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3일 10시 55분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국내외 마켓정보 서비스인 골드클럽에 송고된 기사입니다.
[뉴스핌=이강혁 기자] 워크아웃 중인 대우자동차판매의 자동차판매 부문이 분리 매각 과정을 밟으면서 채권단과 대우차판매 내부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자동차판매 부문을 영안모자에 매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자, 대우차판매 내부에서 이 같은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해결해야할 채무가 급한 상황에서 채권단과 대우차판매 내부의 갈등이 깊어지자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이 순탄하지 못할 것이란 시선을 보내고 있다.
23일 대우차판매와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대우차판매 이사회는 이달 초 홍콩계 사모투자펀드인 아지아파트너스를 대우차판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아지아파트너스의 실체가 분명하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이사회의 매각 계획안을 부결하고, 영안모자에 매각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영안모자가 300억원을 투자해 자동차판매 부문을 인수하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500억원 규모의 채무를 출자전환한다는 복안이다.
영안모자는 대우버스를 지난 2003년에 인수해, 그동한 대우차판매를 통해 버스를 판매해온 협력업체였다.
이 같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방침에 대우차판매 내부에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부장급 직원들로 구성된 본부장협의회는 채권단이 공정하고 투명한 투자자를 선정하지 않았다고 선전전도 불사하고 있다. 영안모자 보다는 아지아파트너스에 매각되는 것에 기대가 컸다.
대우차판매 본부장협의회 관계자는 "채권단은 이사회가 선정한 아지아파트너스에게는 최소한의 공정한 투자설명회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대우차판매가 제안한 변경요청안을 부결시켰다"면서 "채권단이 아지아 파트너스의 제안사항을 심도있게 검토도 안한 채 영안모자만을 고집하는 것은 채권단과 영안모자와의 밀실야합이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옛 대우그룹 기획조정실을 거쳐 2000년부터 대우차판매 대표직은 맡아온 이동호 사장이 지난 11일 전격 사퇴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 대한 지원을 워크아웃 이전까지 지속해올만큼 옛 대우그룹 재건에 대한 꿈이 컸던 그다.
홍콩계 투자펀드로 알려진 아지아파트너스는 그동안 대우차판매 인수를 희망해왔다. 대우차판매 내부에서 아지아파트너스에 매각되길 희망하는 것은 매력적인 조건 때문이다.
300억원 투자계획인 영안모자에 비해 아지아파트너스는 1000억원 투자 후 3개월내 2700억원 리파이낸싱을 통한 채권단 채무상환, 계열사인 우리캐피탈에 300억원 현금투자, 자동차판매 전사업부문 직원 고용승계, 직원들 미지급 급여 및 퇴직금 전액지급 등을 내걸었다.
자동차판매뿐만 아니라 건설부문에도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우차판매 내부 관계자는 "영안모자가 대우자판을 인수할 경우, 건설부문은 '배드 컴퍼니'로 전락할 뿐 아니라, 대우버스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판매 부문이 정리되기 때문에 대규모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이 같은 대우차판매 내부 반발에 대해 단호하다. 대우차판매가 채권단의 결정에 따르지 않을 경우 워크아웃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초강경 입장이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아지아파트너스가 국내에서 신뢰를 얻을지에 대한 판단도 중요하다"면서 "워크아웃의 대우차판매 회생을 위해서 영안모자 투자 유치가 지금으로는 바람직한 판단"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매각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의지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정하고 투명한 인수투자자 선정'을 요구하는 대우차판매 내부의 법적대응 의지가 높고, 상거래 채무 등에 대한 해결방안도 여전히 쉽지 않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