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민선 기자]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개척자'로 일컬어지는 미래에셋이 최근 업계에서 자기 세포분할에 따른 '미래인 내부의 도전과 응전의 시장 구도'를 만들고 있다는 얘기들이 심심찮게 들린다.
소위 '스타 매니저'로 불리는 운용역들이 자문사를 창업, 자산운용업계의 새로운 축으로 떠오르면서 미래에셋 아닌 미래에셋인(人)들이 시장의 주도권을 넘겨받는 모습을 빗댄 표현이다.
그 중심에는 이미 브레인투자자문의 박건영 대표와 '미래에셋디스커버리'펀드로 유명세를 떨친 서재형 전 본부장이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미래에셋 입장에서는 한없이 배아플 수도 있지만 굳이 부정적이기만도 힘든 묘한 상황"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 미래에셋에서 나간 돈, 미래人 손으로
최근의 증시 주변 자금의 흐름을 보면 코스피지수의 꾸준한 상승세로 펀드를 환매하는 투자자들의 발걸음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특히 운용 규모가 거대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지난해 이후 지속적인 자금 이탈이 이어지는 것이 이제 더이상 새삼스럽지도 않은 상황. 2007년말 45조를 상회했던 순자산액은 지난 1일 기준으로 30조5000억원 수준까지 감소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 환매 자금의 적지 않은 부분이 사실상 자문사에 재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거액 자본가들이 특별한 관리를 원하는 수요로 변화하는 흐름이어서 환매 자금이 다시 자문사쪽으로 유입되는 흐름"이라며 "큰 규모의 자금을 만져본 스타 매니저들 입장에서는 전력을 살려 거액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보다 유동적이고 자유로운 자문사에서 명성을 이어가는 좋은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까지 자문업계의 전체 크기는 펀드 시장을 위협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미래에셋 출신들이 자문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기준으로 본다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박건영 대표의 브레인투자자문은 창립 1년여만에 이미 수탁고가 2조원을 상회하고 있다. 당장 자문형랩 시장만 보더라도 브레인의 파워는 막강하다.
최근 민주당 이성남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총 24조2356억원의 랩 시장에서 브레인은 8335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고 있어 130여개 자문사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재형 전 본부장의 '페어웨이투자자문'의 경우 아직 정식 설립 이전이지만 이미 1조원 가량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 시장관계자들의 전언이다.
◆ 미래에셋, 스타들의 고향?
이처럼 미래에셋에서 간판급이었던 인력들이 자문사 시장에서 '실력파'라는 하나의 보증수표로 인식되면서 앞으로도 이들로의 쏠림현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래에셋 출신끼리 합심해 이들 대열에 합류, 혹은 창업하는 패턴도 이어지고 있어 국내 최대 자산운용사라는 명성만큼 다양한 인재를 배출한 미래에셋인들의 시장 지배력은 강화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실제 브레인에서 박 대표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태홍 전무는 지난 2007년까지 미래에셋에서 주식운용4본부장을 맡았었고 서 전 본부장이 설립하는 신설 자문사에도 지난 8월 미래에셋을 퇴사한 강두호 전 본부장이 합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주역들이 자문사를 통해 또 한 번 주목받고 있다"며 "미래에셋 입장에서 반기기는 힘든 일이겠지만 반면 그만큼 미래에셋이 자문업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방증인 만큼 기분 나빠할 일도 아니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아울러 결국 미래에셋의 전성기에 가장 많은 규모의 자금을 굴리며 투자자들에게 사랑받았던 매니저들이 현재의 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현상으로도 풀이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국내 운용업계를 개척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사관학교'로서 새로운 역할을 담당, 운용시장의 균형을 맞춰가는 또 하나의 과정이라고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한 자문사 관계자는 "어떻게 보면 미래에셋끼리의 경쟁일 수도 있는 현재의 구조에서 미래에셋자산 역시 지지 않는 성과로 명성을 이어가야 하는 또 하나의 과제를 짊어진 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