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부정적 컨트롤타워..긍정적 부분 '관심'
-치밀한 전략과 빠른 결정..흥망성쇠 가늠자
[뉴스핌=이강혁 강필성 기자] 최근 재계에서 컨트롤타워 조직의 역할과 기능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재계 서열 1위의 삼성그룹이 컨트롤타워인 전략기획실 부활에 나섰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이유로 컨트롤타워 조직을 해체했던 주요그룹 일부도 공식적인 조직 부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컨트롤타워는 대기업집단의 핵심 전략수립 및 계열사간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그룹의 두뇌'로 일컬어진다.
신성장동력 창출이 과제로 떠오른 재계에서 컨트롤타워 조직은 기업의 사활을 좌우하는 전략의 핵심에 위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적으로 컨트롤타워는 오너십 경영이 자리를 잡은 우리 기업 사정에서는 돋보이는 조직 중 하나다. 총수가 경영의 방향성을 설정했을 때, 이를 즉각적으로 검토하고 현실화할 수 있는 수단 발굴 및 계열사간 역할 조정 등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대기업집단의 수십개가 넘는 계열사를 총수가 일일이 들여다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결국 각 계열사의 이해를 조정하고 전략을 총괄하는 조직의 유무는 그룹의 흥망성쇠를 가늠하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 "넓게 보면 주주 이익 작용"
재계 주요그룹은 현재, 각 계열사간 자율경영 체제에 높은 무게를 두고 있다. 컨트롤타워 조직이 편법승계나 비자금 조성 등의 문제로 부정적 사례들이 속출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식명칭은 다르더라도 컨트롤타워 기능하는 하는 조직은 주요그룹 대부분이 가지고 있다. 총수의 경영철학을 실현하고 사업전략을 구체화하는 일사분란한 경영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최근 삼성그룹이 폐지했던 컨트롤타워 조직을 부활시키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삼성그룹은 최근 몇 년간 이건희 회장의 사퇴 공백 및 컨트롤타워 부재로 글로벌 전략수립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삼성의 움직임에 재계는 컨트롤타워 조직의 순기능에 주목하고 있다. 부정적 사례들로 어두운 이미지가 있지만 기업의 성장을 위한 경영적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부분도 간과할 수 없다는 이유다. 삼성 역시 예전과는 다른 수평적 조직으로 복원시키겠다며 일각의 우려에 답을 내놨다.
한국경제원구원 김현종 박사는 "단적으로 컨트롤타워를 통해 내부 인재 및 정보를 공유하면서 이를 계열사에 전략적으로 배치하는 방식은 기업이 커가는 과정에서 많이 이용되는 방법"이라며 "컨트롤타워 존재가 기업가치를 해칠 것이라고 판단되면 주주는 주식을 팔면되고, 그 반대라면 주가가 올라갈 것이다. 넓게 본다면 주주의 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각 기업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컨트롤타워를 통한 전략은 위기마다 빛을 발했다. 예컨대, 정확한 예측력과 기획력으로 기업 자체의 체질을 바꿔 재도약을 이뤄내고, 과감한 글로벌 전략을 구사해 혁혁한 성과를 거두기도 한다.
단적으로 현대차는 지난 2007년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시장 침체의 상황에서도 가장 두각을 나타낸 기업으로 손꼽힌다.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는 2006년에 공식적으로 폐지했지만 각 계열사별로 컨트롤타워 기능을 하는 조직을 운영하면서 총수와의 쌍방향 소통에 따른 과감한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당시 세계 유수의 자동차 기업인 GM, 크라이슬러, 도요타 등이 휘청이는 와중에서도 현대차는 공격적인 시장 공략과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창사 40년 이래 최대의 경영실적을 달성, 글로벌 완성차업계에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 "성공기업은 컨트롤타워가 핵심 역할"
국내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가진 두산그룹도 자칫 도태될 수 있는 위기의 상황에서 총수의 빠른 결정과 이를 치밀한 전략으로 행동에 옮긴 컨트롤타워의 역할로 이제는 사업 체질 자체를 완전히 바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두산은 M&A를 위해 그룹 차원의 전담 부서인 CFP(Corporate Finance Project) 팀을 두고 있을 정도다. 대부분 컨설턴트, 회계사, 경영대학원(MBA) 출신으로 구성된 CFP팀은 국내외 인수대상 기업 목록을 작성해 수시로 업데이트 하며 M&A를 준비한다.
아무튼, 업종 대부분이 소비재였던 두산은 1990년대 중반부터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굵직한 M&A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추가하는 계단식 성장에 나섰다. 이는 '업종을 바꾸지 않고서는 더 이상 발전은 없다'는 보고서에 따른 신속한 결정이다.
고민 끝에 결론을 내리자 행동은 빠르고 정확했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성 하기로 하고, 한국 네슬레, 한국 3M, 한국 코닥 지분은 물론 OB맥주 영등포 공장을 매각해 현금흐름 개선에 주력했다. 1997년에는 음료사업을 내놨고, 1998년에는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까지 매각했다.
외환위기를 맞기 이전 선제적 구조조정으로 현금을 확보한 두산은 2000년 말부터 본격적인 M&A에 나서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고려산업개발(현 두산건설),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밥캣 등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중공업 그룹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최근 현대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그룹의 경우도 컨트롤타워인 전략기획본부의 역할이 빛을 본 경우로 꼽힌다. 총수의 방향성에 대해 효율적이고 빠른 의사결정으로, 쉽지 않은 이번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기쁨을 맛봤다.
전략기획본부 현대건설 인수전과 관련, 그룹 내 모든 계열사의 자금력을 집중시고 이를 바탕으로 5조원이 훌쩍 넘는 자금동원에 성공했다. 약 40여명이 상주하면서 그룹내 핵심 전략 및 M&A 등을 전담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덕균 한양대 교수는 "컨트롤타워 조직은 빠른 의사결정, 일사분란한 경영, 효율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국내의 성공한 대기업 90%는 컨트롤타워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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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