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이 한치의 물러섬 없이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지만 채권단의 입장이 관철될 경우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실제로 새로운 주채권은행 선정까지 복잡한 절차 등을 거쳐야 하고 양사가 오랜 거래 기간을 감안한다면 감정적으로 치닫기보다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시각도 자리하고 있다.
또 실제 재무약정 체결이 이뤄진다해도 한진그룹의 경우처럼 큰 폭의 구조조정 없이 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희망섞인 전망이 나오기도한다.
이에 시장의 관심은 현대그룹의 재무구조개선약정이 향후 계열사들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으로 한 단계 진척돼 있다. 특히 그 중심에는 이번 재무약정의 '시발점'이자, 그룹의 핵심기업인 현대상선이 자리잡고있다.
◆ 현대상선·증권, '이상無'
현대상선의 영업이익은 2008년 5867억원 흑자에서 작년 5654억원 적자로, 순이익은 2008년 6769억원 흑자에서 작년 801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실적이 나빠지면서 부채비율(부채총액/자기자본)도 같은 기간 190%에서 277%로 급증했다.
부채비율은 회사의 재무안정성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여서 채권단이 재무구조개선약정 대상으로 올린 첫번째 이유가 되고 있다.
하지만 해운업의 특성상 이 정도의 부채비율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현대상선과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또 재무약정 체결 여부와 상관없이 현대상선의 실적은 올해부터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이미 1/4분기에 매출 1조7555억원, 영업이익 116억원을 거두며 이를 확인시켰다.
동양종금증권 강성진 애널리스트는 "현대상선의 현금흐름상 부채비율이 높다고 해서 유동성 문제가 생기는 상황은 아니다"며 "업황도 좋기 때문에 현금 창출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채비율 역시 300% 이하면 해운업 역사상 매우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채무상환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대그룹과 비슷한 예로 비교되는 한진해운도 지난해 부채비율이 300%를 넘겼다.
NH투자증권 지헌석 애널리스트은 "업황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현대상선만 놓고 본다면 재무약정 여부는 크게 관계없을 것"이라면서 "단지 투자부분에 대해 간섭을 받게 되기 때문에 이견이 발생할 여지는 많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박은경 애널리스트는 "선박 투자는 항시 일어나는 것인데 이것이 인정이 안 돼 약정에 대한 거론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재무약정이 없다면 리스크가 있어도 전략적 판단이 가능한 부분도 채권단의 재가를 받아야 하므로 제약이 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주 입장에서는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곧 악재로 인식할 수 만은 없다는 분석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재무구조가 개선될 경우 자산유동화의 방법도 가능해지기 때문에 주주들에게 오히려 긍정적인 뉴스"라며 "자산을 충당하는 방식으로 자산이 주주들의 손을 떠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담보도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결국 현대그룹이 등떠밀려 재무약정을 맺는다해도 해운업황 개선에 따른 실적 호전으로 볼 때 현대상선 주가에는 큰 악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런가하면 현대증권 또한 현재의 재무구조 자체가 탄탄하기 때문에 재무약정 여부에 따라 크게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서보익 애널리스트는 "현대증권의 매각설은 항시 있는 뉴스지만 실제 매각이 일어날 가능성도 희박하고 현대그룹 계열사 중 재무구조가 매우 탄탄한 편"이라며 "재무약정 여부에 따라 영향을 받을 여지는 크지 않다"고 밝혔다.
◆ 현대건설의 '꿈' 좌초?
현대그룹 입장에서는 재무약정이 체결될 경우 그룹에 대한 대외적 이미지 등에 타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가장 부담스러워하고있다.
신인도 하락과 조달금리 상승, 그 외 브랜드 및 기업 이미지 손상 등 모든 부작용을 고려해야 하는 현대그룹 입장에서는 이번 싸움을 쉽게 포기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이산가족'인 현대건설을 되찾기 위한 현대그룹의 야심찬 도전이 또 한 번 좌초될 수 있다는 현실적 우려가 가장 큰 이유도 자리하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이 현대상선의 지분 8.3%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려는 이유다.












