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삼성그룹의 새로운 컨트롤 타워에 재계의 관심이 뜨겁다. 후속 인사와 조직체제 완성이 어떻게 이루어질지가 관심사다. 재계 서열 1위인 삼성그룹의 향후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재계와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 19일 컨트롤 타워 복원과 일부 핵심 인사에 대한 깜짝 인사이동 조치를 단행하면서 대대적인 후속 작업의 서막을 울렸다.
이번 삼성그룹의 깜짝 발표에서 특히 주목받는 것은 구조조정본부와 전략기획실로 이어져온 그룹 컨트롤 타워 형태를 복원하겠다는 것이다. 새로운 그룹 조직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직속으로 설치된다.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이 회장이 중국 출장에서 돌아온 후 '21세기의 변화가 예상보다 더 빠르고 심하다.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그룹 전체의 힘을 모으고 사람도 바꿔야한다'며 그룹 조직 복원을 지시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새로운 조직은 아직 공식 명칭이 정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총괄 책임자 자리에 김순택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장(부회장)이 선임되면서 곧 구체적인 조직안이 발표될 전망이다.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 중에는 인력과 조직 구성에 대한 후속 발표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순택 그룹 조직 총괄책임 내정자 역시 22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가급적 빨리 인사 및 조직구성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의 컨트롤 타워는 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현재의 삼성을 일군 핵심 조직으로 평가받는다.
고 이병철 창업주 시절 비서실(1959년부터)이 그 기능을 수행했고, 1998년 비서실이 구조조정본부로 이름을 바꾸면서 삼성 역사상 가장 강력한 조직으로 재탄생하기도 했다.

8년여간 지속되던 구조본은 이건희 회장이 지난 2006년 초, 6개월이 넘는 해외체류를 끝내고 돌아오자마자 "비대해진 삼성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며 구조본의 역할 변화를 주문해 전략기획실로 다시 이름을 바꿨다.
전기실은 이후 삼성특검의 영향으로 2008년 4.22 경영쇄신안 발표와 함께 공식 해체된 바 있다.
비서실과 구조본, 전기실로 이어져온 컨트롤 타워의 역할은 그룹 전 계열사에 대한 인사와 재무를 총괄하면서 사업 방향까지도 결정하는 그룹 내부의 막강한 조직이었다.
여기에 원활한 후계승계 등 오너 일가에 대한 업무도 도맡아 진행하면서 이곳 인사들은 그룹 내 영향력은 물론, 출셋길이 보장된 핵심 인력으로 불려왔다.
때문에 이번 컨트롤 타워 복원은 더욱 주목 받을 수밖에 없다. 어떤 인사들이 발탁돼 '뉴 삼성'의 새판짜기를 완성해 나갈지, 어떤 조직체제를 갖추고 역할을 수행할지 등이 최대 관심사다.
삼성그룹은 이번 컨트롤 타워 복원이 옛 구조본과 전기실의 후속 형태와는 거리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룹 측은 "과거처럼 계열사 위에서 군림하기 보다는 계열사들을 지원하고 도와주고 그룹의 역량을 모아주고 그룹사들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부정적인 인식에 선을 그었다.
새로 신설되는 컨트롤 타워는 김순택 내정자가 삼성의 차세대 핵심사업을 발굴하는 신사업추진단장의 역할을 수행해왔다는 점에서 미래성장동력 사업 발굴과 추진을 주로 맡을 것이라는 게 그룹의 설명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컨트롤 타워 복원과 함께 발표한 이학수, 김인주 등 옛 전기실 핵심 인사의 계열사 고문직 이동으로 미뤄, 새로운 조직에는 새로운 인물들의 발탁이 예상된다.
2006년 구조본에서 전기실로 변신할 때 이학수, 김인주, 최광해, 최주현 등 핵심 인사 대부분이 그대로 자리를 지킨 것과는 다른 방향 설정이 이루어지지 않겠냐는 게 재계의 시선이기도 하다.
하지만 삼성그룹 3세들에 대한 후계 문제 역시 핵심 숙제중 하나라는 점에서 옛 핵심 인사 일부의 재발탁 가능성은 남아있다.
후계 문제에 있어서 중·장기적인 전략을 진행해온만큼 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팀과 인력의 구성이 필요하다는 점 때문이다.
조직은 방대하지 않는 방향이 유력해보인다. 옛 구조본의 1실5팀 체제가 전기실로 바뀌면서 3팀 체제로 축소변경된 전례가 있는데다, 수직화가 아닌 수평화가 이번 컨트롤 타워 복원에 내건 명분인만큼 신사업과 후계승계라는 두 가지 숙제에 대한 스피드한 조직구성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미래 전략 수립에 원활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100명 안팎의 방대하지 않은 조직체제가 적합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삼성 내부 일각에서는 150~200명 안팎으로 새로운 조직체제가 갖춰지고, 전기실 해체로 일부 흩어졌던 미래 사업 전략 부분이 통합된 구성작업이 이루어질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기획, 홍보 등 기존 조직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 재계 인사는 "예전에도 재무라인과 법무라인의 충돌이 잦아 구조본 해체의 단초를 제공했었다는 점에서 이번 새로운 조직의 방향은 의사결정을 최대한 빠르게 할 수 있는 슬림화된 개편작업이 되지 않겠냐"면서도 "경영평가나 브랜드 가치 제고 등 기존의 역할을 그대로 유지하려면 조직의 축소보다는 확대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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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