에 놓인 현대그룹 브릿지론의 정당성에 대한 판단은 현재 법원으로 넘어간 상황이다.
하종선 현대그룹 사장은 지난 22일 법원의 첫 심리후 기자들과 만나 "브릿지론과 유사한 대출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하 사장은 "브릿지론은 대형 글로벌 M&A의 경우에 일단 브릿지론을 얻은 후 FI나 SI의 협의가 완결되면 대출 대신 투자의 형태로 대체하는 것으로 널리 행해지고 있는 프랙티스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애초 넥스젠이 투자에 참여하려다가 입찰규정상 다른 컨소시엄 멤버가 인수대금을 못 낼 경우에 대한 연대책임을 부담해야 하는 문제로 넥스젠 투자위원회가 투자를 잠정 보류하게 됐다"며 "이때 넥스젠이 자신의 100% 모회사인 나티시스에 상황을 잘 설명해 대출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현대그룹의 브릿지론에 대해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한편, 현대그룹은 오는 24일로 예정된 2차 심리 이후 추가 소송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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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