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9월 회의가 이전 금통위 회의와 다른 점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한은 김중수 총재가 여러 자리를 통해 금리인상에 대한 '시그널'을 준 데다 확인된 여러 경제지표들 역시 금리를 올려도 괜찮다는 신호를 보내는 모습이다.
물론 미국 등 해외 경제나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것은 부담이다.
하지만 김중수 총재 스스로 얘기했듯이 미국 경제가 '더블 딥이 아니라 성장속도의 둔화'라는 확신 섞인 판단이 맞다면, 금리를 올리는 것에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계절적인 요인으로 꼽혔던 추석 얘기도 금리인상과는 상관없다는 입장이므로 9월 금리인상설은 '정설'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기획재정부가 월간 경제동향을 점검하는 '그린북'에서 대외불안 요인이 크다며 이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해, 금리인상에 대해 정부가 '태클'을 걸고 있는 것은 아닌지 변수가 될 수 있어 주목된다.
◆ 8월까지 경제지표가 말하는 금리인상 가능성은?
언제나 그렇듯 경제지표들은 여전히 금리인상을 말하고 있다. 2/4분기 GDP 잠정치가 속보치보다 0.1%p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한은의 정영택 국민계정실장은 "경기 주기에 대한 판단은 다를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회복기는 지난 게 아닌가 하는 것"이라며 "회복에서 한 단계 넘어 확장세에 접어들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IMF 역시 최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6.1%로 상향조정하고 "한국의 정책금리는 매우 완화적"이라고 진단했다.
7월 산업활동동향에서도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지난달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광공업생산은 1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제조업의 평균가동률은 84.8%로 통계작성을 시작한 지난 1980년 1월 이후 거의 3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비스업 생산과 설비투자 역시 전년동월대비 9개월 연속 증가행진을 보였고, 경기동행지수는 17개월째 상승세를 지속했다.
물론 경기선행지수는 7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다만 경기선행지수의 하락은 '기술적 요인'이 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인 만큼 이를 감안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유럽 재정위기 가능성으로 인한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완화되는 가운데 우리경제는 수출과 내수 모두 견실한 확장국면을 지속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아직은 안정적이지만 물가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만큼 이에 대한 선제조치의 필요성도 금리인상의 이유다.
특히 장바구니 물가의 빠른 상승세는 소비자들의 체감물가를 높여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를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기상 악화로 인한 국제 곡물가격 급등으로 애그플레이션의 가능성마저도 언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2.25%의 기준금리는 너무 낮아 보인다.
우리투자증권의 박종연 애널리스트는 "경제여건에 비춰볼 경우 현재 기준금리는 여전히 과도하게 낮은 수준"이라며 "특히 4분기 이후 물가상승률이 3%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금리정상화 필요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박 애널리스트는 "최근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연말로 갈수록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며 "그나마 국내경제지표가 양호할 때 금리인상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김중수 총재의 말, 말, 말...금리인상 시그널인가?
한은 김중수 총재의 발언들만 되짚어 봐도 금리인상의 시그널은 충분했다는 평가다.
김중수 총재는 지난 8월 금통위 회의 이후 여러 차례의 외부강연 등을 통해 물가에 대해 우려하고, 물가안정에 대한 의지가 확고함을 밝혔다.
국내 경제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표함은 물론, 선진국 경기의 재침체 가능성도 배제했다.
'부동산침체의 가능성이 금리인상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의견에 대해서도 "주택시장의 침체가 집값의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동의하지 않음을 표했다.
김중수 총재는 또 "한국의 기준금리가 지나치게 낮다"는 내용의 IMF리포트에 대해 "당연히 정책결정에 참고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9월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인상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가장 실질적인 이유가 됐던 '추석'에 대해서도 김 총재는 "금통위원 중 추석을 언급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라는 말로 금리인상의 걸림돌이 될 수 없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
물론 김중수 총재는 "금리인상을 시사한 것이냐"의 질문에 대해서는 "언제 그런 말을 했는가"라며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참가자들은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김중수 총재는 금리인상의 시그널을 충분히 제시했다"고 확신하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지난 6월과 7월, 8월의 금통위를 비교해보면 김중수 총재는 금리인상과 동결의 시그널을 명확히 제공하고 있다"며 "지난달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부터 각종 강연에서의 발언을 정리해보면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가 인상될 것은 매우 자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 역시 "'금리를 올리겠다'라는 말만 안했을 뿐이지 지난 7월 금통위보다 시그널은 더 많았다"며 "시장금리 역시 이를 반영해 상승한 만큼 금리가 인상되는 게 맞는 듯하다"고 판단했다.
◆ 대외 불확실성, 금리인상의 걸림돌되나?
여전히 금리인상에 대해 신중한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대외경기의 불확실성은 몇 개월째 금리동결의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달 금리동결의 이유가 됐던 대외경기 불안이 더해졌으면 더해졌지 전혀 나아지질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밴 버냉키 미 연준 의장은 최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세계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미국의 경제 전망이 더욱 악화할 경우 FOMC는 추가 통화 완화정책을 도입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해 추가 양적 완화책을 내놓을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미국 경기둔화의 여파가 우리나라로 전해지지는 않는 상황이다. '더블 딥'의 가능성에 대해 누구도 섣불리 '있다, 없다'를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경제성장의 상당부분을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가 언제까지 미국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인가는 분명 고민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국민경제상활에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금리정책은 좀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기획재정부 등에서 대외경제의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금리동결'을 주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점은 "정책변수 등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는 김중수 총재의 모습과 중첩되기도 한다.
IBK투자증권의 오창섭 애널리스트는 "최근 미국 및 중국 등 주요국 경기가 둔화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부동산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대책마련에 나서는 등 대내외 경기둔화 우려가 기준금리 인상의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다"며 9월 금리동결을 전망했다.
분명 기준금리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긴 하지만 경기에 부담을 주면 안 되기 때문에 금리인상이 매우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대우증권의 윤여삼 애널리스트는 "김중수 총재가 여러 경로를 통해 금리인상을 피력한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원론적으로 향후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금리 정상화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윤 애널리스트는 "이미 7월 금통위에서 봉인을 푼 상태에서 한번 인상하고 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3/4분기 경기둔화 강도를 확인하고 4/4분기에 G20까지 잘 치루고 나면 그다음에 연내 1회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