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일교포 주주 등 사외이사 설득 완벽 성과 없는 듯
- 이사회 밀어붙여도 신상훈 사장 장기응전 미리 예고
- 은행노조 “선 객관적검증 거쳐 후 단죄”배수진 태세
[뉴스핌=정희윤 배규민 기자] 수많은 억측을 낳았던 신한은행 이백순 행장의 신상훈 신한지주 사장 고소 사태가 이번 주 몇 가지 분기점을 맞음으로써 좋은 쪽이든 나쁜쪽이든 한국금융사에 남을 역사적 장면들을 연출할 전망이다.
신 사장의 신한은행장 재직 시절 금강산랜드 등 대출과 관련 배임혐의와 함께 개인적 횡령 혐의를 언론에 전격 공개했던 이백순 행장의 선택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 행장은 지난 3일 오후 일본에 거주하는 재일교포 주주들과 이들을 대변하는 사외이사들을 만나 이번 사태를 설명하고 이사회 참여를 권유하러 떠났었다.
그런데 당초 알려지기로 이 행장은 일본에서 현지 주주들과 사외이사들 설득을 마치고 파죽지세로 홍콩에 들러 BNP파리바 쪽 사외이사까지 이사회 사전정지작업을 매조지할 예정이었다.
결과적으로 이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당장 이 행장의 일본 체재 기간부터 예상보다 짧았다. 3일 오후 출국해 4일 오전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금융계 관계자들 사이엔 퍼펙트하게 이해와 동조를 구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하루 밤 새 만날 수 있는 주주들의 폭이 그리 많을 수 없고 사외이사들 및 재일교포 주주의 대부격인 이희건 회장에게서 명쾌한 동조의사를 구했다면 6일 아침까지도 이사회 일정과 안건 확정 자체가 아직 미정인 채로 머물러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상황 설명을 통해 신 사장에 대한 혐의가 구체적이고 내부 조사 결과가 전달된 것만도 큰 수확이며 어느 정도 동조의사를 끌어냈을 것이라는 해석 역시 만만치는 않다.
아울러 이사회 결정의 정당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했던 BNP파리바쪽 사외이사 설득에 대해선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일단 6일 오전 8시 현재까지 이사회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역사적 장면을 만들 충돌은 이사회 강행과정에서 빚어질 노조와의 물리적 다툼이 가장 선명한 영상들을 빚어낼 전망이다.
신한은행노조 김국환 위원장은 5일 오후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신상훈 전 행장의 배임과 횡령이 분명한지 여부를 내부시스템을 통해 명명백백하게 가리거나, 외부 검증이 필요해서 고소까지 했다면 최소한 검찰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기다려야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신 사장과 이 행장을 주말 동안 연쇄 면담했다는 김 위원장은 “6일 중으로 라응찬 회장과 면담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서도 양쪽 입장이 너무 팽팽히 맞서고 있어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기 때문에 입장을 표명하고 본격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먼저 이사회가 강행될 경우 물리적으로 저지하기로 하고 금융노조 등 관련 노조들과 연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객관적 검증을 거치고 나서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은 합당한 책임을 지고 처벌을 받으면 된다”며 “지금은 원인이야 어찌됐건 고객과의 신뢰, 조직의 긍지, 주주가치 모든 것이 위태롭기 때문에 이것부터 정상화하는 데 중지를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경로의 투사를 통해 만들어질 역사적 장면은 검찰이 진위여부와 실체 조사를 위해 수사를 본격화 한다는 사실이다.
전직 은행장의 비위사실이 있다며 현직 행장 주도로 비밀리의 조사결과에 바탕을 둔 고소에 따른 조사란 점 자체부터 이채롭다. 게다가 수사 과정에서 지주사 CEO와 은행 CEO 등이 수사대상에 올라 검찰 조사과정에서 2차 공방전을 편다는 점도 100년 조금 넘는 금융사에서 유례가 없던 일이다.
부당한 대출 압력과 배임 혐의와 관련 신 사장은 “은행장이 실무진에 압력을 행사할 수 없는 구조며, 여신도 정상적으로 처리됐다”면서 “이는 지난해 금융감독원 종합검사에서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 그는 신한은행이 친인척 관계회사여서 그런 것으로 몰아갔으나 친인척이 아닌 것을 호적등본까지 보여주겠다고 했는데도 몰고 가고 있다며 혐의를 일축했다.
아울러 신 사장은 이희건 명예회장에게 줄 자문료 15억원을 횡령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자문료에 결코 손을 댄 적이 없다”며 판공비나 외부 고문료와 관련된 통장을 비서실장을 비롯한 실무진에 맡긴 채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 조사 전까지 팽팽하기만 한 이 샅바싸움이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어떻게 기울 것인지도 중요한 장면이 될 전망이다.
또 하나 신 사장이 “고소 건에 대한 싸움은 검찰에 가서 하겠다”고 밝히는 등 장기전을 시사하고 있어 이사회 조기 개최 여부와 별개로 완전소멸까지 길어질 수밖에 없는 이슈로 발돋움 했다.
아울러 이 사태는 결코 신한금융그룹이 검찰의 수사를 받는 것으로만 국한된 가운데 끝나기 어렵다는 사실도 간과하기 어렵다.
신 사장에 대한 고소 사태가 빚어지기 전에 이미 신한금융그룹은 라응찬 회장이 박연차 태광실업 전 회장과의 거래 과정에서 실명제법을 위반한 혐의로 인해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고 있다.
이 두 사안 가운데 하나는 이미 정치쟁점화 돼 있어 함께 거론되기도 십상이어서 객관적 실체와 사실관계를 떠나 오랫동안 정치권에서 반복 언급될 처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금융계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