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스트레스 테스트라는 중요한 고비를 넘긴 유럽의 은행권에게 향후 주어진 새로운 과제는 막대한 신규자금 수혈이 될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이 때문에 유럽의 경제회복도 다소 불투명할 전망이다. 미국과는 달리 유럽 기업들은 대부분 금융권 자금대출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대규모 자금을 맡길 투자자들을 찾지 못하는 한 기업들이 투자를 늘릴 수 있는 충분한 자금을 공급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내 일반적인 기업들의 경우 전체 채무의 약 70%를 은행 대출에 의존하고 있다.
유로존 내 92%의 은행이 통과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발표 직전만 해도 많은 은행들이 자금을 확보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한 많은 은행들이 너도나도 유럽 중앙은행(ECB)에 몰려와 운영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예컨대 포르투갈 은행권의 경우 지난 6월까지 ECB로부터 402억 유로(약 519억 달러)를 대출받은 바 있다.
이는 지난 5월까지 358억 유로에 크게 비해 늘어난 것이다. 이전까지 포르투갈 은행의 대출규모는 180억 유로 수준이었다.
또한 스페인 은행권의 경우도 두 달전 900억달러에 불과하던 ECB 대출이 최근 1350억달러 수준까지 급증했다.
유럽 각국은 이번 테스트 결과 발표로 유로존 내 은행권에 대한 우려가 말끔히 씻어지길 바라고 있다.
이볼루션 시큐리티스의 게리 젠킨스 채권 리서치 부문 대표는 “기존 스트레스테스트는 비교적 쉬운 도전이었다면 앞으로의 더 큰 도전은 은행들이 자금시장에서 얼마나 적절한 비용으로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유로존 내 은행권 자금융통의 어려움을 잘 보여주는 예로 스페인 수위권 저축은행인 방코 빌바오의 경우도 보증채권으로 20억 유로의 자금을 조달하는데 기록적으로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바클레이스 캐피털의 한 애널리스트는 이번 거래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 은행권의 자금조달은 구조적으로 대단히 어려운 상황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UBS의 알러스테어 라이언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자금난은 미국계 머니마켓 펀드들이 투자규모를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역사적으로 유럽 은행권에 상당한 자금을 공급해왔던 미국계 자금시장 펀드들이 미국의 금융개혁법 통과 여파로 인해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금 공급을 피하는 등 추가적인 리스크를 회피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새로운 글로벌 규제 움직임에 따라 유럽 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해왔던 보험사들도 은행 채권 보유와 관련된 새로운 규제를 적용받게 될 전망이다.
도매금융시장에서 자금조달 비용은 더 높아지고 자금조달의 안정성 측면에서도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라 지적했다.
영란은행(BOE)도 지난달 발표한 반기 금융 안정성 보고서에서 유럽 금융권이 자금 재조달과 관련해 상당한 도전적인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당시 BOE는 전세계 은행들의 5조 달러의 자금을 향후 3년 내 만기가 돌아와 재조달해야 하는 위험이 있다고 추정했다.
이 같은 문제는 향후 자금만기 규모가 조달규모에 비해 훨씬 큰 프랑스나 독일, 이탈리아 등의 국가들에서는 더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로존 내에서 8770억 유로 규모의 은행 채무가 올해 만기가 돌아올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한 내년과 내후년에는 각각 7710억 유로와 7140억 유로의 채무가 만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영란은행(BOE)에 따르면 영국의 은행들은 오는 2012년말까지 8000억 유로의 자금을 재조달해야 할 전망이다. 이 같은 규모는 매달 250억 유로의 자금이 재조달돼야 하는 셈인데 이는 최근 월간 조달 규모의 2배 수준이다.
하지만 자금 재조달 문제 외에도 은행권은 새로운 글로벌 금융규제 당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 따라 안정적인 자본을 추가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유럽 은행들이 이 같은 안정성을 얻기 위해서는 수조 유로 규모의 새로운 자금을 수혈받아야만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럽 은행들은 그동안 저축예금과 같이 자금조달 비용이 낮은 자금 확보 방안을 고려해 왔다.
하지만 일부 은행들에서 볼 수 있듯이 자금 유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스페인의 방코 산탄데르의 경우 영국에서 경쟁사들보다 훨씬 높은 4%대의 예금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고객들은 유리하지만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은 더 높아질 수 밖에 없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한 은행들의 자금 조달 어려움은 지속될 것이며 이로 인해 경제 전반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전문가들도 최근 은행권의 재정 압박을 이유로 올해 하반기와 내년 유럽 지역의 경제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JP모간의 데이비드 맥키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이번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공개로 은행권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면 성장률은 생각했던 것보다 높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