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것은 국제 금융위기 당시 극도로 위축됐던 국내 경기가 정상기조로 회복한 데서 한발 더 나아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화신용정책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한국은행에서 경기확장국면의 진입을 인정했다는 것은 자연히 금리정책의 정상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우리 경제는 전기비 1.5%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난 지난 12일 한국은행이 예상했던 1.2%를 0.3%p 초과하는 수치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김명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우리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지속해 금융위기 이전의 정상수준 회복에서 더 나아가 어쩌면 확장국면에 진입해 있을 가능성을 나타낸 것으로 생각된다"고 언급했다.
이에, 채권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는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지난 7월 금리인상이 25bp 이뤄지긴 했지만 이는 김중수 총재도 인정한, 불확실성을 안고서도 극복 가능한 '미미한'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금융위기 전 4~5% 수준까지 기준금리가 올라가긴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적어도 물가상승률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은이 예상하는 하반기 물가수준은 3.0%, 내년 3.4%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7월 금리인상 이후 시장을 놀라지 않겠다던 김중수 총재의 발언을 빌미로 8월 금리인상이 물 건너갔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수치상으로 상반기가 높게 나왔고 사이클상 확정적 기조에 진입했다고 해도 큰 무리가 없는 상황"이라며 "결국 금리인상이 기조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잠재 성장률 이상의 성장이나 수요측면의 물가요인 등을 감안했을 때 금리를 기조적으로 인상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며 "리먼 사태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낮은 금리를 정상적으로 돌리는 차원에서도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그는 "판단하기 힘들지만 8월 기준금리 인상의 가능성도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며 "부동산이 워낙 안 좋은 게 문제긴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8월 인상 가능성이 꽤 높다"고 설명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김중수 총재가 지난 금통위 때 시그널을 제공하겠다고 했는데 지난주 한국을 포함해 아태지역 국가들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꾸준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던 것이 어쩌면 시그널이었을 것 같다"며 "8월 금리인상의 가능성을 낮게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지표를 제외하고 실질적인 시그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은 한은 내부에서도 인정하고 있다"며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기개선세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것 빼고는 금리인상의 이유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미국 등 선진국 경기침체 가능성, 그에 따르는 수출 침체 등을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대우증권의 윤여삼 애널리스트는 "기저효과를 감안했을 때 전년비가 높게 나오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1/4분기 2.1%에 이서 2/4분기에도 1.5% 성장했다는 것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경기여건이 좋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순히 좋다는 게 아니라 '확장세'라는 표현을 쓴 것이 다소 이례적이긴 하지만 이는 기준금리 인상 정당화나 향후 통화정책의 보폭을 확보하는 작업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다만 그는 "이번 GDP발표가 금리인상에 대한 확신을 심어줬다고 보긴 어렵다"며 "3/4분기 이후 데이타는 아직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DTI 규제 완화 등을 연기한 점을 미뤄볼 때 정부도 이에 대한 방향을 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 시장이나 선진국 경기여건이 향후 금리인상의 걸림돌이 될 듯하다"고 내다봤다.
금리인상이 추가로 이뤄질 것이라는 점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그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 역시 "상반기 경제성장이 예상보다 강력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향후 움직임까지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연속으로 금리를 인상할 만큼 서두를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진국의 움직임과 달리 국내 경기가 예상치를 상회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어지기는 어렵다"며 "미국이나 중국, 유럽 등의 문제가 확산될 가능성도 충분해 한달 정도는 더 지켜볼 듯하다"고 전망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한은의 금리인상 패턴을 볼 때 연속적으로 금리를 올리기보다 징검다리 인상을 주로 선호했다"며 "오늘도 세계 경제성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함을 인정하고 있는 걸로 봐서는 8월 기준금리를 동결하되 강경한 발언으로 인상 시그널을 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관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